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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삼경스쿨-영어주역(목요반)-THE KWAI HEXAGRAM(택천 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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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복희씨 작성일22-06-03 08:39 조회4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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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경스쿨_영어주역(목요반) 세미나 시즌6_5주차(2022. 5. 26)_후기                  복희씨



43.THE KWAI HEXAGRAM


택천 쾌(澤天 夬)괘의 괘상을 보면 

아래로 양효가 다섯이고 맨 위에 음효 하나가 있습니다. 

여러 양효가 위로 나아가 마지막 남은 음효 하나를 

과감하게 척결해야 하는 상황이 ‘쾌(夬)’괘죠. 

대세는 이미 기울어서 음효는 별 세력이 없을 듯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과감하게 결단한다는 뜻의 ‘夬’를 썼습니다. 

아무리 지는 세력이라도 소인의 척결은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겠죠. 

어떻게 해야 소인을 완전히 척결할 수 있을까요?


쾌괘에서는 괘사에서 부패세력을 척결할 때 

그 절차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꼼꼼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일단 밀실이 아니라 왕의 뜰(the royal court,王庭)에서 공개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소인이 저지른 잘못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진실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소인 척결의 정당함에 대해 

대중들의 공감과 지지(sympathy and support)를 얻어야 합니다. 

소인의 세력이 지고 있다 해서 만만하게 본다면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자신의 도시(관할지역?)에 널리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양의 세력이 우세하더라도 

무력으로 척결하지 않는다면 이로울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공개 법정에서 정당한 절차를 통해서, 

그리고 효사에서 말하는 다음과 같은 점들에 주의하면, 

무력을 쓰지 않아도 소인의 세력은 사라진다는 거죠. 


효사에서는 이러한 과감한 척결을 위해

지녀야 할 태도와 주의사항들을 짚고 있습니다.

자신의 힘만 믿고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척결하지 말아야 하며(초구), 

이해와 동정과 도움을 호소하면서 척결의 임무를 수행해야하고(구이), 

사사로움에 이끌리지 말아야 하며(구삼),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니 

머뭇거리지 말고 뜻을 같이하는 군자들과 함께 행동하고(구사), 

쇠비름나물을 뿌리 뽑듯이 과감하게 끊어내야 한다(구오)는 것입니다.

 

여기서 쇠비름나물은 음지식물로 

어지간해서는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번식력이 어마어마합니다. 

햇빛에도 잘 마르지 않습니다. 

이걸 없애려면 뿌리째 뽑은 다음 뿌리가 드러나도록 해서 

햇빛 아래 바싹 말려야 합니다.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다시 살아나 뻗어나갑니다. 


소인(음)의 세력은 음지를 좋아하는 쇠비름나물과 같습니다.

괘사에서 말하듯이 공개된 왕의 뜰에서 수많은 대중들과 

밝은 태양 아래 숨김없이 드러내야 합니다. 그래야 확실히 말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잠시 

레게 선생님이 상육효의 주석에서 

홀로 남은 상육효를 ‘쉽게 없앨 수 있을 것이다(may be easily disposed of)’

라고 한 점이 좀 의아했습니다. 

괘사에서도 효사들에서도 쉽지 않다고 말해 놓고, 

어째서 갑자기 이렇게 쉽게 처리가 될 거라고 하는가 싶었죠. 

그런 의문을 말했더니, 

샘 한 분이 괘사에서처럼 절차를 공명정대하게 하고, 

다섯 효사에서 말하고 있는 점들을 차근차근 지킨다면 

쉽게 사라진다는 말이 아니겠냐고 하셨어요. 

생각해 보니 그렇겠더라고요.ㅎㅎ

거꾸로 말하면 소위 부정부패가 척결되지 않는 것은 

과감하게 결단하는 힘과 

그 힘의 근원인 공명정대함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죠.

사실 소인 따로 군자 따로 있는 게 아니지요.

세상사를 맑고 투명하게 드러내고 잘못을 척결할 때도

모든 구성원의 공감과 지지를 얻는다면

소인 같은 행위는 그 힘을 잃게 되겠지요.


쾌괘 후기를 쓰다 보니 문득 며칠 전 

남회근 선생의 『논어강의』에서 읽었던 상소문 한 편이 생각납니다.


**

명나라 말 숭정 황제 때, 

낙양성이라는 사람이 대금오라는 감찰어사에 해당하는 관직을 맡았습니다. 

그 당시 웅어산과 강여농이라는 언관이 황제가 범한 정치상의 잘못을 비판했어요. 

그러자 조정의 권신들은 당파의 이익에 따라 이 두 사람을 옥에 가두었습니다. 

그 날 밤, 황제는 감찰어사 낙양성에게 친필로 쓴 쪽지를 내려 

이 두 언관을 끌어내어 죽이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낙양성은 황제의 명에 따르지 않고 상소문을 썼습니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천하의 언관이 죄를 범해서 그들을 죽이려 한다면, 

전국의 백성들에게 그의 죄를 선포하여 누구나 알게 한 뒤 시간을 정해 죽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언관은 전국의 백성들을 대표하여 간하는 직분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 메모 쪽지로, 그것도 한밤중에 슬그머니 환관 편에 보내 와서 그들을 죽이라고 하니, 

감히 집행하지 못하겠습니다.” (남회근, 『논어강의』(하), 마하연, 788쪽. 정리)

****

 

흡사 낙양성이 쾌괘의 괘사 효사에서 언급한 절차와 주의사항들을 숙지하고 

현장에 그대로 적용한 사례를 보는 듯해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또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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