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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세계 중산층의 몰락>"미국인들 지금 식당일 찾기도 어려워"
 글쓴이 : 감이당 | 작성일 : 16-10-11 19:38
조회 : 1,279  

[북 인터뷰] "미국인들 지금 식당일 찾기도 어려워"

로버츠 전 美 재무부 차관보의 경고 '제1세계 중산층의 몰락'  

입력 : 2016.10.11 14:00

2008년 美 금융 위기의 주범은 정부의 규제 철폐
미국 자본주의 성공 신화는 과장된 것, 미국인들 지금 식당 일자리도 찾기도 힘들어
한국은 미국 유럽 경제의 실패에서 배워야
경제의 주 목적은 자국민을 먹여살리는 것… 글로벌리즘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속아선 안돼

 폴 크레이그 로버츠 박사는 1981년 미 재무부 차관보로 일할 당시 공급중심 경제학을 중심으로 레이건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입안해 1970년대 중반 이후 미국 경제의 고질적 병폐였던 스태그플레이션, 즉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했다./사진 제공=폴 크레이그 로버츠
폴 크레이그 로버츠 박사는 1981년 미 재무부 차관보로 일할 당시 공급중심 경제학을 중심으로 레이건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입안해 1970년대 중반 이후 미국 경제의 고질적 병폐였던 스태그플레이션, 즉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했다./사진 제공=폴 크레이그 로버츠
미국 경제는 20세기 세계 최대의 규모이자 가장 생산적인 경제로서 그 명성을 누렸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맥도날드, 월마트 등 미국 대표 기업들은 해외에 공장을 짓고, 국경을 넘나드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글로벌리즘 자본주의’의 꽃을 피웠다. 이러한 성공 사례 덕분에 여러 나라가 미국 경제의 리더십을 따르고 미국식 자본주의에서 자국의 경제 모델을 찾게 됐다.

그러나 10년 전부터 미국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부채 증가로 간신히 버틸 수도 없는 상황까지 도달했다. 수백만의 사람들이 이미 집을 잃었거나, 주택 대출금을 갚지 못해 가압류의 처지에 놓여 있으며 전문직 기술자들은 월마트 계산원이 되었거나 백화점 판매원으로 일을 하는 등 중산층의 소득과 생활수준이 처참히 무너지고 있다. 이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 빈곤층을 돕자는 식의 단순한 해결책을 말하기보다는 자유시장 이면의 실상을 보여줌으로써 자본주의를 맹신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엿볼 수 있는 나침반이 돼 준다.
이 책은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 빈곤층을 돕자는 식의 단순한 해결책을 말하기보다는 자유시장 이면의 실상을 보여줌으로써 자본주의를 맹신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엿볼 수 있는 나침반이 돼 준다.
신자유주의로 가장 많은 혜택을 볼 것 같은 제1세계 나라들의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 차관보를 지낸 경제학자이자 독립언론인인 폴 크레이그 로버츠 박사는 미국과 유럽의 중산층이 몰락한 이유로 ‘글로벌리즘(세계화)’를 꼽으며 “자본주의를 맹신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글로벌리즘이라는 기치 아래 미국 시장에서 소비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해외에서 생산하면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됐다. 심지어 임금이 싼 해외 노동력을 국내로 들여와 미국의 노동력을 대체하면서 미국 내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나 정보통신 같은 전문직 또한 내리막길로 접어들면서 전문직에 취업하는 하는 중산층의 수 역시 더 이상 늘어나지 않게 됐다”고 분석했다.

로버츠 박사는 버지니아대학 경제학 교수를 거쳐 미 재무부 차관보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언론사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특히 레이거노믹스(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 입안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론과 실제를 갖춘 주류이면서 주류를 비판하는 셈이다.

지난 달 21일 조선비즈는 로버츠 박사를 전화 인터뷰 했다. 그는 단호한 말투로 거침없이 주류 경제학자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남을 비판하기를 꺼리는 보통 학자들과 다르게 로버츠 박사는 언어 선택에 완곡함이 없었다.

한국에서 최근 ‘제1세계 중산층의 몰락’을 출간한 이유에 대해 그는 “미국, 유럽 경제의 실패로부터 한국이 배워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 지금과 같은 소득과 부의 거대한 불평등을 끝내도록 요구해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 모든 것이 잘되고 있다’는 주류 언론의 매트릭스를 넘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방임 경제 체제가 세계를 가난하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이 신자유주의로 제1의 경제대국이 된 것은 사실 아닌가요?

“2차 세계 대전 이후로 미국 경제가 패권을 잡게된 이유에 대해 많은 이들이 자유방임 자본주의 체제 덕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미국 경제가 성공하게 된 이유는 세가지입니다.

