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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_나를 흔든 시 한 줄> 소멸은 사라짐이 아니라 완성이라는 큰 깨달음
 글쓴이 : 감이당 | 작성일 : 16-01-23 22:16
조회 : 2,240  

소멸은 사라짐이 아니라 완성이라는 큰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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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일이란


좋은(好) 일이면 끝(了)나는 거고,

끝나면 좋은 거란 말이오

- 조설근(曹雪芹·1715~1763)

『홍루몽』에서 ‘호료가’에 대한 해설 중에서







『홍루몽』은 한 청년(가보옥)과 열두 명의 처녀들(금릉 12차)의 이야기다. 당연히 ‘남녀상열지사’가 주를 이루지만 이 작품은 그에 관한 우리의 통념을 모조리 뒤엎는다. 가보옥은 생물학적으론 남성이지만 존재론적으론 여성이다. 하지만 그의 여성성은 남성/여성의 이분법을 뛰어넘는다. 마주치는 모든 것과 교감하는 존재로서의 여성성! 하여, 그와 금릉 12차의 사랑과 우정은 실로 변화무쌍하다. 그들의 관계에는 소유와 집착이 없다. 왜냐면, 그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소멸한다는 것을. 소멸함으로써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호료가’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좋은 일이면 끝나는 거’라는 대목보다 ‘끝나면 좋은 것’이라는 부분이 더 진한 여운을 남긴다. 우리 시대는 오직 소유와 증식만을 말한다. 소멸의 이치를 모르는 까닭이다. 그래서 다들 아프고 괴롭다. 홍루몽의 다른 제목은 ‘정승록(情僧錄)’이다. ‘정이 깨달음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과연 사랑이 탐착이 아니라 구도의 여정이 될 수 있을까? 끝이 있어야 좋은 것임을 알 수 있다면!

고미숙 고전평론가

[출처: 중앙일보] [나를 흔든 시 한 줄] 고미숙 고전평론가 
(15. 12.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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