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스님: 우선 유재석씨가 진행하는 ‘뉴퀴즈 온 더 블럭’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걸 보고 있는데, 은평구인가 불광동 쪽에서 어떤 초등학교 여학생에게 물어본 게 있는데, 충고하고 잔소리하고 어떻게 다르냐고 물어보니까. 4~5학년 여학생이 그때 이런 말을 해요. “잔소리 기분 나빠요!” “충고는요?” “진짜 기분 나빠요.”(일동 웃음) 거기서 (질문자가) 지금 그런 걸 하는 거예요. 진짜 기분 나쁜 것을 하기 때문에 명분은 있지만, 함께 공감하는 장 자체를 닫는 거예요. 너무 훈계하려고 하지 말고, 그런 상태는 그냥 안아주고 이해하고, 내가 이해 안 되면, 저 사람이 살아온 삶 자체를 존중해주는 태도가 필요해요. 나중에 그 사람이 물어봤을 때, “나는 그때 이런 생각을 했었다”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거기다 대놓고 이런 것이 더 옳은 것 같으니까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게 이런 것이야”라고 하면, 받아들이는 사람은 어떻게 합니까? 잔소리보다 더 기분 안 좋은 충고가 되기 시작하고, 가장 빨리 친구로부터 멀어지는 길입니다. 친구와 헤어지는 1번지가 ‘충고’예요.
질문자1: 저는 누구를 감싸주거나 토닥이는 게 그 사람을 약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있거든요.
정화 스님: 그런 걸 많이 받는 사람들이 어려운 일에서 훨씬 자기가 힘을 내서 살 수 있어요. 토닥이고 “좋아해”, “사랑해”라는 말을 많이 듣는 사람이 어려운 상황에서 헤쳐 나아갈 수 있는 힘을 훨씬 더 많이 축적해요. 그래서 가능하면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하는 것을 많이 하는 게 좋아요. 충고하는 것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