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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찬 화요낭송 3주차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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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이당 작성일16-09-21 19:16 조회2,405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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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낭송 세 번째 시간은 <낭송 선어록>으로 진행됐습니다^^



부지런히 간식을 나르고




서로의 이름도 익힐 겸 출석을 부르고 시작합니다.




오늘은 저자 직강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낭송 선어록을 풀어 읽으신 문리스샘께서 진행을 맡아 간단한 강의와 함께 우리를 선의 세계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선사들의 자비(?)인 죽비...




보통 선이고 하면 알 수 없는 말 또는 이해할 수 없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선이란 화두입니다. 화두란 이야기의 핵심이라는 뜻이죠. 이야기의 핵심을 틀어쥐어야 하는 대상이란 건데요. 이것은 무언가에 막힐 때 피난처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생각의 길을 뚫어야 할 때, 다른 길을 내고자 할 때 작동하는 것입니다. 나의 알음알이와 나의 모든 길이 실은 길이 아님을 받아들일 때라야 선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건데요. 문샘께선 말을 끊어버리는 지점에서 느껴보려고 해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느..느껴지나??



오늘 설명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건 페르시아인 보리달마가 서쪽에서 중국으로 건너와서 양나라 무제를 만난 이야긴데요. 무제가 자신이 일으킨 불사와 석탑 등을 자랑하면서 “공덕 이 있을까요?”라고 묻자 보리달마가 “그건 너무도 텅 빈 것, 성스러울 것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달마는 소림사로 가서 9년간 면벽 수행을 한 끝에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후 선종의 1대 법왕이 됩니다. 선이라는 중국화된 새로운 불교 스타일이 만들어진거죠.


특기할 것은 1대 달마는 말을 끊은 사람이었고(페르시아인이라 중국사람이랑 말이 안통해서라는-_-ㅋ) 2대 혜가는 스스로 팔을 끊은 사람이었고 6대 혜능은 아예 까막눈이었다고 합니다. 상식과 달리 선종의 도통은 결코 엘리트들이 아니었다는 건데요. 이들은 무언가에 치우친 사람들이었고, 이러한 자신의 치우침에서 깨달음을 일으킨 사람들이었던 겁니다.


아항 그랬구낭~!!



지난 시간엔 특이하게 한줄 낭송을 해봤는데요. 그러면서 우리는 의미 단위가 해체되고 텍스트가 소리단위로 재구성되는 것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의미단위 독서에서 벗어난 다른 방식 독서일 수 있는 기회가 됐는데, 이것이 다시보니 말이 끊긴 지점에서 사유하는 선어록과도 참 닮아있네요. 의미 단위가 해체되어 언어의 길이 끊어진 곳에서 우리는 기존의 인식과 고정관념 내려놓게 되죠.

but, 이런 설명까지도 다 버리라고 주문하시는 문샘...^^



그리고 본격적으로 본문 낭송에 들어갑니다.



89쪽. 동산화상의 마 삼 근

한 스님이 동산화상에게 물었다.

“깨달음[佛]이라는 게 어떤 겁니까?”

동산화상이 대답했다.

“마(麻) 삼 근!”

앜..뭐래ㅋㅋㅋ



깨달음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너무나도 자명한 것으로 되돌려주는 방식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니가 아는 것에서 출발해라?

혹은

니 질문 다시 생각해봐라?

등등

이처럼 우리는 말이 없는 곳에서 길을 만들어내야 합니다-_-;;



74쪽. 남전화상이 고양이를 베다

동쪽승당과 서쪽승당의 스님들이 고양이 한 마리를 놓고 다투고 있었다.

남전화상이 고양이를 잡아들고 말했다.

“스님 대중들이여! 도를 깨친다면 고양이를 구하겠지만 도를 깨치지 못한다면 고양이를 벨 것이다.”

아무도 응대하는 스님이 없었다. 남전화상은 마침내 고양이를 칼로 베어 버렸다.

외출 나갔던 조주 스님이 저녁이 되어 돌아왔다. 남전화상이 조주 스님에게 낮의 일을 말하자, 조주 스님은 곧장 신발을 벗어 머리 위에 얹고 나가 버렸다.

남전화상이 말했다.

“네가 있었다면 고양이를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으음.....



조주의 행동은 마음의 고양이을 없애야 하는데 진짜 고양이를 벤 스승에게 전도됐음을 말하려는 걸까요?

이때 장금샘은 남전화상의 마지막 한 마디는 그럼에도 여전히 고양이에 걸려있는 모습인 것 같다고 풀어주십니다.



이렇게 낭송을 하고 서로의 생각들을 나누며

분단별로도 읽고

돌림노래 방식으로도 읽고(재도전!)

'에'라는 글자가 나올때까지도 읽어보고

각양각색의 방식들로 읽고 읽고 또 읽는 실험은 오늘도 계속되었습니다.

(낭송은 다음주도 계속된다....어서 오시라~~)


댓글목록

키키이림님의 댓글

키키이림 작성일

오! 우리 정애쌤의 낭랑한 정리! 즐거웠던 아침 풍경과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욧!
말의 길이 끊어진 곳에서 다시 길을 만들어 내는 끊어짐의 사유! 의미를 버릴때의 다른 출구!
이런 세계를 말하는 선어록이 참 낯설고 재밌었어요! 할!
자! 오늘도 마삼근, 똥막대기, 수미산, 호~~~~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