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일지> 우연주방 5월 셋째주 > 사진방

사진방

홈 > 커뮤니티 > 사진방

<주방일지> 우연주방 5월 셋째주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감이당 작성일17-05-26 17:12 조회27,054회 댓글1건

본문

안녕하세요~ 수성에서 공부하고 있는 나영이입니다^^

베어하우스에서 같이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은민이가 지중해 탐사에서 그리스로 떠나게 되어

제가 잠시 주방 매니저 대타를 뛰었습니다.

최대한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운이 좋게도(?) 많은 수업들이 방학이어서

그렇게 힘든 일은 없었습니다.

주방을 맡게 되는 전날 밤엔 진짜 잠이 안 오더라구요... ㅋㅋ

그동안 은민이가 이런 마음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밥을 맡고 보니,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땐 괜히 아쉽고 섭섭하더라구요...

백수다들 오면 평소보다도 더 격하게 반갑고 ㅎㅎㅎ

공작관 선생님들이 여행으로 많이 빠지셔서 밥 먹을 때마다

연구실이 텅 빈 것 같았습니다... ㅎ

그럼, 별로 한 건 없지만 주방 체험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 주방의 8할은 선물


이번주는 매일 하루에 하나씩 선물이 들어왔습니다~

그럼 어디 한번 볼까요?!?



16일 아침, 주란샘이 연구실에 오시자마자 선물받으신 표고버섯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지원샘이 부추전 하실 때 쫑쫑 썰어넣고,

윤하랑 다윤이가 버섯 불고기 만들 때도 넣고,

소민이랑 고혜경샘, 줄자샘이 스파게티 만드실 때도

넣어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17일에는 문탁 연옥샘께서 '펠로폰네소스' 반도 답사 후 기념으로

귀한 꿀과 올리브유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꿀은 꿀이가 지키는 곰카페로 고고^^



제가 주방을 맡아보던 중, 마지막 쌀푸대가 장독으로 들어가는 걸 목격,

저는 엄마께 SOS를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18일에 20kg짜리 이천쌀 2포대가 도착했습니다.

지난 번에 보내주신 저희집 논에서 난 쌀은

밥이 빨리 쉬어버리는 등 문제가 있어서 속이 많이 상했었는데,

그래서 이번에는 지역을 아주 바꿔버렸습니다. ㅎㅎ


지금 연구실 곳간이 텅 비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즐겁게 공부하는 데 억수로 중요한 밥심!!

쌀이 절실합니당... ^^



19일에는 항상 주방에 선물 융단 폭격^^을 아낌없이 퍼부어주시는

김융희샘께서 부추와 상추 등 각종 야채와 김치를 보내 주셨습니다~

부추는 오이무침에넣어서 먹고, 상추는 씻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선생님!!! ㅠㅠ



20일에는 변민순샘께서 무농약 상추와 쑥갓을 씻어서 가져다 주셨고,

금성샘들께서 정화스님 멘토링 참석하러 오셨다가

루꼴라(김희진샘)와 검은 찹쌀(김주란샘)을 선물해 주셨습니당~


모두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



* 주방에서는 어떤 일이?



이번에는 제가 열하루동안의 제 체험을 중심으로 써보겠습니다.

다음은 1일차 제 일기입니다.


주방 매니저 하루 해보니 오늘은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도 정신없고,

전날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잔 데다 3층 공부방에 적응하느라

좀전에 메뉴 짜고 재료 주문하고 나니 너무너무 피곤하다...

밥당 신경 쓰느라 산책도 못하고 이제서야 밖에 나왔는데,

왜 은민이가 밤마다 혼자 걷고 오겠다고 했는지 이제 이해가 된다.

왜 저녁 8시만 되면 그렇게 피곤해 하면서 집에 가서 바로 누워잤는지 알 것 같다.

(...)

이번 은민이가 그리스에 가 있는 동안은 나에게 그를 이해하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주방을 첨 맡아 벌벌 떨고 있을 때 만난 밥당번들은

바로 백수다 단아랑 다영이었습니다~

너희들이 내 구세주다 ㅋㅋㅋㅋㅋㅋㅋ

든든한 단아와 다영이는 한번도 해보지 않은 청국장을 맛있게 잘 끓여줬습니다.

제가 한 것도 아닌데 괜히 뿌듯하더라구요~ ㅎㅎㅎ

제가 하도 칭찬을 했더니 소민이는 제가 칭찬 기계가 되었다며 ㅋㅋㅋㅋ

백수다에서 지리산 딴길스쿨 여행 갔다온 얘기며

청국장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들으면서 즐겁게 일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돌아서면 밥할 시간인 날들이 정신없이 흘렀습니다.


주방 매니저는 3일치 메뉴를 짜고, 식재료를 주문합니다.

그리고 남은 반찬과 밥, 국의 양을 고려하여 메뉴를 수정하고,

세척실 바닥과 싱크대 청소도 하더라구요~

(한달에 한번 식기소독도 합니다.)


아침에 연구실에 나오면 그날 식재료들을 꺼내놓는 것으로부터 하루가 시작되고,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을 중심으로 하루가 돌아갑니다.

손이 부족하면 밥하는 것을 돕고, 친구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핸드폰에 담기도 하면서,

국을 통에 넣어 냉장고에 넣고, 냄비를 씻고 뒷정리를 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칩니다^^


주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 시간에 밥이 나오는 것입니다.

국과 반찬, 그릇을 닦아먹을 빵과 김치가 모두 세팅되어 있어야 하죠.

아무리 요리가 덜 되었고, 조금이라도 시간을 들이면 훨씬 더 맛있어진다 하더라도

점심은 12시, 저녁은 5시반에 딱 내놓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의외로 메뉴짜기가 많이 어려웠는데요,

자꾸 최근에 먹은 반찬과 국만 생각이 나서

겹치지 않는 국과 반찬을 생각해 내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ㅋㅋ

메뉴를 짜려면 지금 나오는 식재료들이 뭔지 알고 있는 것이 능력이더라구요~


어제부터가 소만인데요,

입하가 지나면서부터는 국을 반드시 냉장고 안에 넣어놓고 가야 다음날 상하지 않더라구요!!!

주방 매니저는 날씨와 계절 변화에도 민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은민이가 없어도 주방 터줏대감인 한문왕 기범이가 있어서

사실 별 걱정없이 무탈하게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것을 알고 배우고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바통 터치!!!

앞으로도 우(정을) 연(마하는) 주방은 계속 됩니다~ 쭈욱^^


댓글목록

공 푸님의 댓글

공 푸 작성일

생동감이 넘치는 후기^^
주방을 여행하고 온 느낌~~
재밌었어~~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