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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다 여행+ (@카트만두, 쿤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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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씨 작성일17-01-26 19:27 조회2,695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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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성, 혜경입니다. 저번 백수 여행기 마지막인 줄 아셨죠?
아직 저희들의 여행기가 남아있습니다. 대부분의 백수다 멤버들이 포카라에서 바로 카트만두로 이동해 19일 비행기를 타고 서울행을 했습니다. 


저희는 17일 포카라를 떠나 카트만두에서 2박을 하고, 19일 비행기를 타고 중국 운남성의 쿤밍으로 날아갔습니다. 거기에서 3박을 하고 23일 밤에 귀국했습니다. 이 깨알 같은 자투리 여행을 끝으로 올해 백수 여행기를 마치겠습니다. 진짜 끝.^^



카트만두 여행

저희도 페와호수와 안나푸르나가 있는 경치 좋고, 따뜻하고, 공기 맑고, 조용하고, 맛집이 많은 포카라를 떠나기 싫었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카트만두도 좀 구경하고 싶고, 무엇보다 미눗씨를 만나보고 싶어서 일찍 카트만두로 돌아왔습니다.


무시무시하게 달리는 나이트버스를 타고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돌아왔습니다. (역주행과 끼어들기를 일삼는 네팔에서 나이트 버스란 목숨을 걸고 가는 것이나 다름 없죠.^^;;) 카트만두는 먼지가 가득하고 크락션 소리가 하늘을 찌르는, 여행 내공이 좀 필요한 도시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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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만두에 있는 여행자들의 거리, 타멜.


새벽 6시 가로등 하나 없는 어두컴컴한 도로에 시성, 혜경, 희정은 배낭과 함께 남겨졌습니다. 어디로 갈까 하다, 택시를 타고 카트만두 제1의 호텔, 별5개 안나푸르나 호텔로 무작정 향했지요. 

문 연 곳이 아무데도 없어 헤매다보니 6시 30분. 어디서 해가 뜨기를 기다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호텔 조식을 준비하고 있는 안나푸르나 호텔 카페를 발견! 커피나 한 잔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기웃거리니, 7시 오픈하지만 카페에 들어와서 기다리라고 별5개짜리★★★★★ 친절을 베풀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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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길거리를 헤매던 우리들에게 호텔 조식은 매우 훌륭해 보였습니다. 얼마인지 물어보았습니다. 250루피래요. 우리 돈으로 2500원?! 잘 못 들었나 싶어서 혜경과 희정이 2번이나 물었지만 역시 250루피! 역시 카트만두 물가는 싸다며, 호텔 조식이 연구실 밥값이라니! 우리는 소박하게 커피를 먹자던 계획을 바꿔서, 조식을 주문했습니다. 매일 아침은 여기서 먹자, 내일 카트만두 오는 애들한테도 알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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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으로 다음 팀에게 사기를 치기 시작. 나이트 버스타고 오면 호텔 조식이 공짜야~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하고 시성이 계산하러 갔습니다. 곧 바로 그가 돌아오더니 1250루피였다 하더군요. 아..... 그럼 그렇지. 근데 왜 2명이나 잘 못 들었을까요. 귀가 잘 안 들리는 혜경, 희정. 귀가 먹은 이 둘은 내년 백수다를 어떻게 이끌게 될까요.. ;;;



시성과 혜경은 미눗씨를 만나러 그가 일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는 곳을 찾아가기로 합니다. 뉴스 기사를 뒤지고, 페이스 북을 검색해서 결국 알아낸 그곳은 저희가 있는 타멜 거리에서 도보로 30분 걸리는 곳에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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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물어 발견한 가게는 부촌으로 보이는 동네의 거리에 있었습니다. “네팔이 네팔을 돕는다”는 취지로, 아름다운 가게처럼 네팔의 물건을 순환시키는 가게를 실험 중이었어요. 때마침 미눗씨는 다른 지역에 가 있어서 만나지 못하고 시성과 통화만 했습니다. 다음 만남을 기약하고 짜이를 한 잔 얻어먹고 가게를 나왔습니다. 급방문과 급퇴장으로 사진 한 장 못 찍고 가게를 나와버렸네요.(해서 사진은 오마이뉴스 기사에 나와 있는 것으로 대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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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밍여행

