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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탁네트워크] '건강 한달' 일리치약국 뉴스레터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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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이당 작성일22-03-04 16:40 조회1,596회 댓글2건

본문

 
 
 
문탁네트워크 일리치약국에서 매달 <건강한달>이라는 뉴스레터를 발간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다섯평의 약국이지만 이야기는 풍부하답니다.
3월1일 첫 호를 둘러보시고
건강한, 달 혹은 건강, 한달을 받아보실분은 구독 눌러주세요.
이름과 이멜주소만 적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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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호 vol. 1
‘건강 한달’은 한 달에 한 번 발행되는 일리치약국의 뉴스레터입니다. 공간은 작지만, 이야기는 넘치는 일리치약국의 ‘우당탕탕’ 성장스토리를 전해드립니다. ‘건강 한달’을 당신의 상비약으로 체크해주세요.
 
contents
근사한 양생 | 몸의 일기 | 일리치약국의 밑줄 | 약국 보감 | 3월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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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약사 되기

 

일리치약국을 연지 어언 1년이 되어간다. 마을 건강 플랫폼 일리치약국!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는데 정겹고, 문턱이 낮아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약국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또 건강에 대한 상담을 여유 있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약국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마을’이라는 말이 좀 무색하게 동네 사람들은 우리 약국의 존재를 아직 잘 모른다. 보통 약국의 입지 조건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큰길에서 떨어져 있고, 옆에 병원도 없고, 아주 작고, 간판도 눈에 별로 안 띈다. 약품 도매상 배송 담당자들마저 첫걸음엔 잘 찾아오지 못한다.


물론 내가 속한 인문학 공동체(문탁네트워크) 친구들은 자주 들러 상담도 하고 영양제도 사고 어쩌다 처방전도 들고 온다. 일리치약국의 매출의 대부분은 이 친구들 덕분이다. 가끔 다른 인문학 공동체에서 학인들이 찾아오기도 하고 마을 NGO 단체들에서 종종 들르시는 분들도 있다. 지나가다 들어오는 사람들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약국이라는 걸 알아도 선뜻 들어오지 않거나 들어와도 쭈뼛거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다른 약국처럼 진열된 상품들이 많지가 않아서 낯설어하고 그 낯섦이 주는 불편이 있는 거다.


상품이 많지 않은 건 작은 약국이어서만은 아니다. 인문학적인 양생을 생각하는 약국이니만큼 책들에 공간을 얼마간 내주었고, ‘갬성’ 돋는 약국 분위기를 위해 여러 약이 서랍 속에 있어서 잘 안 보인다. 무엇보다 나는 과잉의료, 과잉투약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과잉하지 않고 알맞게 약을 주려고 고민한다. 약사인 친구들은 이런 내 생각이 좋다면서도 뭐 먹고살 거냐며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그래도 약을 더 들여놔야지!” “처방전을 많이 받는 게 좋을 텐데…” “월세 낼 정도는 버니?” 등등.


사실 내 마음 안도 고요하지 않다. 월말에 마감하고 나서 다음 달이 시작되면 바로 매출이 걱정된다. 지난달은 어찌어찌 지나갔지만 이번 달은 어떨까? 하루살이가 아닌 한달살이이다. 일리치약국이라는 현장에서 ‘양생’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나를 포함 세 명이 일과 공부를 한다. 이를 통해 세 사람의 안정적인 자립을 바라고 있지만, 아직 어렵다. 친구들과 일도 공부도 같이하다 보니 관계의 접점도 많아지고 복잡해졌다. 그래서 쿨하지 못할 때가 많다. 돈 쓰는 일에도 쪼잔해진다. 게다가 약국이라는 사업자가 되니 따라오는 세무, 근로, 보건 등 서류 업무도 많아서 신경이 곤두선다. 전전긍긍 한달살이에, 알바 약사로 일하며 공동체에서 공부하던 때가 좋았다는 푸념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일리치약국이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여유’가 있다. 가게처럼 상품만 사러 오는 사람이 적어서, 신속함이 필수인 처방조제 전문약국이 아니어서, 예약된 상담을 느긋이 하고 있어서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해서 누릴 수 있는 여유다. 공부하는 양이 많을 땐 주경야독의 어려움을 절실히 느끼지만 어쨌건 공부할 짬도 낼 수 있다. 작년 연말 1년 공부가 끝나고 그야말로 유유자적 약국에서 뜨개질을 했다. 한 친구가 약국에 손님이 없어서 뜨개질한다며 혀를 차더니 홈페이지에 내 사진을 올렸다. 그 후 갑자기 쌍화탕 주문이 늘어서 놀랐다. 우리의 먹고살 걱정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었다. 영양제를 먹기 시작한 친구들, 월세를 분담하며 공간을 같이 운영하는 친구들, 점심을 함께해 먹는 친구들 덕에 솔직히 굶어 죽을 일은 없다. 그 덕에 약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도 저렴하게 약을 줄 수 있고, 나도 일리치약국의 비전을 향한 길을 갈 수 있다. 그런데 웬 걱정을 그렇게 했을까?


