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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세요]피드백 받는 게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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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이당 작성일20-03-07 18:26 조회1,9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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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받는 게 힘들어요



청년스폐셜 정리

질문자1: 저는 여기서 공부를 하면서 다른 사람한테서 어떤 피드백을 받거나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하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게 제가 생각했던 거랑 같은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외부에서 시켜서 하는 거야라는 식으로 마음이 가요그래서 그런 이야기들이 나의 사기(邪氣)그런 에너지를 좀 떨어뜨리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이런 걸 어떻게 해야 할까요이런 게 저한테 안 맞는 건지요

정화 스님: 살아온 과정에서 자기 의견을 편안하게 말하지 못하는 건 대다수의 한국 사람들이 느끼는 것이에요. 착한 아들딸 신드롬하고 비슷해요. 전에도 제가 한 번 이런 이야기가 있어서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그 전에 미국에 대사관에 근무하시는 분이 침례교도인데, 한국에 처음으로 외교관으로 왔어요. ‘불교가 무엇인지 한번 알아보고 싶다’ 이런 것도 있겠지만, ‘불교계에서 미국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런 것도 면밀히 살피고 다니는 일 중에 하나겠죠. 그래서 저희가 사는 절에 와서 자주 접하다 보니까 본인 집에 초청을 한 거예요. 식사 대접을 한번 하고 싶다고 해서 한 번 갔어요.

갔더니 우리가 먹을 음식은 채식으로 만들어주고, 자기 친구들 먹는 데는 고기를 이렇게 굽는데 거기서 고기가 이만큼 두꺼운 걸 처음 봤어요. (웃음) 요즘엔 텔레비전에서 자주 보니까 그렇지만 80년대라서 못 봤거든요. 뭐 옛날 어디 보면 “잘 구워주세요, 뭐 구워주세요.” 이런 말이 도통 이해가 안 됐었거든요. 금방 다 익어버리는데 언제 그걸 중간쯤 익을까 했는데…(웃음) 그런데 이제 밥 먹는 과정 중에 서로 막 이야기들을 하더라고 자기들끼리. 그런데 그 집 큰딸이 다섯 살이고 둘째 애가 남자앤데 세 살이에요. 근데 여자애는 별말이 없는데 남자애는 이야기에 자주 끼어들려고 해요. 근데 이 애가 끼어들 때마다 모든 어른들이 이야기를 딱 중지해요. 그리고 그 애한테 이야길 들으려고 딱- 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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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세 살 먹은 어린이가 어른들 식탁에서 자기 말을 할 수 있었다고 한 번도 생각 못 했잖아요. 세 살은 고사하고 스물다섯 먹은 사람도 잘못할 거예요. 그냥 어른들이 하는 말을 잘 들으면 되는, 그렇게 자라왔어요. 바꿔 말하면 하고 싶은 말도 아무도 안 하는 것이 잘 자란 어린이가 된 것처럼 되어있어요. 근데 분위기상 말을 하고 싶은 사람들도 못 하기는 똑같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커서 어느 정도 있으면 그런 것들이 밀어내는 역할을 해요. 그래서 오행으로 보면 수기(水氣)라고 해요, 수기. 원래 오행 중에 수기가 강한 사람에다가 그런 과정을 쭉 겪은 대한민국 사람이면 이제 어느 정도 되면 그냥 옆에 사람이 정말로 필요한 충고를 해도 일단 싫습니다. 다른 데보다 더 싫어해요.

그래서 아마 본인뿐만이 아니라 상당히 일반적으로 자기 생각을 표출해볼 기회를 전혀 못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 갖는 심정이에요. 그래서 그냥 싫어요. 자기 혼자 서서 밥 먹을 힘이 되면 누구 말 듣는 게 싫어지는 거예요. 보통 사람이 한 여섯 살쯤 되면 자기 생각과 다른 사람 생각을 읽어내고, 이제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사건을 보는 게 익혀져 가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자기 시선과 다른 사람 시선을 잘 엮어서 자기 삶과 다른 사람이 존중되는 해답을 만들어내는 것을 통찰력이라고 해요.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말하는걸) 듣기 싫은 게 돼버리면, 흔히 그것을 통해서 뭘 잘 살피는 일이 안 일어나요. 자기 자신은 살피지만, 내가 혼자 사는 게 아니잖아요. 다른 사람하고 관계 속에서 소통하는 어떤 것에서 뭔가를 살펴서 이끌어내야 되는데 그냥 그게 싫은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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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것이 내가 세상을 보는 관점이지만, 거기서 그렇게 (싫은 감정이) 올라오면 잠시 숨을 죽이고 이제 다른 사람을 받아들여서 통찰력 있는 결론을 만드는 훈련을 지금부터 쭉 해야 합니다. 이 통찰력을 정의할 때 그중 한 가지가 그거예요. 자기의 시선과 다른 사람의 시선을 함께 소통해서 여기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을 통찰력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그래서 다른 사람의 시선이 전혀 없으면 자기 시선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역량이 별로 없는 거예요. 근데 우리는 너무나 일방적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함께 통하는 관계가 이십몇 년 동안 한 번도 없었잖아요. 그래서 이제 외부에서 오는 것은 그냥 싫은 거지요. 그러니까 그 싫은 것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왜냐면 “나도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라는 말이고 그 이야기는 당연히 해야 할 이야긴데 못 했던 이야기예요.

