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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주역]불타는 사랑으로 결혼해도 될까
 글쓴이 : 감이당 | 작성일 : 20-01-12 14:48
조회 : 140  






불타는 사랑으로 결혼해도 될까


박장금 (감이당 금요대중지성)

雷澤歸妹   

歸妹 征凶 无攸利.

여자가 시집을 함부로 가면 흉하니, 이로운 바가 없다.

初九歸妹以娣 跛能履 征吉.

시집가는 일에 첩으로 보내는 것이다. 절름발이가 걸어가는 것이지만 가면 길하다.

九二眇能視 利幽人之貞.

애꾸눈이 보는 것이니, 그윽한 은둔자의 올바름이 이롭다.

六三歸妹以須 反歸以娣.

시집가는 일을 기다리는 것이니, 잉첩으로 다시 시집보낸다.

九四歸妹愆期 遲歸有時.

시집가는 데에 혼기가 지난 것이니, 지체하여 시집을 가는 것은 때가 있기 때문이다.

六五帝乙歸妹 其君之袂 不如其娣之袂良 月幾望 吉.

제을이 소녀를 시집보내는 것이니 본처의 소매가 잉첩의 소매의 아름다움보다 못하니달이 거의 차면 길하다.

上六女承筐无實 士刲羊无血 无攸利.

여자가 광주리를 받드나 담긴 것이 없고, 남자가 양을 베지만 피가 없으니 이로운 바가 없다.

뇌택 귀매는 결혼의 괘이다. 귀매의 ‘귀()’는 돌아온다는 의미이다. 여자의 결혼을 ‘시집으로 돌아온다’는 의미로 본 것이다. 여기에는 여자라면 누구나 시집을 가야 하고, 가야 할 곳으로 돌아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지금 시대 감각으로 보면 남녀 불평등이라고 난리가 날 말이지만, 그 시대적 맥락을 이해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외가(外家)’도 귀매와 연관이 있다. 여자가 시집가기 전에 살던 집을 우리는 ‘외가’라고 부른다. 외는 바깥 외(外)자로 여자가 시집, 즉 돌아갈 곳으로 갔으니 그전에 살았던 집은 ‘밖의 집’이 된다. 시집, 외가 모두 여자 중심으로 말해지는데 이것은 모계 사회의 흔적이다. 중국 상고 시대에는 모계 사회로 어머니만 알았지 아버지는 몰랐다고 한다. 성(姓)이라는 글자만 해도 ()’ + ‘()’의 조합으로 원래 성은 어머니 성을 따르는 것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문명 초기에 여성은 사회를 구성하는 멤버로써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생명을 창조하는 자는 여자가 아닌가. 아무튼 뇌택 귀매도 이런 배치 속에서 만들어 졌음을 생각하면서 귀매 괘를 만나보기로 하자.

귀매는 괘사부터 심상치가 않다. ‘여자가 시집을 함부로(섣불리가면 흉하니이로운 바가 없다.’(歸妹 征凶 无攸利다른 괘에 있는 형, 길 등 좋은 글자가 하나도 없다. 결혼이라는 기쁜 일에 왜 이런 괘사가 붙은 걸까. 뇌택 귀매는 우레가 위에 있고 아래에 연못이 있는 모습이다. 우레가 치면 못이 출렁이듯이 ‘기쁨의 태괘’가 ‘움직임의 진괘’를 따른다. 남녀의 결혼은 기쁜 일이다. 하지만 기쁨만을 추구하다보면 쾌락에 집착할 수 있음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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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이 출렁여서 기쁨이 온다는 것은 현대 과학이 밝힌 ‘사랑은 호르몬이 결정한다’는 이야기와 통한다. 남녀가 사랑을 할 때 설레고 활력이 넘치는 것은 ‘도파민’ 때문이라고 한다. 초기에 불타는 사랑의 정체는 바로 호르몬 작용이었던 것. 계속 나오면 좋으련만 최대 유효 기간이 3년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도파민은 흥분을 자극하는 호르몬으로 몸의 항상성 유지를 위해 계속 나오면 몸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난 연구실에서 부부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대부분 남편 or 아내가 결혼 초기와 달리 변했다는 내용이다. 귀매 괘에 의하면 물결이 출렁이는 때에 만났다면 출렁이지 않을 때도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하여 귀매 괘는 결혼을 하려면 기쁨이 아니라 ‘부부의 도’를 지켜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부부의 도란 무엇일까.

귀매의 여섯 효는 결혼과 관계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중 육오 효가 인상 깊었다. 제을이 소녀를 시집보내는 것이니 본처의 소매가 잉첩의 소매의 아름다움보다 못하니달이 거의 차면 길하다.(六五帝乙歸妹 其君之袂 不如其娣之袂良 月幾望 吉제을은 상고 시대인 상나라의 황제이다. 황제인 제을이 공주를 제후국 문왕에게 시집을 보낸다는 의미이다. 요즘 시대로 보면 엄청난 집안의 딸이 평범한 남자와 결혼하는 것과 비슷하다. 공주는 작은 나라에 시집가지 않겠다고 거부할 수도 있고, 결혼한다 해도 대우받기를 원할 것이다. 하지만 공주는 남편의 조건에 맞게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어서 예를 따랐다. 본처의 소매가 잉첩의 아름다움보다 못하다는 것은 겸손함을 의미할 뿐 아니라, 외모를 통해 상대를 기쁘게 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육오는 예를 존중하고 외모에 집착하지 않음을 그 소매가 첩보다 소박한 것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 시대와는 참으로 다르다. 좋은 조건을 찾아 결혼하지 못해 안달할 뿐 아니라, 그 조건을 얻기 위해 얼마나 용모를 절차탁마하는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조건을 찾아 결혼하고 판타지가 깨지면 사네 마네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모두 물이 출렁이는 기쁨, 호르몬 작용에 머물고 싶은 욕망이 아닐까. 아무튼 제을 공주 이야기는 신분이 높은 자와 낮은 자의 이야기로 볼 수 있지만, 결혼이란 자신을 내려놓고 상대를 존중하는 훈련 속에서 이루어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결혼이란 타자와 인연을 맺는 것이고 상대의 상황을 고려하여 중도를 지켜야 함을. 그래야 부부의 연을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항상성을 주역에서는 ‘달이 거의 차면(月幾望)’으로 표현한다. 달이 완전히 차면 기우는 것만 남았다. 하지만 달이 거의 차오를 때란 겸손함을 견지함으로써 꽉 차지 않게 조절함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역은 길하다고 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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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과학에서도 불타는 사랑은 도파민으로 시작되지만 그것에 의존하면 바로 권태기로 접어든다고 한다. 대신 서로 존중과 배려 속에서 반려자의 삶을 살게 되면 ‘세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생성된다고 한다. 부부의 도에 맞는 결혼이란 세라토닌을 분비하게 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귀매괘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결혼은 기쁨을 주는 도파민에서 시작하지만 세라토닌으로 전환할 수 있는 부부의 도, 즉 상대를 존중하는 수행하는 마음으로 결혼을 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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