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결혼 목표는 “최소 비용, 최소 노력”이었다. 최대한 평범하게, 형식만 갖추는 것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남친과 나는 저렴하다고 소문난 결혼 박람회장에 도착했다. 최저 결혼율이라는 언론 보도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많은 예비 신혼부부들이 와있었다. 결혼식 준비의 3대 요소는 “스드메”이다.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각 업체에 따라 가격은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남친과 나는 스튜디오 촬영은 스냅사진으로 대체하기로 하고 결혼식 당일에 입을 드레스와 메이크업 업체만 골랐다. 기본적인 업체로 정해서 비용은 65만 원! 생각보다 저렴했다. 게다가 우리의 예상 결혼 일자는 감이당 방학인 1월 중순. 마침 결혼하려는 커플이 가장 없는 비수기란다. 그 덕분에 3달 전에 예식장에 갔는데도 원하는 날에 식장 대여료 하나 없이 계약할 수 있었다. 일단 결혼식장과 드레스, 메이크업이 해결되니 막막했던 마음이 개운해졌다.
결혼식이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마치 미션 수행하듯 하나하나 해치우고(?) 있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청담동을 몇 번이나 드나들었다. 왜 거의 모든 웨딩 업체가 청담동에 몰려있는지! 그러다 뜻밖의 장애물을 만났다. 느닷없는 한복이 걸림돌이었다. 우리는 결혼식에서 입을 한복을 대여하기로 했다. 결혼식 전, 업체를 방문해서 미리 입어보며 길이를 재고 어떤 색으로 할지 골랐다. 추천해주시는 것으로 정하고 사진을 찍어 엄마에게 보냈다. 며칠 뒤, 외할머니께 연락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