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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혈자리서당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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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이당 작성일15-09-30 15:04 조회8,1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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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지도’ 혈을 다스리면 인생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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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자리 서당 / 감이당 혈자리세미나팀 지음 / 북드라망

추석 연휴를 맞아 ‘북리뷰’를 ‘몸’, ‘맛’, ‘멋’을 중심으로 한 특집 지면으로 꾸몄습니다. 독자들께서 귀성길 중간에, 혹은 연휴 중 잠시 짬을 내서 한 권의 책을 읽은 듯 느낄 수 있게 충실한 리뷰와 다이제스트를 했습니다. 머리를 무겁게 하는 책보다는 가볍게 그리고 실용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책으로 선정했습니다. 앞 2개 면에는 일상에서 무심했던 우리의 몸에 대한 책들을 모아 건강을 살피고 몸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도 되는 책들로 리뷰를 했습니다. ‘혈자리서당’의 경우 직접 시도해보면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셋째 면은 요즘 TV 매체 등을 통해 인기가 높은 ‘맛’과 ‘요리’를 다룬 책들을 모았고, 네 번째 면은 패션과 집짓기로 꾸며보았습니다. 독자들의 귀성길과 연휴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추석 연휴에 몸과 마음을 쉬기란 쉽지 않다. 귀성길 교통체증이 만만치 않을 테고, 모처럼 만나는 일가친척들도 푸근함을 주지만 적지않이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과음·과식으로 몸의 리듬을 잃기에 십상이다. ‘명절 증후군’이 주부들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스스로 대처하는 방법은 없을까. 귀성길이나 연휴 중 틈틈이 ‘혈(穴) 자리’를 가볍게 마사지하는 것으로 불편했던 게 해소되고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 고전연구가 고미숙 씨가 꾸린 ‘인문 의역학(醫易學)’ 연구모임인 감이당(혈자리세미나팀)에서 간행한 이 책은 우선 쉽다.



동의학적으로 세상과 몸-마음의 관계방식을 풀어서 설명하고, 그걸 통해 스스로 치유하는 법을 일러준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은 서구의학이 전면화하면서 배제해버린, 스스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우리의 ‘양생법’이었다. 옛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배우고 써먹었지만, 명맥이 끊기고 잊혔을 뿐이다.

이 책은 동양 의서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황제내경’을 근간으로, 중요한 혈 자리인 오수혈(五輸穴) 60자리를 그림을 넣어 설명해준다. 수혈(輸穴)이란 오장육부와 연결된 12경락 각각에 있는 중요한 다섯 혈 자리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엄지손가락 등으로 눌러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추석 연휴에 나타날 만한 증상을 중심으로 몇 개의 오수혈을 소개한다.

◇ 울(鬱)을 푸는 소상(少商) = ‘울’은 뭉친 기(氣)가 몸의 통로를 막아 생기는 현상이다. ‘음식물의 기’가 소화기 관에 뭉쳐있다면 체기(滯氣)다. 흔히 우울(憂鬱)이란 것도 마찬가지다. 감정이나 음식조절에 실패했을 때 ‘울’상태로 되는 것이다. 삶의 무질서가 몸의 무질서로 전이된 것으로 일상의 무질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어릴 적 엄지를 따는 것만으로도 ‘울’한 상태가 해소됐는데, 그곳이 소상혈이다. 수태음폐경의 끝에 위치하며 엄지 손톱눈의 안쪽 부분에 있다. 엄지와 검지로 반대편 엄지를 잡고 100번만 꾹꾹 눌러주면 침을 맞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 심기(心氣)를 다스리는 소충(少衝) = 주부들이나 수험생, 취업준비생들은 집안 어른들을 만나면 이래저래 스트레스가 쌓인다. ‘심기’가 막힌 것이다. 소통의 창구가 시원하게 뚫리지 못한 것이다. 소충혈은 새끼손가락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새끼손가락(少)의 요충지(要衝地)라는 뜻으로, 침으로 찌르면 까무러치게 아픈 곳이다. 수소음심경의 끝자리로 심기를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기분이 언짢아질 때, 정신이 산만하고 피로할 때 지그시 누르고 마사지해주면 풀린다.

◇ 식탐에 멍든 소장을 푸는 양곡(陽谷) = 소장은 독특하고 섬세한 기관으로 심(心)과도 연관이 깊다. 소장은 음식을 판단하는 ‘뇌’라고도 한다. 우리가 소화하지 못하는 음식뿐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먹지 못했던 음식들까지 기억하고 있는 장기다. 해로운 음식이 들어오면 가스를 만들어 뒤틀리게 한다. 수태양소장경에 있으며, 새끼손가락에서 손목 바깥쪽으로 올라가며 손목과 연결되는 볼록한 예골 아래 우묵한 곳에 위치한다. 열기를 내리고 화기를 없애 눈과 귀에도 좋다.

◇ 두통을 잡는 통곡(通谷) = 에어컨 바람을 갑자기 쐬면 머리가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프다. 바람의 기운(풍사·風邪)으로 땀구멍이 갑자기 막혀 생긴 열(火)이 담(痰)을 만들고 이것이 경맥(經脈)을 막기 때문이다. 두통의 원인은 이처럼 ‘담’과 ‘화’와 ‘경맥’인데, 근본적인 원인은 ‘화’로, 이것을 잡아야 한다. 이 경우 두통은 기가 위로 올라가 생기는 것으로 눈과 목덜미가 같이 아픈 정두통(正頭痛)에 해당한다. 통곡혈로 다스린다. 족태양방광경의 혈 자리인 통곡혈은 새끼발가락이 시작되는 첫 번째 뼈 바로 밑으로 움푹 들어간 곳에 위치한다.

◇ 손등의 멀미약, 중저(中渚) = 귀성길에는 평소 없던 멀미도 자주 겪는다. 멀미는 일종의 ‘분리 경험’이다. 자신의 몸이 움직이지 않고도 이동하면서 시공간으로부터 급작스레 분리되는 경험, 즉 일종의 문명병이다. 옛적엔 뱃멀미가 다였다. 한의학에선 역란(逆亂)으로 보는데, ‘토사곽란’도 비슷한 말로 기가 얽히고설켜서 갈 곳을 잃은 상태를 이른다. 중저혈은 수소양삼초경의 혈 자리로 새끼손가락과 넷째 손가락 사이를 손목 방향으로 따라 올라갈 때 가장 우묵한 곳에 있다. 멀미뿐 아니라 나쁜 자세로 인한 어깨통증에도 효과가 있다.

◇ 피로 누적을 푸는 중봉(中封) = 우리가 누워서 잠자며 휴식을 취할 때 간(肝)은 혈액을 저장하는데, 이것을 간장혈(肝藏血)이라고 한다. 혈액을 우리 몸의 말초 부위까지 운반하기 위해서는 간에 혈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꿀잠’이 그 역할을 해준다. 공자는 ‘죽은 사람처럼 똑바로 누워 자지 않는다’고 했는데, 옆으로 누워 구부리고 자라는 말이다. 중봉혈은 발 안쪽 복사뼈에서 앞쪽으로 약간 나가 오목한 곳이다. 중봉은 간의 기운을 거두어 모으는 작용, 장혈(藏血)이 잘되도록 돕는다. 더 중요한 것은 깊은 잠이다.

엄주엽 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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