첫째, 미국은 세계 대전 이후 유일하게 온전한 경제였다는 점. 그리고 영국의 파운드화가 가지고 있었던 세계기축통화의 위치를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게 됐고, 마지막으로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은행으로부터 저개발 국가들의 부를 약탈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런 요인들은 무시되어왔습니다. 반면 미국의 성공에 자유시장이 기여한 부분은 심하게 과장되었습니다. 자본주의 제도만으로는 미국이 누린 성공을 온전하게 설명할 수 없는 데도 말입니다.”

-‘시장은 자동으로 조절된다’는 아담 스미스의 자유방임주의가 틀렸다는 말인가요?

“많은 경제학자들이 자유방임주의를 찬양합니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학자들은 지금 내가 제기한 세 가지 요인들이 미국 경제를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사실을 무시했습니다. 게다가 소련이 붕괴하고 중국의 경제적 태도가 변화하면서 미국 경제정책 수립자들은 자유시장에 대한 상당한 확신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아담 스미스 주장의 전제 조건인 ‘보이지 않는 손’은 실존하지 않습니다. 시장을 규제없이 풀어놓았을 때 개인 스스로 이익을 쫓게되고, 사회의 부를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은 틀렸습니다. 사실 개인은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의 이익조차 제대로 창출하지 못합니다.

예컨대, 저렴한 노동력을 얻기 위해 해외에 공장을 지은 자본가는 결국 국내에 실업을 야기하고, 본인이 만든 제품을 사줄 소비자까지 잃게 됩니다. 자유로은 시장에서는 이렇게 단기적으로는 이득이 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더 큰 손해를 보는 기업가가 많습니다. 자유롭게 풀어놓았을 때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서로 이익을 늘려간다는 아담 스미스의 전제 조건이 틀린 것이죠.

하지만 그동안 많은 미국 경제학자들은 ‘시장은 자동으로 조절된다’는 과장된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결국 금융위기를 낳았습니다.

 세계화를 내건 미국 기업들은 생산성이 높은 일자리를 해외로 이전시켜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에 대한 권리를 박탈했다./사진=블룸버그
세계화를 내건 미국 기업들은 생산성이 높은 일자리를 해외로 이전시켜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에 대한 권리를 박탈했다./사진=블룸버그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가 자유시장 체제 때문이란 건가요?

“그렇습니다. 실제로 미 연방준비제도 앨런 그리스펀 전 의장은 자유방임주의에 대한 믿음이 깅한 사람이었습니다.

은행과 투자회사를 분리하는 글래스-스티걸법이 빌 클린턴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 들어와 폐지됐고, 조지 부시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경제정책 수립자들은 시장에서 금융 파생상품을 규제하려는 시도를 막았습니다. 게다가 부시 정부는 금융기관들의 자산기반에 대한 극단적인 부채 확대를 눈감아 주었습니다.

그러자 어떤 결과가 생겨났나요? 결국 2008년에 일어난 금융위기로 경제가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미국 경제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미국 경제와 노동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단언컨대 미국 경제는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관련된 지표는 책에 별도로 첨부했습니다.

노동 시장 역시 악화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 20년 동안 대다수 미국인들의 소득은 정체 상태에 놓여 있거나 줄어들고 있습니다.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미국인들이 잃게 된 임금과 급여소득 대부분이 주식의 시세차익 같은 자본이득과 실적 보너스 형태로 경영진과 주주들에게 흘러 들어갔습니다. 저렴한 해외 인건비 덕분에 기업의 이윤이 늘어난 덕분이죠.

이렇게 초부유층이 이익을 독차지하며 소득분배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동안, 중산층의 사회·경제적인 상층이동 사다리는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대학졸업자들은 직장을 구하지 못해 다시 집으로 돌아가 그들의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중산층이 무너진 문제의 가장 큰 이유가 일자리의 해외 이전 때문인가요?

“그렇습니다. 대부분 미국 경제학자들은 일자리의 역외이전(해외이전)이 여러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학 이론 그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경제학자들이 역외이전을 ‘자유무역(free trade)’으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들은 자유무역이 쌍방 간에 이익이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자유무역론자 데이비드 리카도의 이론에 따르면 무역이란 어떤 물건을 잘 만드는 나라가 다른 강점을 가진 나라와 교역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컨대 영국은 모직물이 전문이고 포르투갈은 와인이 전문인데, 서로 경쟁하지 않는 다른 상품을 교환하는 것을 무역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시기부터인지 자유무역은 같은 물건을 만드는 나라들끼리의 경쟁과 같은 의미가 되어 버렸습니다. 미국산 TV vs. 일본산 TV, 미국산 자동차 vs. 일본산 자동차 같은 식입니다. 리카도의 무역이론으로는 동일한 상품과 서비스를 두고 대결하는 나라들 간의 경쟁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즉, 글로벌리즘으로 비롯된 세계 무대에서 서로 경쟁하는 것이 꼭 경제적으로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사실 역외이전은 무역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나는 생산과 일자리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이 자유무역과는 상반되는 것이며, 자유무역에 관한 주장 그 자체가 부당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미국의 일자리 문제는 어느 정도 심각합니까?

