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2: 안녕하세요, 스님, 저는 여기서 공부한 지가 좀 됐었는데, 저는 앞으로 ‘내가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계속되는 것 같아요. 지금은 젊고 힘이 있으니까, 뭐든 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지만, 나중에 시간이 좀 지나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뭘 먹고 살아야 하지?’ 이런 고민도 들고, 만약 여기서 나가게 된다면 ‘난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다’ 이런 불안감이 있는 데 그런 것들이 왜 계속 생기는지 궁금합니다.
정화 스님: 방금 말한 거랑 똑같은 거예요. 홀로서 경제활동을 온전히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착각이라는 거예요. 그런 것조차도 다양한 의존 관계를 서로 만들어서 함께 도모해가는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것이 자립의 필수라는 것이에요. 이것은 지금만 필수적인 것이 아니고 생존이 조건 자체가 그런 거예요. 우리가 살아있는 생물들의 삶 자체가 네트워크 관계로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런 네트워크가 다 끊어졌을 때도 홀로 설 수 있는 사람이 자립한다는 생각 자체가 틀린 거예요.
그래서 ‘여기서 나가서 홀로 서면 어떻게 될까?’ 그런 게 아니고 여기서 이루어진 네트워크처럼 다음에 다른 관계를 만들면, 거기서 또 관계를 만들어서 함께 삶을 도모하는 시스템을 만들면 되는 거예요. 그럼 거기서 함께해서 밥도 나오고 함께 잠자리도 나오고 살면 돼요. 그 예 중 하나가 도쿄에 사는 청년 하나가 있는데, 부모에게 물려받았는지 어떤지 모르겠는데, 동경에 자기 집이 한 채가 있었어요. 그래서 얘가 어떻게 알게 해서 다른 나라에서 일본에 여행 온 사람들한테 자기 집을 무료로 다 빌려줘. 대신 그렇게 해서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니까, 자기도 좀 그 나라 가면 그 나라 사람들이 자기 집을 빌려줘. 그래서 그 한 사람을 통해서, 풍족하지 않은 사람들이 세계여행을 할 때, 잠자기가 만만치 않잖아요. 그걸 가지고 해결해서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여행도 하고, 재미있게 사는 그런 것이 한 번 한국에 소개된 적이 있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