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욜로식의 세계관, 그러니까 인생은 즐기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니체적인 삶은 대체로 어리석어 보인다. 그들은 말할 것이다. 존재의 고양? 탁월한 삶? 왜 굳이 그렇게 삶을 힘들게 살려 할까, 그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 하나, 삶을 너무 대단한 것으로 생각하는 건 아닌가, 산다는 게 뭐 별 거라고! 해서 그들은 즐긴다. 먹고 싶은 것 먹고, 사고 싶은 것 사고, 가고 싶은 곳에 가고……
그런데 그렇게 현재를 즐기려다 보니, 묘하게 상황이 역전된다. 미래를 현재로 당겨와 써버리는 일이 벌어진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카드 명세서나 마이너스 통장을 보라. 게다가! 삶이란 모름지기 즐기는 것이라는 기치 아래, 끝간 데 없이 즐길 거리에 탐닉해 들어가며, 더 강하고 색다른 자극들을 찾고 또 찾아간다. 감각적 쾌락의 극대화……버닝썬이나 n번방 같은 사건들……이것을 즐거운 인생이라 해야 할까? 이건 삶을 즐긴다기보다는 삶을 망치는 것이 아닌가.
이처럼 욜로적 세계에서 삶은 탕진하듯 써버리는 모습으로 드러난다. 그것이 그 세계의 즐거움이다. 환락이야 있겠지만, 활력은 느껴지지 않는. 내일은 없다는 듯, 오늘 죽어도 상관없다는 듯, 그렇게 즐기는 모습에는 어떤 체념, 어떤 허무가 있다. 그렇다. ‘현재에 집중하자, 지금 여기가 전부’라는 말 아래에는 미래에 대한 불신이 자리한다. 그렇다면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말은? 삶이란 별 거 아니라는 것의 반어적 표현일 뿐이다! 그러니 욜로적 세계가 진정 하고 싶은 말, ‘인생 별 거 없어, 즐겨’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