고미숙 선생님 신간 『몸에서 자연으로, 마음에서 우주로』에는 “지금 선진국의 보통 청년들이 누리는 부의 정도가 프랑스의 루이 16세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말이지 ‘부’는 주관적이고 상대적인가 보다. 그 대목을 읽으면서 내가 누리고 있는 풍요를 잘 못 보고 있는 내가 보였다. 약국 1년 경영 끝에 수입구조가 뻔하니 보였다. 당분간은 내 수입에 큰 변화가 없겠구나… 내 생활을 조절할 수밖에! 비장하게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 비장함이 뻘쭘하다.


생각해보니 나는 마을 약사가 맞다. 동네 사람들이 많이 와서 마을 약사가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앞서 언급한 고미숙 선생님의 책에서는 노동시간과 화폐를 조절한다면 자유인이라는 말이 나온다. 일리치약국을 열고 우리는 스스로 노동시간과 임금을 정했다. 또 친구들과 일상을 영위하며 우정을 기른다. 어쩌면 ‘마을’은 ‘자본’과는 거리가 가장 먼 곳이 아닐까? 마을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건 ‘고르게 가난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진짜 ‘부’라고 말하고 싶다. 자본주의식으로 이틀 약국 알바해서 번 돈보다 5일 마을 약사로 일해서 번 돈이 적다. 하지만 더 풍요롭다. 9년 전 잘 나가던 제약회사를 때려치우고 문탁네트워크에 왔을 때 내가 바랐던 풍요가 이런 것이었다. 그때의 상상 속 풍요는 ‘흔들림 없는 편안함’이었지만 현실 속에 그런 풍요가 있을 리 만무하다. 흔들림 속 ‘풍요’가 가져다준 ‘마을 약사’라는 타이틀이 좋다. 쿨하지 않으면 어때. 마을 약사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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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근종에게 첫번째

얼마 전 건강 검진을 했다. 두어 시간 동안 이리저리 불려 다니면서 여기 찍고, 저기 찌르고를 반복하는 그런 종합 검진이었었다. 나는 골골 백 년이 체질이다. 어릴 때부터 환절기마다 꼬박꼬박 감기를 앓고, 매주 한 두 번은 과민성 대장염으로 복통을 겪었으며, 손발이 차고, 소화는 잘 안 되지만, 39년 살아오면서 크게 아파 입원한 적은 없었다. 그러므로 피곤하면 쉬어주는 식으로 생각했지, 크게 건강에 대해 걱정하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 검진에서 처음으로 부인과 질병이 발견되었다. 유방 초음파상 양성 결절 발견, 난소암 표지자 검사 수치 상승이라는 결과! 난소암 표지자라니, 이 얼마나 무시무시하고 낯선 이름인가! 자궁에 근종이 있거나, 생리 기간이거나, 기타 여러 질병으로 이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하는데 덜컥 겁부터 났다.

