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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주역 세미나 일요반) 융의 주역서문 읽기 8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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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형진 작성일23-04-28 11:05 조회1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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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의 서문 세미나를 마치며

 

 

주역(I-ching)을 공부하고 있거나 공부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융의 서문을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번 세미나를 마치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융은 과학과 이성으로 합리적 사고를 하는 서구인들에게 주역을 소개하기 위해 서문을 쓰게 되었는데, 그 서구인의 범위에는 해방이후 서구적 가치와 문물을 받아들인 우리들(검은머리의 서양인?)도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근대식 교육기관인 학교라는 곳에서 학교 졸업이후에 사회 곳곳에서 합리적 사고가 우리들에게 주입되고, 그런 가치와 문화에 의해서 우리의 삶이 좌지우지되고 있음을 느낀다.

융은 주역에 접근하기 위해서 서구인들에게 합리적 사고의 핵심내용인 인과율(causality)을 버리라고 한다. 어떤 것의 기원을 찾아가려고 하는 사고인 인과율의 방식으로는 주역을 이해할 수 없고, 이미 그 개념은 현대물리학에 의해서 그 근본까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에 그는 동시성 혹은 공시성(synchronicity)을 제시한다. 융의 동시성은 집단무의식을 통해서 모든 사물은 연결되어 있음을 설명하고자 하는 개념이다. 그것을 주역의 점치는 것과 연결시킨다. 무심하고 우연한 방법과 자연을 모방한 규칙을 통해서 점치는 법을 통해 뽑아낸 괘와 효가 가지는 의미는 점치는 자가 물은 질문, 그 순간의 모든 것, 즉 물질적인 것과 심리적인 것이 연결되어 나타난 산물로 이해한다. 그 순간의 모든 것을 보아야 하기에 사소해 보이는 것 하나라도 버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점()을 풀어가려고 할 때에는 기본적인 관점이 자기인식(self-knowledge), 즉 스스로를 잘 아는 것에서 시작해야 함을 강조한다. 외부의 시선이나 평가를 중심으로 질문을 풀어가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주역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유부(有孚)”인데,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믿음이 있다는 뜻이다. 자기를 잘 아는 것과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믿음이라는 것이 주역을 풀어가고 이해하는 데 핵심적 가치라는 생각을 해본다.

자기인식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분명한 답이 있고 틀림없기를 바라는 마음과는 반대로 오용에 대해서 개방적인(open to misuse)’ 자세를 취할 것을 융은 얘기한다. 과학과 이성이 지배하던 서양의 근대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태도와 자세이기도 하다. 그것을 주역에서 융은 읽어낸 것이다. 괘사와 효사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는 문제에만 전전긍긍했었는데, 주역에 더 잘 접근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하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사려 깊은 성찰적 자세를 바탕으로 오용에 대한 개방적인 자세를 가지고 철저한 자기인식을 목표로 해야 하겠다. 그것은 뭔가를 정확하게 틀림없이 알려고 하는 방식으로는 설명되어지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모든 사람이 주역을 흥미를 느끼지는 않는다. 주역에 흥미를 가져서 지금 주역을 읽고 공부한다는 것은 행운이기도 하고 어쩌면 운명이기도 하다. 그런 그들에게 융의 서문을 권하고 싶다. 그래서 주역의 가지는 의미를 분별해내고, 그런 사람들에게 찾아올 이로움을 함께 느껴 보도록 하자. 이번 세미나에 참여한, 행운과 운명을 같이 한, 함께 융의 서문을 읽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른 공부의 장에서 뵐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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