그래서 그런 것이 일어나면 ‘아 내가 이런 것을 하고 싶었었는데, (기억도 없는 속에서) 못했다는 상황이 많은 어떤 문화적 환경 때문에 그랬구나.’라고 빨리 자기를 이해하고 난 다음에 이것을 받아들여서 여기서 뭔가를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가는 훈련을 지금부터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거예요. 그것이 안 일어나면 혼자 뭔가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냥 혼자만 있는 것이지요. 흔히 말하는 통찰이라고 하는 것이 안 일어나는 것이지요. 통찰이 잘 안 일어나면, 계속 아까 말한 대로 뭔가 이루고 있지만 이것은 고립돼가는 거예요. 의존을, 평등한 의존 관계가 일어날 수가 없는 거예요. 잘 돼도. 그건 좀 훈련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질문자1: 그럼 어떤 훈련을….

정화 스님: 일단 들으면 감정이 탁 올라오잖아요. 그러면 우선 이런 감정이 올라오는 것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그리고 이제 들어보려고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하다가 기분이 안 좋잖아요. 그러면 계속 듣지 말고, 지금 좀 감정이 올라오니까 잠시 쉬었다가 이야기하자고 얘기해서, 이렇게 해서 그때 순간의 자기감정을 조금씩 이야기하는 훈련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질문자1: 그러면 그런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양방향에서 대화가 끊어지는 게 오히려 맞는 건가요?

정화 스님: 그렇죠. 그래서 이제 분노 게이지만 올라갑니다. 절대로 아까 말한 대로 서로 다른 사유의 통로가 부딪치고 있으면 통찰력이 생기지 않아요. 일어난 사람이 자기주장만 계속 서로 하는데 실제로는 서로 뭔 말하는지 모르고 하고 있는 거예요. 저 사람 말을 내가 해석하는데 이 사람의 실제적 의미하고 상관없이 해석한 것만이 그 순간의 사건이 돼요. 내가 해석한 것만이.

그래서 어떤 책에 보면, 정보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해요. 제 이야기를 들으면 안에서 귀에서 전기 파장만 들리고 제 표정이나 뭐 이런 것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이것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자기의 삶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에요. 이것이 나하고 다른 사람하고 똑같을 수가 절대로 없어요. 그래서 이 언어를 다 듣고 있는데, 실제 이 언어가 담고 있는 정보 그 자체로는 거의 무의미해요. 이걸 통해서 안에서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자기가 살아온 역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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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역사가 부딪쳤어요. 근데 서로가 존중을 안 해주는 거예요. 내가 생각한 의미만이 이 사건의 진정한 의미라고 말하고 있는 건데, 이건 말이 안 되는 사건이죠. 지금까지 우리는 그런 식으로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내가 상대를 전혀 무시하려는 의도가 없어도 일단 상대가 나를 무시한다고 해석하는 순간 그것이 이제 이 두 사람 사이에 일어난 의미가 되기 시작해요. 그럼 계속 분노의 게이지만 올라가는 것이죠.

기본적으로는 ‘이 공간 속에 흐르고 있는 공기의 파동은 무의미하다’라고 일단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해요. 그리고 그 파동을 내가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가 하고 봤을 때 많은 경우 스스로가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외부에서 왔긴 했지만. 그래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온다고 하면 중지하는, 아니면 그런 상태를 그냥 의미를 가지고 논하지 말고 지금 내가 파악한 의미 속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이 이런 것이라는 것을 들어줄 수 있는 상대가 있으면 이야기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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