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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새겨진 우주이야기] 나는 왜 운명학에 꽂혔는가? (3)
 글쓴이 : 감이당 | 작성일 : 22-05-06 11:19
조회 : 252  

나와 우주의 만남

윤순식(남산강학원)

동양의 세계관 - 천지인 상응(天地人 相應)

개인은 물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잘살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고 조율하는 윤리가 필요하다.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삶이며 함께 어울려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하는 고민은 인간 역사의 주된 관심사였다. 인간사의 오랜 주제인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를 동양에서는 천지인 상응(天地人 相應)이라고 하였다. 동양의 사유에서 ‘천지(天地)’는 우주, 세계, 자연 등을 포괄하여 이르는 말이다. 상응한다는 것은 서로 느껴서 응한다는 것이다. 즉 천지의 이치와 사람의 이치가 다르지 않으며, 나아가 인간과 우주는 연결되어 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동양에서는 태초의 우주를 무극(無極)의 상태라고 보았다. 무극은 끝이 없다는 뜻이다. 천지 만물이 생기기 전 세상은 하나의 덩어리로 뒤엉켜 있는 혼돈 그 자체였다. 무극은 경계도 한계도 없는 상태인데, 그것은 우주 만물 생성의 근원이 되는 기운이기에 태극(太極)이라고도 한다. 한 덩어리로 엉겨 있던 우주는 끊임없이 일어나는 기(氣)의 움직임으로 두 갈래로 나뉘기 시작한다. 하나에서 둘로 분화하면서 음(陰)과 양(陽)이 생겼다. 세상은 음과 양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것들이 끊임없이 서로 대립한다. 예를 들면 하늘은 양이고 땅은 음이다. 해는 양, 달은 음, 낮은 양, 밤은 음, 남자는 양, 여자는 음, 밝은 것은 양, 어두운 것은 음, 큰 것은 양, 작은 것은 음, 활동적인 것은 양, 정적인 것은 음으로 나뉜다. 그러나 음양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개념이다. 양은 작은 것에 비해 크다는 것이고 음은 큰 것에 비해 작다는 것이다. 만약 기준이 달라지면 큰 것도 작은 것이 될 수 있고, 작은 것도 큰 것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음양을 다른 말로 양의(兩儀)라고도 한다. 양의는 ‘두 가지 모습’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음양은 대립하는 두 가지 존재가 아니라, 동일한 존재를 서로 다른 입장으로 인식한 결과 생겨나는 두 가지 명칭이다. 음양의 판단은 그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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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음양은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 해가 지면 달이 뜨고, 달이 지면 해가 뜨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양은 음으로 음은 양으로 끊임없이 흐른다. 양이 물러나는 것은 곧 음이 생겨나는 것이고 음이 물러나는 것은 곧 양이 생겨나는 것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음과 양이 교차하는 우주의 질서를 공자는 “도(道)”라고 하였다.(일음일양지위도 一陰一陽之謂道, 『주역』 「계사상전」 제5장) 그리고 공자는 끊임없이 한번은 음이 되고 한번은 양으로 변해가는 이 음양의 이치를 구현해 가는 행위를 선(善)이라 하였고, 그것을 나의 몸에서 만들어 가는 것을 본성(性)이라고 하였다.(「계사상전」 제5장) 음양의 이치 중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음과 양이 만나면 새로운 존재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이 만나 비나 태풍 같은 자연 현상이 일어나고 남자와 여자가 만나 아이가 태어나는 이치다. 인간사를 포함한 세상의 모든 일은 음양의 상호작용으로 일어난다. 공자는 이 우주 만물의 생성과 변화의 이치를 일컬어 ‘역(易)’이라고 한다.(생생지위역 生生之謂易, 「계사상전」 제5장) ‘생’은 낳는 일이자 기르는 일이고 ‘생생’은 끊임없이 생하는 것이다. 음양이 화합하여 끊임없는 생성을 이룩하는 것, 상반되는 두 가지 속성들이 대립하고 순환하면서 조화를 이루어 내는 것, 공자는 이것이 우주 만물의 생성 원리이자 우주 질서의 이치라고 말한다. 음양은 다시 목화토금수, 오행(五行)으로 분화하는데 오행은 다음 글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인간이 우주 만물과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유는 공자와 맹자로 대표되는 유학에서 ‘천인합일(天人合一)’ 사상으로 나아간다. 우주(자연)와 인간은 하나라는 말이다. 천인합일 사상은 유학 사상의 기본적 바탕을 이룬다. 공자는 우리를 둘러싼 우주의 생명력이 어질다(仁)거나 성실하다(誠)고 말한다. 우주는 그 안에 담고 있는 모든 것을 생육하고 보살핀다. 공자는 이러한 생명력이야말로 선한 것 중에서 가장 선한 것으로 여겨 우주를 지극히 선한 것, 최고의 선이라고 보았다. 우주의 생명력은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를 생생하게 하는 어진 것이고 그러한 우주의 본성을 안고 태어나는 인간 또한 선한 존재이다. 인간은 하늘과 하나이기에 우주의 속성을 지니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맹자 역시 “자신의 마음을 다하면 본성을 알게 되고, 자기의 본성을 알게 되면 곧 하늘의 이치를 알게 된다.”라고 말한다. 사람의 마음과 본성이 본래 하늘의 이치와 같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렇게 살 수 있는 능력과 의지 또한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한다. 우주의 조화와 순환의 질서와 일치하는 삶, 공자는 그런 삶이야말로 가장 선하고 행복한 삶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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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의학 역시 ‘천지인 상응’을 전제로 하고 있다. 우주의 생성과 변화의 이치는 사람의 생로병사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며 세계적으로 그 진가를 인정받은 『동의보감』은 조선시대 선조의 명으로 허준이 편집한 종합 의학 서적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의학서가 총망라되어 있고 완결하는 데까지 기간이 15년이나 걸렸다. 분량은 총 25권이고 전체 글자 수가 약 130여만 자에 달한다. 『동의보감』은 의학서이지만 목차에서부터 다른 의학서와는 다른 독창성을 보이는데 병의 치료보다 양생(養生), 즉 자기 삶과 몸에 맞는 수양(修養)을 우선으로 두었다. 『동의보감』은 사람에 대해 먼저 알려주고 그다음 병과 탕약, 침을 이야기한다.

