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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청춘!- 남과 함께, 남들과 다르게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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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장금 작성일12-02-18 20:31 조회4,2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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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탁 네크워크 웹진에 실린 기사입니다.


 


 


날아라 청춘!- 남과 함께, 남들과 다르게 배우기



게으르니,  콩세알






  졸업과 입학의 계절이다. 학교 안에서 줄 세우기는 사회에서 줄 세우기로 이어지고 우리 아이들의 삶은 다양함도 역동적인 힘도 빼앗긴 채 경쟁에서 살아남기를 강요당하고 있다. 줄을 잘 서야만 잘 사는 걸까? 줄밖으로 나오면 불안하고 외로울까? 하지만 줄 속에 서있어도 불안과 외로움은 증폭되어 더 무력한 소비자를 만들 뿐이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새로운 선택과 만남을 통해 상품화된 배움과 학교를 거부하고 불안한 시대 그러나 외롭지 않은 당당한 청춘들도 있다. 새로운 삶을 꿈꾸는 청춘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웹진팀이 과감한 서울 나들이를 감행하여 그들을 만났다.



 


청춘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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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진(24살) - 창녕군이 고향이나 하얀 얼굴빛은 서울청년 같다. 하지만 말할 때 자연스레 웃음 짓는 눈과 수줍은 미소엔 풋풋하다고 하기엔 많은 나이지만 순수함이 묻어난다. 대학1학년을 마치고 휴학하고 지금 ‘남산 강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다. 내년에 군 입대를 할 예정이지만 제대 후 다시 대학에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 한다.


 


 


이진성(23살) - 이름만으로 진성군이라고 착각했다. 웃는 미소가 어여쁘면서 속이 꽉 찬 진솔한 청년이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문경에서 서울로 와 공부를 하고 있다. 학교를 그만 두고 뭘 할까 고민하던 중 부모님을 통해 ‘수유너머’를 알았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것은 워킹홀리데이로 뉴질랜드를 1년 정도 갔다 와서다. '남산 강학원'에서 이 년째 공부를 하고 있다.


 


 


학교 ‘밖’으로 나오기

 


현진 - 전공이 특수교육이었다. 들어가고 싶었던 과였는데 막상 입학하니 생각과 많이 달랐다. 특수교육을 공부하기 보단 특수교사 되는 과였다. 봉사활동도 많이 할 줄 알았는데 수업은 실기보다는 이론에 치중하고 그것도 임용을 위한 수단이었다. 교수님들도 임용만 강조할 뿐 임용고시를 치지 않을 거면 다닐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내가 만약 임용을 희망한다면 계속 다닐 텐데 지금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중퇴를 결정하게 됐다.


진성 - 우리 학교는 시골학교인데도 요즘에는 농어촌특별전형이 있어 경북권 내에 대학을 진학하는 데 유리하다보니 고3 100여 명 중 열 명 정도 빼고 다 대학을 간다. 고등학교에서는 다른 쪽을 보지 못한다. 하고 싶은 것보다 상황에 따라, 점수에 따라 남들 가는 것에 따라간다.


부모님은 내가 어렸을 때 귀농하셨고 흔히 386세대로 불리시는 분들이다. 어렸을 때도 꼭 학교에 가야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아니었다. 학교 가기 싫다고 하면 응 그래 가지마라고 하셔서 어렸을 땐 악착같이 학교에 갈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가서 달라졌다. 고등학교 3년은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기간이었고 3년 동안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싶었는데 학교라는 시스템 안에선 그것이 어렵다는 걸 알았다. 대학가기 위한 공부를 3년 동안 해야 되는지 진심으로 고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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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 - 수유너머와 인연은 의역학공부를 시작하면서다. 전공이 특수교육이라 사람을 상대로 하는 공부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사람의 몸과 마음을 공부하는 의역학을 배우면 좋을 것 같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처음엔 1년 정도 공부하고 학교로 돌아가야지 했는데 이 공부가 일이년 안에 마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이제는 꼭 학교에 갈 필요성을 못 느낀다. 지금으로선 다시 특수교육을 할 생각은 없다. 의역학 공부를 진로로 삼고 싶다.



