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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낭송으로 고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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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이당 작성일14-11-21 17:12 조회3,6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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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곧 책' 고미숙이 말하는 '낭송으로 고전읽기'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 '낭송Q 시리즈' 출간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동양 고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소개해 온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낭송'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고전 읽기를 제시하고 나섰다. 최근 출간한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와 '낭송Q 시리즈'에서다.


고미숙은 2007년 낸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공부관(觀)'을 피력했다. 출간 이후 8만부가 팔린 '호모 쿵푸스'에서 고미숙은 삶을 위한 공부법으로 이미 낭송을 제시한 바 있다.


실제 그는 자신이 속한 공부 공동체 '감이당'과 '남산강학원'에서 '낭송 오디션'과 '낭송 페스티벌'을 열면서 낭송의 힘을 체험했다고 한다. 공부와 우정을 북돋울 뿐 아니라 삶까지 바꾸는 '양생법'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번에 출간된 '호모 큐라스'는 낭송의 의미와 이론적 기반을 설명한 이른바 '낭송 안내서'다. '큐라스'는 배려, 보살핌, 치유 등을 뜻하는 영어단어 '케어'(care)의 어원이 되는 라틴어라고 한다.


고미숙이 말하는 낭송은 단순히 책을 소리 내 읽는 '낭독'이 아니며 내용을 외우는 '암기'와도 다르다. 그가 추구하는 책읽기는 낭독을 넘어선 '암송'이다. 소리로써 텍스트를 몸 안에 새기기, 즉 '몸이 곧 책'이 되게 하는 행위가 낭송이다.


낭송은 시각이 지배하는 시대에 소리라는 감각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몸과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양생이자 수행이다. 호모 큐라스란 자신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욕망을 조절하는 존재이며, 이는 공부로써 가능하다고 고미숙은 강조한다.


공부란 곧 일상의 생각과 언행을 일치시키는 행위다. 고미숙은 생각은 머리가, 말은 입과 혀가 담당하므로 낭송은 머리와 입을 일치시키는 연습이라고 말한다. 말하자면 낭송은 공부이자 윤리적 수련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낭송용 텍스트에는 장르의 한계가 없지만, 저자는 '천지의 율려와 조응하는 텍스트'를 권하면서 동양 고전을 추천한다. 동양의 음기, 즉 수(水)의 기운이 현대인들의 들뜬 화(火)기를 가라앉히고 평정 유지를 돕는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취지에서 '호모 큐라스'와 함께 고전 낭송집 '낭송Q 시리즈'가 함께 기획됐다. 동청룡·남주작·서백호·북현무의 사방에 7개씩 전체 28개인 동양 별자리 수에 맞춰 모두 28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첫 시리즈인 '동청룡'편은 봄의 창조적 기운을 발산하는 고전으로 춘향전·논어/맹자·아함경·열자·열하일기·전습록·동의보감 내경편이 선택됐다. 동양철학에서 동쪽은 봄의 기운을 뜻하는 목(木), 남쪽은 여름인 화(火), 서쪽은 가을인 금(金), 북쪽은 겨울인 수(水)의 기운을 띤다.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자기배려의 윤리가 대세였다. 자기를 진정으로 존중하는 자만이 타인을 통치할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그리고 자기를 존중하려면 무엇보다 자기 안의 욕망과 호흡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존재가 바로 '호모 큐라스'다. 백수가 군자가 되는 길도 여기에 있다."(181~182쪽)


북드라망. 각권 176~256쪽·9천900원.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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