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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맹자를 만나다] 벗, 덕을 완성하는 관계
 글쓴이 : 감이당 | 작성일 : 21-10-09 10:42
조회 : 262  
문빈(남산강학원)

친구란 무엇인가? 우리에게 친구란 술을 마시며 학창 시절의 추억을 곱씹는 관계, 취미활동을 함께 즐기는 관계, 혹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편하게 수다 떠는 관계 정도다. 그런데 맹자에게 있어서 친구(벗)는 조금 다르다. 맹자에게 벗은 친밀함과 편안함, 그리고 안정적인 감정을 주고받는 그런 관계가 아니다. 맹자에게 벗은 오직! ‘덕’을 중심으로 맺어진 관계다. 덕으로 벗을 삼는다는 감각은 우리에게 낯설다. 그것은 어떤 걸까?

우선, 덕이란 무엇인가? 덕은 마음의 자세, 혹은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한 사람의 덕을 보고 관계 맺을 때가 있다. 어렵고 힘든 일을 하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해내는 친구를 볼 때, 혹은 다른 사람을 아끼고 공감하는 마음을 무한히 확장해가는 친구를 볼 때 그렇다. 그때 우리는 그 사람의 마음 씀에 감동하며 그것을 본받고 싶어진다. 나도 그처럼 덕스러운 존재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그의 마음 씀(덕)을 공경하고 배우며, 그것을 통해 또 자신의 덕을 기르는 관계가 바로 벗이다.

그런데 벗을 사귈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만장이 물었다.

벗을 사귀는 것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맹자가 대답했다.

자신의 나이가 많음[]을 내세우지 않고자신의 지위가 높음[]을 내세우지 않고자기 형제 중에 부귀한 사람이 있음을 내세우지 않는다.

벗을 사귄다는 것은 그 사람의 덕을 벗삼는 것이므로 내세우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

(맹자』 만장 하편 7-4/ 박경환 옮김 홍익 출판사/ p201)

맹자는 벗을 사귈 때 ‘내세우는 것’이 있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나이가 많음’. ‘지위가 높음’, ‘부귀함’ 같은 것들은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일까? 내가 무언가를 내세우는 순간 ‘나’를 높이고 ‘상대’를 낮추는 마음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이 마음은 자연스럽게 상대를 업신여기도록 만든다.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과 벗할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내세우는 태도는 벗 사귐에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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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대로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덕으로 벗을 삼는다는 것은 내가 가진 것을 모두 내려놓을 만큼 소중한 일이라고! 맹자는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벗 사귐을 한 여러 예시를 보여준다. 백승의 대부 맹헌자부터 시작해서 진나라의 군주 평공까지! 엄청난 ‘권력’과 ‘명예’와 ‘부’를 가진 자들이었지만, 그들은 그들이 가진 것을 다 내려놓고 덕을 지닌 평민들과 벗 사귐을 한다.

맹자에게 벗의 덕을 공경하고, 그것으로 교제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즐겁고 가치있는 것이다. 그 관계는 우리 삶을 충만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친구라고 말하는 관계, 추억을 곱씹고, 취미활동을 즐기고, 수다를 떠는 관계도 나름 즐겁지만 헛헛함이 있다. 그 속에서는 나의 존재가 변하지 않고 멈춰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덕으로 사귈 때, 우리는 고귀하게 사는 법, 멋지게 마음을 쓰는 법을 배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존재가 바뀌는 경험을 하며 충만함을 느낀다.

벗 사귐에 있어서 내가 가진 것을 내세우지 않는 태도는 중요하다. 하지만 맹자는 거기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맹자는 진나라의 군주 평공 이야기를 해준다. 진나라 평공은 현인 해당을 대할 때 자신의 지위를 내려놓고 상대를 공경하는 태도로 다가갔다. 해당의 집을 방문할 때 해당이 들어오라고 해야 들어갔으며, 그가 차려준 음식이 거칠더라도 배부르게 먹었다. 우리 눈에는 이 자체도 훌륭한 태도로 보이지만, 맹자는 한 번 더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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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을 사귄다는 것은 나를 내려놓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하늘이 준 지위, 관직, 봉록을 벗과 나눌 수 있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맹자는 평공을 이렇게 평한다. “하늘이 준 지위를 같이 하지도 않았고, 하늘이 준 관직을 함께 다스리지도 않았고, 하늘이 준 봉록을 함께 누리지도 않았”다고. 평공은 해당이 덕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위치에도 있음에도 돕지 않은 것이다. 벗을 사귄다는 것은 나를 내려놓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하늘이 준 지위, 관직, 봉록을 벗과 나눌 수 있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벗이란 서로의 덕이 완성되도록 진심으로 돕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평공처럼 높은 지위와 권력을 가진 건 아니지만 언제든지 친구의 덕을 북돋는 존재는 될 수 있다. 친구가 덕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기도 하고, 멀리 있는 친구에게는 마음속으로 응원을 해주기도 하며,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게 보이면 바로 잡아주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덕으로 벗을 사귈 때, 우리 삶도 비로소 덕으로 충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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