진성 - 학교 다닐 때는 공부가 진짜 하기 싫었다. 학교를 그만 두고 수유너머를 다니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공부에 집중하지는 못했다.  제빵이나 웹디자인 등 기술을 익히는 데 더 관심을 두었다. 그러던 중 수유너머 강의에서 철학은 잘 사기위해서 하는 공부라는 말을 듣고 인문학공부의 필요성을 느꼈다. 학교를 다닐 때도, 그만 두고도 계속 어떻게 살아야 돼지라는 고민이 있었기에 그 후 인문학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



현진 - 사실 난 특수교사가 꿈이기보다는 교사가 꿈이었다. 역사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대학을 결정할 때 내 조건에서 선생님이 될 수 있는 과를 찾다가 특수교육과를 지원하게 된 거다. 하지만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선생님이란 직위가 없어도 가능하다는 것, 여기 연구소에선 아는 만큼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기에 교사자격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없어졌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대학을 다닐 필요가 없는 것이다. 


 


 



현진 - 지금 제 친구 대부분이 대학4학년인데 대부분 휴학을 고민 중이다. 그리고 휴학을 안하는 경우 바로 취업전선에 나가야 하는 부담을 가지고 있고 미래에 대한 고민들이 많다.


학교를 그만 둔 내가 보기엔 친구들 대부분이 뭔가 결핍상태처럼 느껴진다. 공부로 자신의 삶이 바뀌고 변화하는 것보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공부에 집중한다. 대학을 간다고 해서 하고 싶은 것이 빨리 찾아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대학진학에 목매기보단 앞으로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한 고민과 다양한 경험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콩세알 - 학벌주의의 영향이 크다. 요즘은 대학을 꼭 가야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내 주변의 많은 아이들이 다양한 꿈을 생각하다가도 고3이 되면 대학이 꼭 필요치 않은 진로라도 대학에 대한 열망은 크다. 가령 배우가 되고 싶은 친구는 대학을 가지 않고 극단이나 현장에서 바로 배워도 좋을 것 같은데 대부분은 대학에 있는 연극영화과를 지원한다.



진성 - 학교 안에 있는 한 어떻게 살아야 될지, 어떤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고민할 시간이 없다. 좋은 직장, 돈 많이 버는 것이 좋은 삶이란 막연한 세뇌 속에서 자신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못하고 막연하게 남들이 사는 것을 쫓아간다. 내가 학교를 나오려고 했던 이유도 내 삶을 고민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도 도와주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는 의심없이 똑같이 가게 되는 것 같다.



게으르니 - 잘사는 삶이 어떤 것인지 다양하게 이야기되지 못하고 획일화 되어 학습되었다. 학벌주의에 매몰된 사회에서 어릴 때부터 경쟁 속에서 학습되어진 것 같다.


 


‘접속’하라! 새로운 배움, 새로운 관계



 


현진 - 지금 특수교사 꿈은 접었지만 생각해보면 사람들과 관계에 대해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특히 장애아동들을 어떻게 만날 것인가를 고민하다보니 우선 나를 강하게 만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호모 쿵푸스』를 보게 됐고 그 계기로 의역학 공부를 위해 수유너머에 왔다. 휴학계를 낼 때는 많이 망설였다. 의역학을 공부하기 위해 휴학 했다기 보다 선교사로 가기 위해 휴학을 할까 고민했는데 그것이 잘 안되고 마침 또 여기와 인연이 닿아 공부하다보니 그렇게 됐다.(웃음)



진성 - 연구실 오고 나서 ‘공부를 왜 하냐?’는 질문은 계속 가는 것 같다. 책 읽는 것,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이 공부는 아닌 것 같다. 공부는 학교에서만 아니라 모든 것이 공부가 될 수 있다.