시성과 혜경은 쿤밍을 경유해서 서울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쿤밍을 경유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2년 전 호도협 트레킹을 했을 때 인연이 되었던 수허고성의 한국관 사장님 내외를 뵙기 위해서입니다. 여행을 하면서 삶의 고수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일이 제일 즐겁습니다. 그래서 저흰 길에서 만난 ‘선생님’들과의 인연을 여행에서 가장 큰 소득으로 여기고 있어요. 이 분들이 저희 여행 거점이자 밑천입니다.^^


도착하자마자 ‘봄의 도시’ 쿤밍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공기가 맑고 햇살이 좋은 쿤밍. 무질서한 질서가 매력적인 네팔을 떠나 중국에 오니, 깨끗한 거리, 넓고 잘 닦인 도로가 눈에 들어옵니다. 중국은 정말 돌 하나까지도 제도화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아 정말 대국이다! 아 정말 문명국이다! 감탄하면서 중국으로 미끄러져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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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남 지방의 유명한 쌀국수 미셴 한 그릇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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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가볼까 고민하다가, 이번엔 동물원이 눈에 띄었습니다. 서울 살면서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동물원 행차를 하게 되었네요. 허름한 동물원...왠지 잘 못 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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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입구 때문에 와서 본 동물들이 다 가짜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만히 있던 얼룩말. 왠지 흰 말에 뭔가 칠해 놓은 게 아닌가 의심이 갑니다. 칠면조. 야크. 역시 괴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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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가니 역시 평소엔 잘 볼 수 없었던 맹수들에 끌립니다. 사자 가족을 만나보았는데요, 실제로 보니 몸뚱이가 정말 크더군요. 사자가 달려들기만 해도 가슴뼈가 부러질 것만 같았어요. 무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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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가까이에 운남대학교가 있습니다. 어쩌다 3년 연속으로 쿤밍에 오게 되었는데, 올 때마다 쿤밍대학에 들러요. 교정이 참 아름답고, 산책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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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군데 3년 연속 들러주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왕기골육관' 

작년에도 백수들과 이곳에 함께 왔었는데, 그들에게 쿤밍이란? 쿤밍=이 식당. 이 정도로 이곳 음식은 아주 맛깔집니다. 저희가 백수들을 대신해서 다시 맛보기로 했죠.^^ 지삼선, 꿔바로우. 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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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게는 늘 만석인데, 이 날은 어떤 회사가 회식을 하게 되었나 봅니다. 일어서서 구호 외치고, 술 들이키고, 부서별로 힘을 과시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병째로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들. 회사 생활하는 거 정말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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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저희는 사장님 내외가 하시는 게스트 하우스를 찾아갔습니다. 듣던 대로 고급져서 놀랐습니다. 특별히 패밀리룸을 주셨는데, 만족스러워하는 시성이 포즈를 취해봅니다. 사장님은 샹그릴라로 가이드를 하러 가시고, 사모님만 계셔서 저희는 1박 2일 동안 사모님과 이바구를 10시간 이상 한 거 같아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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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나긴 수다를 도와준 녀석은 바로 호박씨였습니다. 호박씨 까먹는 재미에 지루한 줄 모르고 수다를 떨었습니다. 사모님과 사장님의 영화 같은 러브스토리부터 시작해서 흥망성쇠의 가정사와 중국 길림성에서 학교를 운영하시다 쿤밍까지 오시게 된 얘기를 1박 2일 동안 들었어요.^^ 감이당 얘기, 백수다 친구들 얘기를 들려드리니 3월 한국 방문 때 꼭 오시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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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은 다음날 저희를 호박씨 파는 인근 시장으로 인도해주셨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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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으로 가는 길. 공원이 멋집니다.


여행 끄트머리 1박 2일은, 솜씨 좋은 사모님께서 매끼 밥을 해주셔서 저희는 종일 게스트 하우스에 들러붙어 사모님과 수다만 떨었습니다. 재미진 이야기도 들려주시고 거둬 먹여주고 재워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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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올해 백수다 여행은 진짜 끝, 끝, 끝이 났습니다~~ 별탈없이 ABC에 다녀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 감사하고요, 저희가 없는 사이 연구실의 빈자리를 채워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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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리스님의 댓글

문리스 작성일

아. 미누를 만나러 갔었구나... 안 그래도 네팔 하면 떠오르는 게 히말라야 만큼이나 미누 안부인데, 아쉽네. 이번에 만났더라면 더 좋았을 걸. 그래도 오랜만에 소식 들으니 반갑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