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 스님 : 일단 집을 정리정돈 할 생각을 빨리 하지 마세요. 정리정돈하는 주부가 집안일을 잘하는 게 아니고 집안에서 마음이 편한 주부가 집안일을 잘하는 것이에요. 남편이 와서 “왜 정리가 안 됐어?” 하는 것은 남편 생각이고, 거기 맞추어서 잘하려는 생각을 빨리 내려놓으세요. 가서 필요하면 무조건 누워서 자든지 쉬든지 좋은 음악 틀어놓든지 아무것도 하지 말고. 남편이 들어와서 “왜 집안이 이래?” 하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훈련을 빨리하고 시어머니가 뭐라 하면 “시어머니 오지 마세요”라고 분명하게 말하는 습관을 들여서 집이 편안하게, 정리가 되어 편안한 것이 아니고 그냥 집에 있으면 내가 편안한 습관을 들여놓지 않으면, 정리해놓고 힘들어하고 또 정리한 것을 남편이 몰라주어서 힘들어하고 일을 실컷 잘해놓고 힘들어해요. 편안한 마음을 갖는 일이 가정에서 제일 좋은 주부예요.
정리정돈을 잘하는 주부가 좋은 주부가 아니고 힘들 때 아이들이 낑낑 울면, 그냥 울면서 크니깐 대충 안아주면서 울든지 말든지 하고, 일주일만 참으면 그 아이들이 그 일로 울지 않아요. 일주일을 견디지 못해서 계속해서 그 울음에 지는 거예요.
아이들이 운다는 것은 우는 것이 아니고 엄마하고 아빠하고 권력 투쟁을 하는 것에요. 거기서 일주일 안에 엄마 아빠가 딱 견디면 아이들은 이렇게 투쟁해서 내가 승리를 쟁취할 수 없음을 금방 알아서 울지 않아요. 그냥 “네가 그렇게 하는 것은 어리니까 할 수 있는 일이야” 하고 존중을 해 주되, 그 아이들 뜻대로 내가 조종당해서 내가 움직이지 않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계속 괴롭고, 나중에 그 아이들이 다 커서 “그렇게 내가 해 주었는데, 엄마가 해 준 공덕도 모르고 너희들이 그럴 수 있어!” 하면서 또 괴로워요. 그러니 아예 적당히 해주고 20대 넘어서 떠나려고 하면 빨리 잘 가라 하고 손 흔들어 주고 떠나보낼 수 있는 신체를 만드는 것이 제일 좋은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