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SNS에 등록되어 있는 친구들의 활동을 보면 ‘이 친구들은 진짜 겁이 없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친구들을 만나고 있다. 거리두기가 허용하는 최대치를 누리려고 기를 쓴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사진이나 카페에서 친구랑 만나는 사진,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진들이 매일 올라온다. 사실 나도 방역수칙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놀고 싶기는 하다. 친구들을 못 본 지 얼마나 됐는지…. 가끔씩 친구에게 한번 만나자고 연락이 오는데 그럴 때마다 마음속에서 갈등이 생긴다.
내 평소 동선은 매우 단순하다. 복지관으로 출근하고 퇴근 후 감이당에 가서 밥을 먹고 공부를 하다가 상방(감이당에 상주하는 청년들이 더부살이 하는 공간이다.)에 내려온다. 복지관에 있는 동안 밥 먹을 때 말고는 마스크를 벗지도 않는다. 다른 공익 형들이 나의 동선을 들으면 안 답답하냐고 물어볼 정도다. 솔직히 답답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예전에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는 공익형들이랑 한 달에 한 번은 외식했었다. 누구 훈련소 가는 기념으로 먹고, 전역한 기념으로 먹고,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먹기도 했다. 웃고, 떠들고, 어쩔 땐 진지한 얘기를, 어떨 땐 시답지 않은 얘기를 나누다 보면 그 시간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간다. 그러나 코로나가 심각해지자 감이당에서 ‘외식금지’라는 명령이 내려왔다. 쿠궁! 이럴수가….!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고는 있지만, 앞으로 형들과 외식을 못 한다는 건 너무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 후부터 지금까지 나는 형들과 외식하지 않고 있다. 물론 내가 못 간다고 형들도 안 가는 것은 아니다. 나 빼고 형들끼리 먹으러 간다! (방역수칙을 어기는 것은 아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같이 따라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삼키며 신나 보이는 형들의 뒷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