 

아이를 출산했으면서도 산부인과 검진이 두려워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이제는 더 미룰 수 없는 일, 당장 산부인과로 달려갔다. 의사 선생님은 초음파를 꼼꼼히 봐주시더니, 작은 근종들이 있긴 한데 없다고 봐도 된다고 하셨다. 정 걱정되면 3개월 뒤에 피 검사를 한 번 해보라고 쿨하게 이야기하시는데, 긴장했던 마음이 쑤욱 내려갔다. 돌아오는 길, 나는 몸에 대해서 생각했다. 늘 달고 살지만, 의식하지 않고 살았던 몸. 이제 나도 건강을 생각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 살짝 슬펐다. 태어나기를 체력이 작게 태어나 고만큼만 야금야금 쓰고 살면 될 줄 알았는데, 가진 것을 누리고만 살아도 되는 그 ‘청년’의 시절이 지나갔구나. 저질체력이 병에 걸리면 얼마나 힘들어질까를 생각하니 순간 아찔해졌다. 나에게는 자궁과 나팔관과 난소와 더불어 그 속에 작은 근종들이 있다. 이것이 나를 만드는 몸이다. 이제부터는 먼저 타먹은 적금을 갚아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그래서 올해 처음으로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악'소리가 날 만큼 운동을 하고 나면,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몸속의 작은 근육들이 아우성이다. 그 통증을 약간 흐뭇하게 바라본다. 식사량도 조금 줄였다. 몸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니,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내 몸에 생긴 작은 근종들이 단지 자궁의 문제일까. 왜 자궁은 문제를 일으켰을까. 아니면 혈의 문제일까, 혈액 순환의 문제일까. 그것은 코로나를 핑계로 누워서 생활하면서 편하게 시켜먹었던, 수많은 배달음식에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탄력 없이 축 늘어진 뱃살을 보고 있자니, 몸은 참 정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몸의 작은 신호들을 따라가 보기로 한다. 어쩌면 그것을 통해 지금 내가 가진 삶의 문제들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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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대체로 평탄하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그러나 이것은 내가 살아온 것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
나보다 먼저 살아온, 함께 살고 있는 누군가의 양심, 용기, 성실함이 내게 준 선물.

당신이 애써 산 오늘이 가장 큰 선물입니다.
건강하시기를. 부디...
By. 도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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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 뭘 먹을까?

프로바이오틱스는 ‘적정량을 섭취했을 때 숙주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살아있는 미생물’이다. 즉 독성이 없는 유산균을 말한다. 식약청에서 인정한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은 다음과 같다. “유산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 배변 활동원활, 체지방 감소, 여성의 질 건강, 면역과민반응에 의한 피부상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외에도 여러 연구 결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져있다. 장이 제2의 뇌라고 불리는 이유는 장에 위치한 신경계가 두뇌와 별개로 활동하는 기전이 있기 때문이다. 이 신경계는 체내 세로토닌의 95%를 생성하고 병원체를 감지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따라서 장이 건강하면 면역력도 올라가고 정신건강도 개선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듯 장내 미생물의 중요성이 밝혀지면서 관련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는 사람이 잘 소화할 수 없는 이눌린이나 올리고당 같은 탄수화물이나 식이섬유를 말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 같은 자가면역질환의 경우에는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병행하는 신바이오틱 요법이 유용하다고 알려져 있다. 포스트바이오틱스는 프로바이오틱스의 대사산물을 말하는데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한다면 굳이 포스트바이오틱스까지는 불필요할 것이다. 심각한 장질환이 아니라면 프로바이오틱스 복용만으로도 충분하다. 더불어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먹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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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치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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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문탁님의 댓글

문탁 작성일

문탁입니다. 하하...밑도 끝도 없이 이게 올라갈줄이야.....

문탁네트워크에서 작년에 세상에서 가장 작은 약국, 일리치약국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올해 뉴스레터를 시작했어요.
그 첫 호가 3월1일 발간되었구요.

문탁네트워크 친구단체인 감이당에게도 이 소식을 알리고, 혹시 구독하실분은 '구독'을 누르셔서 (많이 구독해주세요^^)  이름과 이멜 주소만 적어서 저희에게 보내주시면 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감이당님의 댓글

감이당 댓글의 댓글 작성일

문탁샘, 반갑습니다~^^ 문탁의 새로운 약진 소식에 냉큼 받아 올렸습니다~
소식지를 읽는 동안, 잠시나마 제 몸을 돌아보게 되네요.
약국이 생겼단 소식은 들었지만 멀어서 구경갈 엄두도 못냈는데,
이렇게 한 달에 한 번 소식을 받아볼 수 있다니, 주치의가 생긴듯 든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