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새로운 길을 여는 힘을 가지고 있다. 니체는 말한다. ‘따뜻한 봄바람은 수소, 그러나 밭이나 갈도록 길들여진 수소가 아니다. 그것은 성난 뿔로 얼음을 마구 깨부수는 난폭한 수소이자 파괴자다! 깨어지면서 얼음은 판자다리를 무너뜨리게 된다!’(『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p.332) 과연 그렇다. 이전의 청년들은 기존의 길에서 벗어나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분투했다. 1960년대 후기산업사회의 과도한 물질주의를 거부하고 주류사회의 가치에 반항한 히피들. 그들은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며 국가 권력에 저항하기 위해 서로 연대했다. 비틀즈, 로큰롤도 그들 문화의 산물이다. 우리나라의 80년대 청바지를 입고 통기타를 치며 평화를 노래한 것도, 짱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국가 폭력에 저항했던 것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갑목의 추동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20세기의 청년운동이 주력했던 것은 바로 시스템의 혁명이었다. 그 결과 제도와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디지털 문명의 도래와 함께 매뉴얼이 새로운 종교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럼 우리 시대에는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할까? 촘촘한 그물망 사이로 틈새를 파고들어 가 보자. 대학을 갈 때, 내가 정말로 원하는가를 한 번 더 묻고, 연애의 매뉴얼 대신 내 앞에 있는 상대와 터놓고 얘기하는 것. 학원, 편의점을 벗어나 자율성과 능동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탐색해보는 것. 마지막으로 정말 목숨이 위험할 때는 자신의 생명력을 믿는 것 등등. 을목은 자신의 현장에서 작고 미세한 틈 사이로 가지를 뻗어 나간다. 에둘러서 돌아가기도 하며 주변의 지형지물과 활발히 소통한다. 그렇게 휘감아 오르다 보면 나중에는 거대한 벽도 타고 넘을 수 있다.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