[영어주역 세미나 일요반] 시즌 7-1 택천쾌 (KWAI) 후기 > 삼경스쿨

삼경스쿨

홈 > Tg스쿨 > 삼경스쿨


[영어주역 세미나 일요반] 시즌 7-1 택천쾌 (KWAI) 후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무지카 작성일22-05-29 23:43 조회348회 댓글1건

본문

 

영어주역 세미나 일요반 시즌7이 시작되었네요. 시즌5부터 합류한 저도 벌써 세 번째 시즌을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열두 괘를 공부했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나이에 지난 괘들이 머리에 남아있을 리 만무... 그래도 일요일 아침 비몽사몽 간에 스쳐지나간 글자들이 조금은 익숙해진 듯해요. 전혀 모르던 사람들이 일요일 아침 온라인상에서 만나 중국고전 주역을 영어로 공부한다는 상황이 희한한 일 같으면서 재밌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澤天 夬 (Kwai) - 과감한 결단 (Displacing)

 

택천쾌는 연못() 아래 하늘()이 놓인 괘상으로, 물이 높은 곳까지 차올라 둑이 터져버리는 것 같은 형상입니다.

초효부터 5효까지 다섯 개의 양(군자)이 성장해가며 상효의 음(소인)을 밀어내는 모습인데, 군자의 도가 커져가는 시기에 어떻게 소인들(여전히 권력을 지닌 부패한 권력자들)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지 다루고 있습니다.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런데 우세한 양의 힘으로 무력을 써서 소인을 척결하기보다는 자신의 올바른 도를 단호하게 드러내고 이로써 여론을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에게 소인의 그릇됨을 공개적으로 고하여 널리 공감을 얻어야 함과 동시에, 소인 척결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를 깨달아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초구효]

정한 자리에 놓여 있고 강건한 건괘의 시작으로 힘있게 나아가지만, 감당하지 못하면 허물이 됨을 경고합니다. 의지가 강하더라도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섣불리 감행하여 제대로 제압하지 못한다면 허물이 된다고요. 

 

[구이효]

중도를 취했고 유한 자리에 온 양이어서 과도하게 강경하지 않고 조심히 대비하며 소인 척결의 임무를 수행합니다. 늦은 밤 적군에 노출되었더라도 걱정이 없다 함은, 그만큼 위험을 경계하고 적절한 조치를 준비했다는 의미입니다.

 

[구삼효]

건괘의 맨 위, 강건함의 끝에 놓여 척결과 결단에 과감한 자입니다. 지나친 강건함이 흉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네요. 상육효와 응하는 관계여서 홀로 가서 소인을 만나는데(음양의 만남으로 비가 내린다는 비유獨行遇雨), 이런 만남이 마치 소인과 타협하는 것으로 비쳐 욕을 먹을 수도 있으나, 군자의 도를 지키며 사사로이 만난 게 아니라면 문제 될 건 없고, 결국 비난도 받지 않을 거라고 해요. 여기서 중요한 건 사사로움에 얽매이지 않고 군자의 도로 과감하게 결단하는 것(君子夬夬). * 택천쾌의 효사에 夬夬 강조가 두 번 등장하는데, 상육효와 호응한 구삼효, 인접한 구오효에서 나옵니다.

 

[구사효]

중도를 얻지도 못했고 음의 자리에 온 양이어서 과감하게 결단하지 못한 채 머뭇거리는 자입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무리를 따르는 양(sheep)처럼 아래의 강건한 세 양효들과 함께 행동하면 후회가 없이 뭔가를 이룰 수 있는데, 유약하여 그러지 못하고 주변의 충고도 듣지 못해요

 

[구오효]

강인한 자질로 중정을 이루고 있는 군주의 자리지만, 유일한 음효인 상육효와 인접하고 있습니다. 상육효(높은 지위에 있는 부패한 관리들)를 음지 식물로 햇볕에도 잘 마르지 않는다는 쇠비름나물(purslain/purslane)에 비유하면서, 인접해 있지만 과감하게 끊어낼 때(莧陸夬夬중도로써 군자의 도를 지키며 허물이 없을 거라 말합니다(후기 쓰며 다시 읽다 보니 마지막에 “the symbolism in this line is not easily managed”라는 문장이 있는데, 그만큼 부패한 고위 관리들을 단호하게 척결하는 게 어려움을 강조하는 걸까요?)

 

[상육효]

결국 맨 위에 있는 유일한 음효(소인들)는 군자들의 단호한 결단으로 때가 되어 척결됩니다. 그런데 无號, 終有凶”(울부짖어도 소용없으니 끝내 흉함이 있다)에 관해 레게 책에서는 별다른 부연 설명이 없지만 뭔가 다른 의미를 내포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무력이 아니라 군자의 도를 널리 드러냄으로써 악을 척결한 것인데 왜 마지막에 끝내 흉함이 있다고 한 것인지.

 

얼마 전 우연히 구글 검색하다 리하르트 빌헬름의 독일어 주역 해석본 PDF가 있길래 다운받아놓고 이번에 한번 들여다보니, 택천쾌에서 레게 해석에는 없는 지점이 눈에 띄었어요. 소인 척결을 무력이 아니라 군자의 도로써 행해야 한다고 할 때, 그것이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지니려면 스스로가 군자의 도를 행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성찰하고 돌아봐야 한다는 거예요. 상육효 설명에서도, 시대의 요구대로 악이 척결되고 그 잔재만 남아 끝난 거 같지만 바로 거기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악은 쉽게 제거되지 않으며, 부주의로 인해 간과될 경우 새로운 악이 생겨날 수 있음을 지적해요. 그러면서 자기 자신의 모습에서도 사소한 악에 물들지 않았는지 철저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되어있네요(독일어 해석본을 다시 영어로 번역한 사이트도 있으니 필요하신 분들 참조하세요)http://www2.unipr.it/~deyoung/I_Ching_Wilhelm_Translation.html#43)

 

오늘 괘사도 길고 효들의 내용도 많아 마지막에 급하게 끝낸 바람에, 택천쾌 괘 전반에 대한 각자의 느낌과 생각을 좀 더 토론하지 못해 아쉬웠어요. 시즌 7 나머지 괘들도 신나게 공부해 보아요~

 

()

 

댓글목록

세경님의 댓글

세경 작성일

하나 남은 마지막 음의 세력을 제거하는 데에도 주의깊게, 무력이 아니라 명명백백하게 잘못됨을 밝히고,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가려는 노력이 느껴져서 좀 감동이었어요. 정성스런 후기 잘 읽었습니다^^ & 빌헬름의 해석도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