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훈련을 끝내고 하루는 감이당에서 마주걸이를 찍었고 하루는 남산 한옥마을에서 본때뵈기를 찍었다. 촬영 시간은 예상했던 한 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처음에 찍을 때는 빨리 해치워버리자! 라는 느낌이었는데 막상 찍어보니 몇 번이고 다시 찍게 되었다. 암송한 부분을 까먹어서 다시 찍기도 하고 택견동작을 실수해서 다시 찍은 것도 있다. 한 번도 실수하지 않고 찍어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시 찍었다. 역시 사람은 무언가를 하면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는 것 같다. 이런 마음이 올라오니 사소한 실수 하나에도 크게 반응했다. 암송이 좀 늦거나 동작이 살짝이라도 어색하면 새로 영상을 찍었다.
마감일을 지켜 영상을 보냈다. 이제 남은 건 결과발표를 기다리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번 낭송콘테스트에 21팀이 신청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냥 편안하게 마음을 내려놓았다. 상을 탄 팀들은 강감찬TV에 영상이 올라간다고 했다.(강감찬 TV는 남산강학원과 감이당에서 공부하고 있는 청년들이 운영하는 인문네트워크 유튜브채널이다.) 그날 오후에 강감찬TV에 들어갔다. 영상을 아무리 내려도 우리 팀의 영상은 안보였다. ‘아 결국에는 상을 못 받았구나…….’ 라고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마지막에 우리 팀 영상이 올라와있었다. 우리가 1등을 한 것이다!
그런데 1등보다 더 설레는 일이 생겼다! 그건 바로 무언가를 같이 한다는 것이 정말로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한 번 더 진하게 느꼈다는 것이다. 그래서 택견을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감이당에서 택견을 같이 하기 위해서는 택견 말고도 다른 게 필요하다. 이곳은 공부에 많이 치우쳐져 있어서 운동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공부 때문에 못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운동을 좋아하지 않을 뿐이다. 그럼 이런 사람들과 택견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택견과 공부를 엮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공부만 하던 사람들이 택견도 같이 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겸사겸사 건강해 질 수 있다! 그리고 운동에 더 치우쳐져있는 나는 택견과 공부를 엮기 위해서 이 두 가지를 더욱 더 깊이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