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 스님: 살아온 과정에서 자기 의견을 편안하게 말하지 못하는 건 대다수의 한국 사람들이 느끼는 것이에요. 착한 아들딸 신드롬하고 비슷해요. 전에도 제가 한 번 이런 이야기가 있어서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그 전에 미국에 대사관에 근무하시는 분이 침례교도인데, 한국에 처음으로 외교관으로 왔어요. ‘불교가 무엇인지 한번 알아보고 싶다’ 이런 것도 있겠지만, ‘불교계에서 미국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런 것도 면밀히 살피고 다니는 일 중에 하나겠죠. 그래서 저희가 사는 절에 와서 자주 접하다 보니까 본인 집에 초청을 한 거예요. 식사 대접을 한번 하고 싶다고 해서 한 번 갔어요.
갔더니 우리가 먹을 음식은 채식으로 만들어주고, 자기 친구들 먹는 데는 고기를 이렇게 굽는데 거기서 고기가 이만큼 두꺼운 걸 처음 봤어요. (웃음) 요즘엔 텔레비전에서 자주 보니까 그렇지만 80년대라서 못 봤거든요. 뭐 옛날 어디 보면 “잘 구워주세요, 뭐 구워주세요.” 이런 말이 도통 이해가 안 됐었거든요. 금방 다 익어버리는데 언제 그걸 중간쯤 익을까 했는데…(웃음) 그런데 이제 밥 먹는 과정 중에 서로 막 이야기들을 하더라고 자기들끼리. 그런데 그 집 큰딸이 다섯 살이고 둘째 애가 남자앤데 세 살이에요. 근데 여자애는 별말이 없는데 남자애는 이야기에 자주 끼어들려고 해요. 근데 이 애가 끼어들 때마다 모든 어른들이 이야기를 딱 중지해요. 그리고 그 애한테 이야길 들으려고 딱- 기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