“미국의 최하위 일자리조차도 아웃소싱의 대상입니다. 일례로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는 드라이브 쓰루(drive-thru) 주문을 인도를 경유하는 무료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통해 전달받도록 하는 방식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이 주문 방식은 인도에 있는 접수원이 손님의 주문을 받아 주방에 전달하고 계산원에게 청구서를 전송해 주는 방식입니다. 만약 이 방식이 맥도널드에서 무리 없이 작동된다면 해고당한 전직 은행원들은 이제 패스트푸드점에서조차 일자리를 얻는 것이 불가능해질지 모른다.

사실 미국인들은 외국인 노동자 때문에 이미 식당 일도 찾기가 어렵다는 현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임시비자로 들어온 젊은 외국인이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 받고 준비하는 일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약국에서는 보조원으로, 슈퍼마켓에서는 계산대 점원으로 고용됩니다. 멕시코인들은 건설 현장이나 농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진 속 시위에 참가한 남성이 든 피켓에는 ‘나는 박사 학위와 3개의 박사 후 연수 과정을 거쳤고, 6개의 논문을 발표했다. 나는 먹고 살기 위해 일할 것이다.’라고 적혀있다./사진=블룸버그
사진 속 시위에 참가한 남성이 든 피켓에는 ‘나는 박사 학위와 3개의 박사 후 연수 과정을 거쳤고, 6개의 논문을 발표했다. 나는 먹고 살기 위해 일할 것이다.’라고 적혀있다./사진=블룸버그

-역외이전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실직자가 되어 버린 미국인들이 곧 그와 동등한 일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완전히 잘못된 주장입니다. 역외이전은 예상보다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해직당하거나 일자리를 찾지 못해 좌절하고 있습니다. 이들 실직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은 역외이전 회사에 의해 일자리를 잃은 당사자들뿐 아니라 이들에게 실업수당과 복지수당을 지불해야 하는 납세자들, 그리고 미국 정치경제 시스템의 유지에 부과되는 외부비용에까지 그 영향이 미치고 있습니다.

극소수자들이 누리는 이익을 위한 외부비용이 사회 전체에 부과되고 있다는 것이 바로 자유방임 자본주의, 즉 글로벌리즘의 실패를 가리키는 강력한 징후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 해외에 노동력을 이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해외 기업이 미국에서 사업을 확장하면서 고용을 하는 부분도 있지 않나요?

“가끔 역외 아웃소싱이 인소싱으로 상쇄된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예컨대, 일본 자동차 회사가 미국에 자동차 생산공장을 세우지 않았느냐는 것이죠.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비교 사례입니다. 미국에 설립된 일본의 자동차 공장은 역외이전이 아니라 외국인 직접투자에 속합니다.

일본 회사는 미국 시장에 팔기 위해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합니다. 그 공장은 레이건 대통령 시절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쿼터와 높은 운송비에 대한 대응책으로 설립된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 지나 미국 노동자의 임금이 하락하게 되면, 일본 같은 나라들이 제3세계가 된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역외이전해 결국 자기네 나라 경제를 망치기 시작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부작용이 많은 글로벌리즘을 왜 많은 사람들이 칭송하는 건가요?

“글로벌리즘이 전 세계에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는 최상의 방법은 글로벌리즘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는 나라가 겪는 곤란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나라는 바로 세계의 패권을 장악한 초강대국 미합중국이지 않나요? 아이러니 한 상황입니다.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는 정부로 하여금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게 만들었습니다. 경제의 주 목적은 자국민을 먹여살리는 것이지, 국제 시장 혹은 자본자의 이득을 최우선으로 해선 안됩니다.”

-자본주의는 앞으로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지금의 실패한 경제학을 버리고 새로운 경제학으로 방향을 전환해야만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고, 유럽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 서구 국가는 불법적인 전쟁을 끝내고 과식 상태에 있는 군 예산을 삭감해야 합니다. 그리고 해외로 빠져나간 생산을 국내(미국, 유럽)로 돌리고 상품을 국내에서 만드는지, 해외에서 만드는지에 따라 세금을 다르게 물려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단기적인 수익률에 따라 지급되는 경영진의 성과급을 없앤다면 미국 경제 회생을 위한 기회의 창은 아직 남아 있다고 봅니다.”


(조선 비즈, 20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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