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칠이들의 별 ★난 여행기 6~7일차 루쉰의 고향 소흥!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감이당 작성일17-07-19 22:57 조회14,890회 댓글1건관련링크
본문
안녕하세요. 급격하게 중국화되고 있는 기범입니다.
(동칠이들 曰: 이제 배만 드러내고 다니면 완벽한 중국인이야~)
제가 중국으로 떠나자마자 깨봉 3층에 새로운 분들이 들어왔다고 들었습니다.
3층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 것 같네요.ㅎㅎ
소민이도 썼듯이 베이징에서 소흥까지 오는데 꼬박 15시간 이상
-새벽 6시 베이징 출발, 밤 10시 소흥 숙소 도착- 걸렸습니다.
참 힘들게 도착한 소흥! 과연 소흥에서 저희 동칠이들은
어떻게 돌아다녔을까요? 동칠이의 별난 여행 소흥편 시작합니다!
밤 늦게 소흥 숙소에 도착한 우리들은 푹 자고 늦게 일어나
루쉰고리(어린 시절 루쉰이 살았던 마을)를 돌아보기로 했는데요.
저는 조금 일찍 일어나 소흥 시내를 산책했습니다.
소흥은 강과 호수가 많아 물의 도시로 불리는데요. 시내 곳곳에 이렇게 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산책 도중에 귀여운 새끼 고양이도 만났구요~
산책 도중 멀리서 탑이 보여 무작정 그곳을 향해 가보니 이렇게 높은 탑이 있었습니다!
탑 꼭대기에 올라가니 소흥 시내가 한 눈에 보이더라구요! 바람도 선선하게 불어와 상쾌한 기분으로
소흥을 구경했습니다.(앞에 보이는 산은 월나라의 옛 성터로 지금은 사람들이 찾는 푸산 공원입니다~)
소흥부터 영주가 합류해서 동칠이가 드디어 7명이 되었습니다!
멋을 아는 남자 영주! 뜨거운 햇볕엔 선글라스죠!
루쉰은 17살까지 이 동네에서 살았습니다. 루쉰이 살았던 집과 어린 시절 뛰고 놀았던 백초원과
루쉰이 12살부터 17살까지 다녔던 서당 삼미서옥, 소설 <쿵이지>에 나오는 주점의 모델인 함형주점 등
루쉰의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장소들이 이 루쉰고리에 모여있었습니다.
1952년부터 중국 정부가 문화구역으로 루쉰고리를 지정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 당시 루쉰이 살았던 마을이 잘 보존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장소들은 모두 신분증(외국인은 여권)만 있으면 관람할 수 있다는 거!
입장료가 비싼 중국에서는 입장료 없이도 구경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곳입니다!!
모두 루쉰을 공부했던 우리들! 한 곳 한 곳 돌아다니며 꼼꼼히 루쉰의 흔적을 살펴보았습니다.
(가운데 저는 왜 저런 표정을 지었을까요??)
이 곳은 루쉰이 일본 유학을 다녀와서 소흥에서 학교 선생님을 할 때 썼던 방이라고 합니다.
주방 앞에서 주방 매니저 은민!
저는 소흥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루쉰 고거도 지난 번에 다녀왔지요.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특히 주방을 보면서 그랬는데요.
루쉰은 어렸을 적 농촌의 아이들과 친하게 놀았다고 합니다. 특히 소설 <고향>의
룬투의 모델인 장운수과 이 곳에서 같이 놀면서 친해졌다고 합니다.
이를 보며 능숙하게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먹을 것을 구워주는 장운수와
그런 그를 존경스런 눈빛으로 쳐다보는 어린 루쉰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그런 그림이 그려지니, 루쉰은 글을 쓸 때 공허한 적막만이 아니라
애정, 쓰라림, 애틋함, 이런 복잡미묘한 마음으로 글을
썼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루쉰의 글을 읽을 때마다 다르게 읽히는 것은 이러한 루쉰의 마음 때문은 아닐까요.
이런 생각을 뒤로 한 채, 어린 시절 루쉰이 다녔던 삼미서옥과 루쉰이 놀았던 백초원을 다녀왔습니다.
책상에는 루쉰이 칼로 새겨 놓았다는 '早'자가 있다고 했는데요.
글쎄요, 제 눈에는 잘 보이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혹시 저건 가짜고 베이징 루쉰 박물관에 있는 게 진짜 아니야?" 라고 하니,
현진이 왈 "이것도 가짜고, 베이징에 있는 것도 가짜고, 다 가짜죠!" ㅎㅎ 설득력 있었습니다.
우리의 가이드 현진은 돌아다니는 내내 부채질을 해댔는데요.
어찌나 빨리 하는 지, 파닥 파닥 날아갈 것 같더군요!
불이 5개가 있는 현진에게 소흥의 더위는 참기 힘들었나 봅니다! ㅎㅎ
아닌 게 아니라 이 날 소흥 날씨는 무려 37도! 체감 온도는 45도! 이런 날에 움직이는 것 자체가 무리!
