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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주역]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존재의 변환
 글쓴이 : 감이당 | 작성일 : 19-12-01 16:12
조회 : 122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존재의 변환





이한주(감이당 금요대중지성)

 

澤火 革  ䷰

革, 已日乃孚, 元亨, 利貞, 悔亡.

初九, 鞏用黃牛之革.

六二, 已日乃革之, 征吉, 无咎.

九三, 征凶, 貞厲, 革言三就, 有孚.

九四, 悔亡, 有孚, 改命, 吉.

九五, 大人虎變, 未占有孚.

上六, 君子豹變, 小人革面, 征凶, 居貞吉.

 

공부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마주한 것이 탐진치의 번뇌 속에서 허덕이는 나 자신이었다이때 귀에 들어온 말이 존재의 변환이었다지금까지와는 다른 존재로 살 수 있다는 말이 정말 매력적이었다그래서 존재의 변환을 공부의 목적으로 삼았다하지만 이 목적 때문에 더 큰 번뇌를 안게 되었다.

처음에는 고전을 읽고 분석하고 글쓰기로 수련하는 과정을 그저 열심히 밟아나가면 나의 존재가 바뀔 줄 알았다고전을 체득했다고지금까지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다고자신의 존재가 변했다고 착각에 빠진 적도 있었다하지만 이런 착각을 산산조각 깨트려주는 곳이 공부의 현장이었다그때마다 깨달았다. ‘여전히 나는 변하지 않았구나!’ 이런 과정을 몇 년간 겪다 보니 존재가 변하기는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그러면서 변하지 않는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 찾아왔다그런데 택화혁 괘를 공부해보니 그동안 존재의 변환을 오해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혁괘의 괘상은 불 위에 물이 있는 모습이다물이 불을 없애고불이 물을 말려서 서로 변혁하는 것이다서로 극하는 관계가 위아래로 만나 서로 없애려 하면서 새로운 변혁이 일어난다그야말로 새로운 존재의 변환이 일어난 것이다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옛것이 오래되어 존재의 합당한 이치를 잃어버리게 되었으므로 마땅히 변하여 새로워져야 할 때가 왔기 때문이다.

혁괘의 괘사에서는 이일내부원형이정회망(已日乃孚元亨利貞悔亡.)”이라고 한다변혁은 하루가 지나야만 믿게 되니크게 형통하고올바름을 굳게 지키는 것이 이롭다는 뜻이다변혁은 옛것을 파괴해야지만 일어난다따라서 파괴 후에 후회가 올 수도 있음 괘사에서는 말하고 있다변혁한다고 무조건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지금까지 살던 방식을 바꾸었기 때문에 아무런 이익이 생기지 않을 수도오히려 삶이 피폐해질 수도 있다그래서 변혁의 때에는 후회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따라서 이때에는 신중함과 올바른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이런 마음으로 변혁의 마땅한 이치를 깨달아 변혁의 도를 얻고 지속성을 가지고 행하면 모든 사람들이 믿게 된다는 것이 괘사가 말하는 바다혁괘의 효들은 이때의 구체적 모습들을 보여준다이 중 구오효는 변혁의 최종심급이다.

구오효는 대인호변 미점유부(大人虎變 未占有孚)” 대인이 호랑이로 변하는 것이니점치지 않아도 믿음이 있다는 뜻이다대인이 호랑이로 변했다니대인은 어떤 사람이고 호랑이로 바뀌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문언전에서는 무릇 대인이란 천지와 그 덕을 합하고일월과 그 밝음을 합하며사시와 그 차례를 합하고귀신과 그 길흉을 합하는 자라고 한다대인은 성인의 경지라고 할 수 있겠다그런데 이 경지의 대인이 그냥 사람으로 있지 않고 호랑이로 변한다동파는 대인이 호랑이로 변혁했다는 것은 천하를 일신(一新)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이는 대인의 변혁이 억지로 마음을 낸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천하를 새롭게’ 하는 것이 어떻게 억지로 마음을 낸다고 되겠는가정이천은 이것을 천지의 음양이 미루어 옮기고 고치고 바뀌어 사계절을 이루어서만물이 이에 생겨나고 자라고 이루어지고 끝마치는 것의 마땅함이라고 한다대인이 호랑이로 바뀐 것은 천하가 변혁하여 사계절이 이루어지는 이치와 같다이는 누구나 점을 치지 않아도 능히 믿을 수 있는 사실이다.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올까?”라는 의문이 일어나 점을 치는 사람이 있을까사계절은 변혁의 때가 되어 변했을 뿐이다그러므로 이와 동일한 현상인 대인의 변혁은 점을 치지 않아도 될 만큼 믿음이 있는 변혁이다이 변혁은 지극히 당연한 세상의 이치에 의한 것이었기에 호랑이 문양이 선명한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구오효의 대인의 변혁을 알고 나니, ‘존재의 변환이란 의지를 가진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노력하면 이루어질 것처럼 목표를 가지고 접근할 것도 아니다마땅한 이치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변혁때가 되면 드러나는 것이 존재의 변환이다이 이치를 몰랐기 때문에 나는 새로운 번뇌에 빠지게 된 것이었다.

매 순간 우리는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자연에 사계절이 있는 것처럼 인간에게도 생로병사가 있다이 과정이 우리 삶의 변혁의 때이다하지만 우리는 늘 잊어버리고 지나친다그리고는 사후 약방문 두드리는 식으로 살아가고 있다그리고는 늙은 뒤에 젊음에아픈 뒤에 건강한 것에 집착하여 탐진치의 번뇌 속으로 들어간다.

그런 의미에서 공부의 시작했다는 것은 참 다행이다공부를 하다 보니 생로병사의 과정그 속의 미세한 마디마디 현재를 종종 만나게 된다그 순간 세상이 새롭게 보인다옛것을 버리고 현재에 서 있기에 새롭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그러므로 존재의 변환은 목적이 될 수 없다변혁의 때를 가고 있는데 또다시 존재의 변환을 목적으로 삼을 필요가 있겠는가그저 이 변혁의 때를이 과정을 무심히 가면 된다여기에는 좋고 나쁨도 없다언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질 필요도 없다현재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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