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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주역 세미나 일요반] 시즌 8-3 중뢰진 (Kăn)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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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지카 작성일22-08-21 23:53 조회5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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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괘는 상괘/하괘 모두 사진뢰(雷)로 이루어진 진(震)괘입니다.
주역을 하경부터 시작해서 앞서 나온 重天 乾(1), 重地 坤(2), 重水 坎(29), 重火 離(30)를 아직 공부하지 못한 터라, 아래위가 같은 괘일 때 위치에 따라 어떤 주석이 붙는지 살펴보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다음 괘인 重山 艮(52), 시즌9에 하게 될 重風 巽(57), 重澤 兌(58)도 궁금하네요.

重雷 震 (Kăn) - 우레의 진동 (Thunder, Movement)

중뢰진의 괘상은 양의 기운이 아래에서 생겨나 위로 나아가는 것으로, 하늘에서 천둥이 치면 땅속 깊은 곳부터 크게 흔들리며 진동이 일어나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화풍 정(鼎 변혁의 가마솥) 다음에 만물이 크게 흔들리는 ‘진(震)’ 괘로 받았는데, 천지가 흔들리는 큰 변화의 시기에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내용 같아요.

[괘사]
震 亨. 레게 선생님은 이 대목을 “the intimation of ease and development”로 푸셨네요. 다른 괘에서처럼 “great progess and success”라 하지 않고요. 중요한 건 그다음에 나오는 16글자에요. 우레가 칠 때 두려운 마음으로 돌아보고 성찰해야 훗날 웃고 즐거울 수 있고(震來虩虩 笑言啞啞), 백리를 두려움에 떨게 할 만큼 어려운 상황에선 경건하게 제사를 올리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요(震驚百里, 不喪匕鬯). “숟가락과 울창주를 잃지 말아야 한다(不喪匕鬯)”를 영어로 풀면서 의미를 분명히 드러내기 위해 “(like the sincere worshipper)”를 써넣었고, 울창주는 “sacrificial spirits(희생 정신)”이라 번역했어요.
레게 주석에는 사회나 왕조의 큰 변혁이 일어날 때 어떻게 위험을 인식하고 예방하며 스스로를 살펴서 그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괘라고 설명하는데, 경천동지하는 때에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성찰하며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내적인 수양을 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초구효]
초구의 양효는 진 괘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진동의 주체이자, 중뢰진 괘의 중심이라 할 수 있어요. 효사가 괘사의 앞부분과 동일(震來虩虩 後笑言啞啞)하거든요(後만 추가). 초효가 吉한 경우는 잘 없었던 듯한데, 바른 자리에 놓인 양효에다 우레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진괘의 시작이라 그리 해석하나 봅니다. 물론, 이때 중요한 것은 “두려운 마음으로 돌아보고 성찰해야만 훗날 웃을 수 있다”는 대목이겠고요.

[육이효]
우레가 맹렬하게 진동할 땐 위험이 따르게 마련. 높은 곳으로 올라가 사태를 조망하며 잃어버린 것을 쫓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나 결국 얻게 될 것이라는 조언입니다. 중의 자리에 바르게 놓은 음효이므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의 시기에 무리한 방법을 쓰기보다 물러나 겸손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면 전화위복의 계기가 마련된다는 의미 같습니다.

[육삼효]
우레의 진동에 정신이 흐트러지더라도 그 진동이 올바른 행동을 취하도록 자극한다면 실수가 없으리라. 정이천 책에서 蘇蘇를 “정신이 흩어져 망연자실한 모습”이라 설명하던데, 한자는 참으로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한 언어인 듯요. 레게 선생은 震行을 "If those movements excite him to (right) action(올바른 행동을 취하도록 자극한다면)"이라 풀었고요.
육이효에서는 쫓아가지 않으면 얻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양의 자리에 놓인 음효라서인지 올바르게 나아가야 허물이 없다고 하네요.

[구사효]
유한 음의 자리에 온 강건한 양효는 강한 힘을 밖으로 펼치지 못한 채 진창 속에 빠지고 맙니다. 하괘와 상괘가 동일한데, 초구효와 구사효가 이렇게 상반된 의미를 갖는 것은 효의 위치와 이웃하는 효들과의 관계 때문일 겁니다. 진동이 시작되는 초효에 바르게 놓인 양효는 처음 우레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것이어서 길하지만, 아래위 음효들로 둘러싸인 데다 음의 자리에 잘못 놓인 양효는 제 역할을 할 수가 없는 형국이에요.

[육오효]
군주의 자리인 오효에 강건한 양효가 아닌 유약한 음효가 놓여 우레의 진동이 오고 갈 때 항상 위태롭지만, 중도를 얻었으니 현실을 헤아려 자신의 할 일을 한다면 결국엔 안전할 거라네요. 億无喪有事를 레게 선생님은 이렇게 풀었어요. “but perhaps he will not incur loss, and find business (which he can accomplish).” 잃을 게 없으니 할 일을 하라.
리더의 자리에서 움직임을 주도해야 하는데 음의 기운이라 제대로 못 할 수 있어 이렇게 조언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상육효]
중뢰진 괘에서 가장 길고 의미가 쉽게 파악되지 않은 효사였어요.
삼효부터 육효까지 시작 문구가 震蘇蘇(진소소) / 震遂泥(진수니) / 震往來(진왕래) / 震索索(진삭삭) 였는데, 삼효의 ‘소소’가 진동으로 정신이 흩어져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면, 육효의 ‘삭삭’은 진동에 기운을 소진하여 넋이 나간 모습이고요.
두려움에 차 두리번거리니 나아가면 흉하고(視矍矍 征凶), 우레의 진동이 나에게 이르지 않고 이웃에 이르니 허물이 없다(震不于其躬 于其鄰 无咎). 비록 친척들은 원망의 말을 할지라도(婚媾有言). 여기서 우레의 진동이 내게 이르지 않아 허물이 없다는 뜻은 위험이 닥치기 전에(이웃의 위험을 보고 두려워하며) 미리 조치를 취했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레게 설명에도 괄호로 “if, (he were to take precautions)”라 덧붙여 놓았고요. 갑작스레 ‘혼구’는 뭔가 싶지만, 레게 해석엔 그냥 친척들이라 되어있습니다.

스무 개의 괘를 주마간산하듯 스쳐 지나오고 나니, 이제야 한자가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네요. 세미나 이끌어가시는 선생님들은 주역 암송도 하시던데, 현재로선 그렇게까지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만(급감하는 기억력 감퇴로 가능할 것 같지도 않고), 언젠가 마음에 드는 주역 원문 몇 개는 머리에 남았으면 좋겠다 싶기도 해요.

* 너무나 지체된 후기 죄송합니다~ 세미나 직후 올려야 함께 공부한 생생한 내용이 담길 텐데, 2주 만에 다시 들여다보고 쓰다 보니 내 맘대로 해석이 되어 버린 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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