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같은 쌍둥이자리는 뭔가 소식을 전하는 걸 좋아한다. 쌍둥이자리를 대표하는 단어가 ‘소통’이다. 메신저 역할은 쌍둥이자리들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 혼자 있는 것보다 가능한 많은 사람과 만나 생각과 정보를 나누는 것이 이들의 즐거움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싶고 많은 사람과 교류하고 싶은 쌍둥이자리는 최고의 수다쟁이이자 소통의 달인들이다.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이들은 지성과 이성으로 소통한다. 쌍둥이자리의 재능중 하나가 서로 다른 분야의 것들을 하나로 연결하고 통합해 내는 능력이다. 특히 언어로 전달하는 능력이 좋다.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능숙하게 말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불리하거나 궁지에 몰리면 순식간에 대화의 주제를 바꾸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 임기응변에 능하다고 할까. 이럴 때 주위에서는 말로만 해결하려 든다거나 진지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종종 이기적이고 무책임하다는 원성을 들을 수도 있다.
글솜씨가 뛰어나 유려한 문장으로 언어를 짜임새 있게 조합하는 능력이 있어 작가의 별자리라고도 불린다. 이런 재능 때문에 작가나 기자, 방송인 중에 쌍둥이자리가 많다.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책을 다양하게 보는 편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 방식이 처음 부분을 읽다가 중간에 건너뛰고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며 읽는다. 또 앞부분을 읽고 곧바로 마지막 부분을 읽기도 한다. 쓱 훑어보아도 영리한 머리로 요점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새로운 정보를 좋아하기 때문에 사물을 깊이 파고드는 것이 서툴다. 길게 이야기하면 중간부터 듣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그렇게 대강 빠르게 습득한 지식은 피상적인 것이 되기가 쉽다. 피상적이라는 것은 앎과 삶이 따로 노는 것이다. 머리로만 알 뿐 실제로 자기 삶에는 어떤 변화도 줄 수 없다는 뜻이다. 쌍둥이자리에게 자유로운 바람처럼 자신의 풍부한 지식을 사람들과 기꺼이 나누는 것이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과의 대화’이다.
쌍둥이자리의 기호는 마치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듯한 모습으로 쌍둥이를 연상케 한다. 쌍둥이자리는 두 명이라고 보면 된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노래가 있는데 쌍둥이자리의 내면을 잘 표현한 노래다. 쌍둥이자리를 만날 때는 한 명이 아니고 두 명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그리스신화에서 쌍둥이자리는 스파르타의 왕비 레다의 쌍둥이 아들이다. 두 아이 중 하나는 신의 아이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의 아이다.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가 레다를 유혹하여 낳은 아들이 폴룩스(폴리데우케스)이고, 남편인 왕의 아들이 카스토르다. 폴룩스는 신의 아들이기에 불사의 몸을 타고났지만, 카스토르는 언젠가 죽어야 하는 인간의 운명을 타고났다. 둘은 아버지가 다른 형제였지만 우애만큼은 좋았다. 어느 날 격투 중에 인간인 카스토르가 죽는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던 동생이 죽자 슬픔을 감당하지 못한 폴룩스는 죽으려고 한다. 그러나 불사신의 몸인 그는 죽을 수가 없었다. 폴룩스는 제우스에게 자신도 죽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동생을 살리고 싶다면 남은 생명의 절반을 나눠주어야 한다는 제우스의 말에 폴룩스는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는다. 결국 제우스는 이들을 하루의 반은 땅의 세계(또는 지하)에서 하루의 반은 올림포스에서 번갈아 오가며 지내도록 하였다. 죽음의 순간까지도 함께한 형제는 밤하늘의 쌍둥이자리로 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