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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주역]개과천선, 친구와 하늘이 돕는 유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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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이당 작성일19-12-19 22:25 조회1,3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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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친구와 하늘이 돕는 유익함



박장금 (감이당 금요대중지성)

風雷益   ䷩

利有攸往利涉大川.

初九利用爲大作元吉无咎.

六二或益之十朋之龜弗克違永貞吉王用享于帝.

(혹 증진시킬 일이 있으면 열 명의 벗이 도와주는 것이다거북일지라도 이를 어길 수가 없으나오래도록 올바름을 굳게 지키면 길하니왕이 상제에게 제사하더라도 길하다.)

六三益之用凶事无咎有孚中行告公用圭.

六四中行告公從利用爲依 遷國.

九五有孚惠心勿問元吉有孚惠我德.

上九莫益之或擊之立心勿恒凶.

우리가 감이당에 모여서 공부하는 이유는 각자 자기 삶에서 유익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유익함을 끊임없이 질문하지 않으면 공동체는 곧 시설이 되어 버린다. 매너리즘에 빠지고 의존적이며 자기 것만 챙기는 이기적인 신체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그렇다면 내 것만 챙기는 이기심과 공동체적 유익함은 어디서 갈리는 것일까. 풍뢰익괘에서 한 수 배워보기로 하자.

풍뢰익은 산택손 다음에 오는 괘이다. 손괘는 손해를 뜻하는 동시에 덜어냄을 의미했다.(산택손괘 링크) 계속 덜어내다 보면 반드시 다시 차게 되는 게 자연의 이치이므로 익에 이른다. 괘사를 보면 “익은 일을 진행해나가는 것이 이롭고큰 강을 건너는 것이 이롭다.”(利有攸往利涉大川)로 시작된다. 공자님 주석에 의하면 구오 군주와 육이 신하가 중정한 도로 상응하기 때문에 천하를 유익하게 하여 경사스러운 복을 누리게 된다고 한다. 여기서 큰 강을 건넌다는 표현은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그 행위를 멈추지 말고 유익함을 천하에 펼쳐야 이롭다는 뜻이다. 마치 하늘이 천도의 방향을 설정하고 땅은 그것을 받아 만물을 낳아서 기르니 만물이 각자의 본성을 드러내므로 유익하다는 것.

상전에서 공자님은 군자는 바람이 불면 우레가 빠르게 움직이고, 우레가 격렬해지면 바람이 거세지는 모습을 보면서 ‘유익함’을 떠올린다고 말한다. 즉, 우레는 바람에게 도움이 되고, 바람은 우레에게 도움이 되면서 각자의 능력이 커지는 것을 군자는 포착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얻은 군자의 결론은? 누군가의 선한 점을 보면 그것을 바로 실천하고, 허물을 보면 바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 삶에서 이것보다 더한 이익은 없다는 것이다. “바람과 우레가 서로 증진시키는 것이 익괘의 모습이니 군자는 이것을 본받아 좋은 것을 보면 즉시 실천하고 허물이 있으면 곧바로 고친다.(風雷益君子以見善則遷有過則改) 우리가 아는 ‘개과천선’은 풍뢰익에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삶에서 최고의 이익이 고작 개과천선? 참으로 낯설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보통 지식이나 학벌이나 돈 등등 어떤 소유를 떠올린다. 하지만 진정한 이익이란 개과천선의 태도인 것이다.

아! 이것이 삶의 유익함이자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도 나를 진솔하게 드러내고 나의 허물을 고치고자 하는 게 아니겠는가. 그럴 때 주변의 사람들은 나를 촉발하고 나도 그들을 촉발하는 관계가 된다. 육이는 이런 모습을 잘 드러낸다. “혹 증진시킬 일이 있으면 열 명의 벗이 도와주는 것이다거북일지라도 이를 어길 수가 없으나오래도록 올바름을 굳게 지키면 길하니왕이 상제에게 제사하더라도 길하다.”( 六二或益之十朋之龜弗克違永貞吉王用享于帝여기서 열 명의 벗이란 많은 벗들이 와서 도움을 준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거북은 길흉을 점치는 도구를, 제사는 하늘과의 감응을 의미한다. 정리하자면 개과천선을 하고자 한다면 모든 친구들이 도와주고 점을 쳐도 어긋날 수 없고 하늘이 감응할 정도로 천지 만물이 자신을 돕는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를 견지하면 좋으련만 익괘 마지막에서 문제가 생긴다. 유익하게 해주는 이가 없고어떤 이는 공격한다마음을 세우는 데에 욕심을 지속시키지 말아야 하니흉하다.” (上九莫益之或擊之立心勿恒凶어느 순간 개과천선의 비전은 없어지고 자신의 이익에 집착하게 된다는 것. 이런 마음은 참으로 익숙하다. 나의 연구실 생활을 돌아보면 초기에는 배운다는 것이 경이로웠다. 그러면서 연구실은 직장, 도서관, 집, 놀이터가 결합된 복합 융합 공간이 되었고 많은 사람을 만났고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 어느 순간 배려받는 위치에서 배려하는 위치로 모드 전환을 해야 할 때가 왔다. 그때 난 바로 알아채지 못했다. 계속 배려받는 위치에 머물고 싶었던 것이다.

처음에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군가가 배려의 마음을 냈기 때문이다. 그것을 망각할 때 자기 것을 챙기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이 올라온다. 이때 바람과 우레가 협업하여 힘을 불어넣는 관계를 기억하자. 그런 관계 속에 있을 때 개과천선이 가능하다. 만약 그런 태도 없이 이익만을 탐한다면 결국 누군가의 공격을 받게 돼서 흉할 수밖에 없다고 주역은 경고성 멘트를 날린다. 마음을 비우면 주변 친구들을 포함한 천지 만물의 배려 속에 늘 살고 있음이 보인다. 이기심으로 인해 보지 않았을 뿐! 하여 때로는 배려를 받고 때로는 배려를 하는 모드 전환을 하는 힘. 그런 능력이야말로 삶의 유익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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