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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경스쿨] 영어주역 세미나 목요반(시즌 9-6), 마지막(?) 후기!(화수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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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이당 작성일22-12-15 16:06 조회310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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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주역 세미나 마지막(?), 아니 새로운 시작을 위한 화수미제

 

 

2021319()에 시작한 영어주역 세미나가 대장정을 마쳤습니다. 큰 박수를 보냅니다.(짝짝짝~^!) 2년이 조금 덜 되는 긴~~ 시간이었습니다. 낯선 언어를 만나 당황스러우면서도 그 낯섦에 익숙해지는 재미를 느끼며, 또 하나의 주역 해설서를 공부하는 기분으로 한 주 한 주를 보낸 결과 이렇게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완주하신 분들! 일부 참여했지만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하신 분들! 비록 늦게 참여했지만 마지막을 함께 하신 분들! 모두 소중한 인연들이었습니다~

 

화수미제는 주역 64괘의 마지막 괘로서 미완성과 새로운 시작을 동시에 의미하는 괘입니다. 기제 괘는 육효 모두가 바른 자리를 가진 반면, 미제 괘는 6효 모두가 바른 자리를 갖지 못한 괘입니다. 이것은 곧 성공적인 성취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더 정확히 말하면 완벽하고 영구적인 상태(no idea of a perfect and abiding state)를 갖는 성공적인 성취는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을 어린 여우(a young fox)가 큰 강을 거의 다 건넌 상태에서 꼬리를 적시는 것으로 상징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역의 정신입니다. 혹자는 역이 기제 괘에서 마쳤다면 우리의 인간사도 참 좋은 일만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이것은 역의 이치에도, 자연의 이치에도, 세상의 이치에도 맞지 않습니다. 늘 아프고 힘들고, 그렇지만 그것을 이겨내면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 몸이고 인생이라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다시 하게 되네요! 때로 안정된 상태가 만들어지긴 하지만, 그 안정은 곧 끝이 납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늘 어긋나는 질서에서 안정된 상태를 만들기 위한 싸움을 어떻게 새롭게 시작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1. 초육효는 꼬리를 적신 여우(어떤 동물이어도 of any animal)가 난관에 처한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꼬리를 적시는 것도 미제의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무언가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입니다. 그 어려움을 꼭 나쁘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초육은 구사(이 역시 바른 자리는 아닙니다만)와 상응하는 관계에 있기에 구사와 함께 새로운 시도를 하고, 비록 실패를 하겠지만 그 실패의 원인을 하나씩 알아가고 있습니다.(Its subject attempts to be doing, but finds cause to regret his course.)

 

2. 구이효는 예기륜(曳其輪, dragging back his carriage-wheel)이라는 말을 지금까지의 해석과는 다른 관점에서 해석해보았습니다. 레게도 수레를 뒤로 끌다, 즉 멈추게 하고 자제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춰 해석했지만, ‘라는 것을 미제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도전적인 활동으로 해석해 보았습니다. ‘라는 글자를 뒤로 끌다는 의미보다는 고달프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나을 듯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계절의 변화와 세상의 변화에서 생기는 삶의 문제들도 잘 해결해 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힘들긴 하겠지요~!

 

3. 육삼효는 문제가 쉽게 잘 해결되지 않을 것이고, 흉함이 있을 것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큰 강을 건너는 것과 같은 노력을 하는 것이 이로운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혹자는 利涉大川이 아니라 不利涉大川('it will not be advantageous to try and cross the great stream.‘)이라고 읽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가 빠졌다는 것이지요(a negative has dropt out). 하지만 그렇게 읽은 것은 역을 너무 보수적으로 읽는 것이 아닐까?라는 토론을 해 보았습니다. 2효의 예를 뒤로 끌어간다고 해석할 필요가 없듯이, 억지로 없은 부정어를 가져올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미제의 상황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당연히 힘들고 괴롭겠지만 그것이 꼭 해롭고 나쁜 것은 아님을 우리도 이미 잘 알고 있지 않나요. 적어도 이것을 배우는 것이 우리가 주역을 공부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4. 구사효에서는 귀방을 치는 일에 조심조심하기보다는 무언가를 휘젓듯이 적극적으로 하라고 합니다.(Let him stir himself up, as if he were invading the Demon region) 그러면 군주인 육오효는 그의 노력을 환영할 준비가 이미 되어있다는 설명이 아주 재미가 있었습니다.(a weak line, humble therefore, and prepared to welcome his endeavours.) 비록 음의 자리에 있지만 강한 구사효와 비록 양의 자리에 있지만 겸양의 미덕을 가진 욕오효가 미제의 상황을 지혜롭게 해결해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사효에는 적극적인 시도를! 육오효에는 넓은 포용력을! 그리고 이것은 마치 천지의 음양이 서로 교합(Sex, Intercourse) 하듯이 한쪽에서 시도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포용하고 격려하고 보상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5. 육오효는 미제의 상황에서 군자의 빛이 드러나고 신실한 믿음이 있어(the brightness of a superior man, and the possession of sincerity), 길함이 생겨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겸손하고 유연한 통치자인 육오효와 강하고 유능한 구이효의 상응이 만들어내는 결과이니 당연히 좋은 일이 많이 생기겠지요...부럽습니다!

 

6. 상구효에서는 신실한 믿음을 가지고 음주가 있는 축제를 조용히 즐긴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그 확신이 너무 지나쳐 마치 머리를 적신 여우의 꼴이 된다면 그 바름 또한 잃게 될 것임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힘을 너무 과도하게 써서 위험한 상황에 빠지는 잘못을 범하지 말 것을 경계하면서(he will go on to exert his powers, and play with the peril of the situation, the issue will be bad.), 레게 선생님의 주역 64괘는 마무리됩니다. 힘든 과정을 마치고 제주祭酒를 마시듯 신실한 믿음을 가진 한 잔은 기쁘고 좋은 일이겠지만, 고주망태가 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하겠지요.

 

이렇게 우리는 긴 여정을 마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레게 선생님과 함께한 2021년과 2022년 영어주역 세미나! 재미있게 많이 배웠습니다. 2023년에는 새로운 영어주역 세미나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우리에게는 또 어떤 낯섦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또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2022.12.15.()

댓글목록

홍선화님의 댓글

홍선화 작성일

마지막 후기 잘 읽었습니다. 상헌샘^^
영어주역이 거의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진행되었던거군요. 1년도 놀랍다고 생각했는데...2년이라니...선생님들의 끈기와 노력에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짝짝). 저는 2시즌만 참여했는데도 주역의 오묘한 매력에 이끌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주역은 아직 잘 모르지만, 약 20년 만에 영어공부를 다시 하면서 학창시절 생각도 나고...좋았습니다. ㅎㅎㅎ부족한 실력이지만 한줄한줄 맡아서 해석에 참여하니까 더 기억에 남았던것 같아요. 기약할 수는 없지만...인연이 닿는대로 또 영어주역과 만나길 바라겠습니다. 그동안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고,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