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곰샘, 장금샘, 시연샘, 쭌언니, 선영샘(장금샘 동생 아시죠?)과 함께 루쉰의 고향 샤오싱에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매일 홈페이지에 포토스케치를 올리라는 미션을 받았지만 어제 호텔의 인터넷 사정 좋지 못했던 관계로..

하루 미뤄지고 말았네요.

항주에서 첫 번째로 향한 곳은 29살 청년 루쉰이 일본에서 귀국한 후 1년간 교편을 잡은 항주사범대학입니다.

지금은 중학생들이 공부하는 항주고급중학으로 바뀌었네요.

쭌언니께서 공문까지 보내서 섭외한 루쉰 기념관 담당 이선생님이 친절한 강의(설명 아닌 알찬 강의!)로

당시 루쉰이 행적을 설명해주셨답니다.  

여기서 이 선생님의 많은 이야기 중 하나만 소개하자면 이 그림이 있습니다.

그림 속 루쉰이 뭘 하는 걸까요?

학교에 재직할 당시 루쉰은 현실에 대한 도피(?)의 하나로 식물 채집과 조사에 열을 올렸다고 합니다.

위의 그림은 루쉰이 식물을 채집해서 다듬고 있는 장면을 그린거라고 하네요.

외국에서 온 '루쉰을 공부하는 학인들'을 위해 퇴근 시간까지 반납하고 강의를 해주신 이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녁엔 고대 중국의 4대 미녀 중 하나인 서시를 닮은 호수, 서호에 갔습니다.

소동파를 비롯한 여러 시인들의 묘사처럼 여름밤의 서호는 너무도 크고 아름다웠지만

카메라가 그걸 담아내지 못했네요...

사진이 동네 저수지처럼 나왔지만 서호입니다.

여행 2일차, 그러니까 바로 오늘 우리는 항주를 떠나 루쉰의 고향 샤오싱엘 왔습니다.

고향답게 샤오싱엔 루쉰의 옛집, 루쉰이 어린 시절 공부했던 서원, 기념관 등 루쉰과 관련된 장소가 많답니다.

샤오싱의 명가문이자, 루쉰의 집안인 주씨 일족은 이곳에 두 채의 집을 지었습니다.

 옛 집의 이름은 라오타이먼, 새 집은 신타이먼인데 우리는 두 곳 모두를 돌아봤답니다.

아래는 라오타이먼의 일부입니다.  

손님을 맞던 응접실.

루쉰의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놀이터이자 낙원이었던 백초원.

원래 백초원은 집안에 있는 황폐한 남새밭이었지만 지금은 유채꽃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네여. 

샤오싱이 배출한 인물은 비단 루쉰만이 아닙니다.

서예의 대가 왕희지, 문리스샘의 사우 왕양명도 이곳 출신이지요.

오후에 원래 일정에 없던 왕양명 묘소를 방문했습니다.

연구실과 달리 이곳 현지에서는 왕양명의 존재감이(?) 다소 미약하더라고요.

택시 기사님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묘소에 찾았습니다.

항주와 소주 그리고 샤오싱.

이곳 절강성은 예로부터 물이 풍부해 수향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이름답게 곳곳에 크고 작은 운하와 강이 있습니다. 

수향에 왔는데 배를 안 탈 수 없죠. 

사람이 저어주는 배도 타고, 사람이 끌어주는 자전거 인력거도 탔습니다.

그러다 잘 알려지지 않은,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 숨은 장소들을 발견했답니다.

이런 재밌는 얘기들은 잘 간직하고 있다가 여행이 끝나고 이어질 여행기에서 탈탈 털어놓겠습니다. 

 

여행은 밥심으로 하는 거죠... 공을기가 술을 먹던 '함흥주점'에서 저녁을 먹는 사진으로 마무리 합니다.

내일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