하여 루쉰고리를 다니고 점심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푸산 공원으로 갔습니다.
푸산 공원에 있는 월왕전과 월왕대를 보기 위해서였죠.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푸산 공원에는 입구가 여러 곳 있었는데요.
월왕전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문으로 가야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태운 택시 중 한 대가 정문이 아니라 서문으로 저희를 데려다 준 것이죠!
그렇게 도착한 월왕전. 하지만 1분 차로 문을 닫았다고 내일 오라고 하는 게 아닙니까!
결국 멀리서마나 월왕대를 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소흥의 수향을 따라 걸었습니다. 아직도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더위에 우리들은 완전 기진맥진!
결국 과일 가게에서 수박을 사서 그 자리에서 먹어치웠습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내일 일정에 대해서 얘기를 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대우릉(회계산)을 가는 것 말고는 다른 게 없었죠.
월왕전을 가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던 저는
혼자만 아침에 월왕전을 갔다 와도 되냐고 말했죠.
동칠이들은 알겠다고 다녀오라고 했죠!
다음 날 새벽, 일찍 일어난 저는 푸산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도중에 추진 기념비와 차이위완페이(채원배)의 고거를 들렸습니다.
두 명 모두 중국 근대기에 활동했던 인물들입니다.
특히 차이위안페이는 초대 북경대 학장으로써 루쉰을 북경대 강사로 오게 한 인물입니다.
이들은 모두 소흥 출신입니다. 이들 말고도 서석린, 왕양명 등이 소흥 출신이라고 합니다.
한 도시에 이렇게 많은 사상가들이 나왔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소흥은 왜 이런 이런 사상가들이 많이 나왔던 걸까요?
소흥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결국 월나라에 의해 오나라는 멸망하고, 오왕 부차는 자결합니다.
이후 서시는 범려와 같이 떠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한 편, 이 시간 동칠이들은 숙소에서 아침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복숭아를 칼로 잘라 먹는, 멋진 남자 영주를 바라보는 소민!
모두 모인 동칠이는 이제 소흥에서의 마지막 행선지, 대우릉으로 갔습니다.
하나라의 첫 왕인 우임금은 중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치수 사업을 한 걸로 유명합니다.
9년 동안 중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느라 정강이에 털이 빠질 정도였다고 하죠.
그렇게 중국 전역을 돌아다니고 그간의 공적들을 심사하기 위해 모인 곳이 바로 이 곳이었죠.
이 곳에서 공적을 심사했다고 해서 이 곳을 회계산(會稽山)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 임금은 죽은 후 이 곳에서 묻혔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우릉이 여기 있는 거죠!
오늘도 소흥 날씨는 맑음이었습니다. 덥긴 했지만 풍경이 좋아서 기분 좋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산에 보이는 저 동상이 보이시나요? 바로 우임금의 동상입니다.
가는 길에 여러 동물들의 석상들이 있었습니다. 소소 커플은 소와 함께 찰칵!
가는 동안 점점 햇볕은 강해지고.
도중에 제사를 지내는 곳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영주가 그곳으로 올라가는 게 아닌가요!
스스로를 바치면서 빈 소원은 무엇이었을까요!? 글을 잘 쓰게 해달라고?
대우릉에 동칠이들!
잠시 휴식 후, 우임금 동상을 보러 산으로 출발!
대나무 숲이 우거진 돌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했는데요.
점점 올라갈수록 더위와 저질 체력으로 모두들 무척 힘들어했습니다.
저희들의 지친 모습이 느껴지시나요?
일성 아주머니들을 떠났지만 중국 아주머니들에 둘려싸여 있는 영주! 전혀 위화감이 없네요!
드디어 만난 우임금.
가까이서 보니 크기가 엄청 났습니다.
역시 중국의 스케일!
대우릉을 보고 돌아온 뒤 점심을 먹고 원기를 회복해서 까오티에(고속철)를 타러 소흥북역으로 갔습니다!
소흥북역 앞에 광장이 있었는데, 거기 바로 앞에 루쉰 동상이 서 있었습니다.
바람에 목도리가 휘날리는 모습이 인상적인 동상이었습니다.
거센 바람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갔던 루쉰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동상이었습니다.
그 옆에는 우임금, 월왕 구천, 서성 왕희지의 동상이 있었습니다. 이 한 도시에 이런 유명한
인물들이 있었다니! 소흥은 중국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도시인 것 같습니다.
상하이로 가는 까오티에를 타고 무사히 상하이 숙소로 도착했습니다.
이제 동칠이의 여행도 막바지로 가고 있었는데요. 남은 여행 기간 큰 사고 없이
우리들끼리 재미나게 놀다 돌아가겠습니다. 그럼! 모두들 건강히 계세요!
댓글목록
물길님의 댓글
물길 작성일
월왕 구천! 우임금! 루쉰! 멋지네요!
이 여행기를 보니 소흥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이미 다 보았으니 꼭 가야할까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어쨌든 절대! 여름에는 가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