『동의보감』에서는 태어나면서부터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가장 근원적인 힘인 선천진기(先天眞氣)를 정·기·신(精·氣·神)의 통합체라고 보았다. 정기신이 우리 몸과 마음을 이루는 토대인데 이를 잘 유지하고 개선하는 것이 양생의 핵심이 된다. ‘이도요병(以道療病)’ 즉, 도로써 병을 치료하라는 것이다. 이런 배치의 근간이 되는 것이 자연과 인간의 연결성이다. 인간이 천지 만물과 연결되어 있음을 아는 것, 인간과 하늘은 서로 감응한다는 ‘천인 상응’의 이치를 따라가다 보면 질병의 예방이나 치유뿐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자기 삶의 실천적 윤리도 깨닫게 된다. 자기 몸을 돌보는 것과 자기 삶의 양생적 실천은 우주의 이치를 이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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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몸을 돌보는 것과 자기 삶의 양생적 실천은 우주의 이치를 이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말이다.

양자 역학을 기본 이론으로 하는 현대 물리학에서도 인간이 우주 속에 독립된 개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 우주적 연결 속에서 살고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우주관을 말한다. ‘모든 것은 다른 모든 것들과 연결되어 있다. 양자역학은 우리를 우주 전체와 얽힌 관계로 만들어 놓았다.’(『우주의 구조』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승산 192쪽)

우주는 한시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를 만들어 낸다. 이 변화의 때(時)를 알기 위한 학문이 운명학이다. 이를 위해 선조들은 하늘을 관찰했다. 별들을 보면 하늘의 시간을 알 수 있고 하늘의 시간을 알면 인간의 운명을 알 수 있다는 게 운명학의 기본 이치다. 때를 안다는 것은 살아가면서 많은 문제와 번뇌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사주명리는 변화하는 우주의 시간을 좌표 삼아 음양과 오행이 펼치는 상생과 상극의 흐름을 이용하여 인간을 탐구해 간다. 천지 만물이 한시도 쉬지 않고 변화하는 것처럼 인간 역시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우주의 일원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우주와 상응하면서 존재한다. 인간은 그 변화 속에서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조화를 이루며 역동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 연결고리 안에서 나의 삶은 타인의 삶과 떨어져 있지 않으며 인간의 양생은 우주 만물의 양생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매 순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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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좋고 나쁨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것처럼 우리 삶 또한 좋고 나쁜 것은 없다. 단지 변화하고 순환할 뿐이다. 많은 고전과 성인들은 이런 우주의 이치를 모르는 것이 무지(無知)라고 일갈한다. 사실 우리는 우주와의 연결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대부분의 생을 살아간다. 그래서 많은 시간을 자신에게 닥친 사건들에 메어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한다. 인류의 앎은 인간과 천지 만물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역사적 프로세스를 이어왔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의 방향은 이런 연결선 상에 있다. 이걸 깨닫는 것이 무지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이런 이유로 사주명리와 별자리를 알고 인문학적으로 나의 삶을 해석해 보는 것은 나와 우주와의 연결성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고 역사성이 있는 일이다. 천지인 상응이란 이런 우주의 변화에 반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변화하는 이 기운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답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 우리는 이미 별로 태어났지 않은가. 나와 운명, 나와 우주와의 만남은 변화와 순환하는 우주의 기운과 상응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 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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