게으르니 - 공부를 안 하면 세상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타자에 의한 소외다. 내가 공부를 하면 스스로 주체가 되어 소외를 시킬 수 있고 의도적으로 소외될 수 있지만 내 삶에서 내가 소외되지는 않는다. 자발적 가난의 경우 그것은 공부를 통한 새로운 삶의 선택이자 주류에 대한 자발적 소외다. 영어 수학에 매몰되어 진학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타자에 의해 휘둘리지 않고 깨어있기 위해선 공부를 해야 한다고 본다.



진성 - 어느 정도 공감된다. 여기서 인문학 공부를 하면서 무엇을 해야지라는 확신이 생긴 건 아니지만 나를 이해하고 나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자본주의에 의해 심어진 욕망들을 깨닫게 되고 나를 이해하는 것은 공부하지 않고서는 쉽지 않다. 공부를 하는 건 자신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학교 다닐 때는 고민을 할 시간이 없다. 소외, 결핍을 느끼는 것은 자기고민, 자기 어려움에 대한 생각이 깊지 않기 때문이다.



게으르니 - 동감이다. 소외, 불안, 욕망들을 들여다보는 것이 바로 공부다. 요즘 논어를 공부하고 있는데 그 구절 중 ‘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맞다. 잘 살기 위해선 인간을 아는 공부를 해야만 자기가 삶의 주인이 되어 살 수 있다.



진성 - 친구들과 다른 길을 선택한 후 스스로 조급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고등학교도 대학도 안 갔기에 나 혼자 정체된 느낌에 힘들었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 다음 단계로 올라서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그렇지 않을 땐 외로움 때문이라도 쉽게 편승하기 쉬운 것 같다. 뭔가 이 길이 아니다라고 생각할 때 주위에 그런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힘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참 중요한 것 같다.



현진 - 대학을 그만둔다면 부모님을 좋아하실 거다. 좋은 대학 갈 실력이 안 되면 대학 갈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웃음) 학교도 안가고 집에 있을 땐 불안했다. 하지만 여기서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그 불안들은 사라졌다. 여러 사람들이 같이 공부하다보니 든든하다.



진성 - 무엇을 할 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공부할 때는 불안하지는 않다. 또 무엇을 정해야 할 필요도 없다. 이후에도 어떤 공부일지 모르겠지만 다른 공부들이 계속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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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지마! 청춘



 


진성 - 예전 수유너머에서 10대 청소년 프로그램 조교를 한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절실한 고민이 없었다. 무기력하게 생활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런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될 지 참 어려웠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고민은 다 때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고민 없는 애들에게 옆에서 계속 깨줄려고 한다고 되지는 않는다. 무기력해 보이는 10대 아이들이지만 내가 보기엔 대부분 견디고 있는 것 같다. 견디기 힘들면 어느 순간 나올 테고 견디기 힘들어 다른 방법을 찾고자 한다면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현진 - 고미숙쌤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만큼 치열하게 살 수 있을까 고민되지만 선생님처럼 知와 行을 일치시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행합일을 꿈꾸지만 합일까지는 아직 어렵지만 지행을 하면서 살고 싶다. 고미숙쌤이 이 말은 들으시면 니가 지행합일한다고? 하실 것 같다.(웃음)



진성 - 현재를 사는 것.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보지 못할 때가 많다. 현재의 나에게 집중하고 현재의 고민을 끝까지 밀고 나가고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동료들과 함께 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Hear and now! 반성은 하되 후회는 말자!



현진 - 청춘이라 좋은 점은? 공부에 세대가 없다고 하지만 공부는 젊을 때 하는 게 좋다는 말씀을 들으면 젊은 게 좋구나 라는 생각을 든다.(웃음)편집편집IMG_362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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