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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대중지성 (해성) 5월 "자유로움의 달인 장자"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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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정미 작성일18-05-20 20:59 조회9,358회 댓글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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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정사월 경술일(2018.5.18)


부슬부슬 비가 오는 아침 7, 부산으로 향하는 ktx에 몸을 실었다.

 

지난, 해성의 3월과 4월은 헉클베리 핀의 모험과 열하일기 상,하를 읽고

씨앗문장을 필사하고 각자 자기의 생각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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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5월의 책은 장자이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장자를 읽기로 한 것이다.

    

곰샘의 책(고전과 인생 그리고 봄여름가을겨울)에서 말을 빌리자면


봄의 생동하는 기운으로 배움과 우정 공부하고자 했고,

여름의 분출하는 열기로 열정과 자유를 배우고자 했기에 


자유 하면 바람, 바람하면 붕새, 붕새 하면 장자, 그래서 장자 다. (ㅋㅋ 민망함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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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성은 수업시간을 1교시와 2교시로 나누는데

1교시에서는 낭송하고  2교시에는 발제를 한다.


낭송시간에는

동의보감 잡병편 11월부터 계속 낭송하고 있다.

이번에는

중풍의 일부분과 더운 기, ()를 읽었다.

특히나 다가오는 더위를 대비해서 여름철의 양생법을 미리 익혀두기로 했다.


(여름철의 양생법) 

1. 더위가 극성을 부리더라도 찬물로 손과 얼굴을 씻지 말라는 것, 잘못하면 눈을 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찬 음식, 얼음물과 찬과실도 지나치게 해롭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작년, 서울에서 처음 나는 여름이 너무나 무더워 매일 얼음물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가을이 지나 겨울이 오자 감기가 끊어지질 않아 거의 겨울을 감기와 함께 살았었다. 감기약을 끊임없이 복용한 탓에 나의 속은 더욱더 약해졌다. 이번 여름은 우짜둔둥미지근한 물로 버텨볼 생각이다. )

3. 심장 기운이 왕성하고 신장 기운이 쇠약하니 잠잘 때는 문을 닫고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것이다.

4. 신장을 보하고 정신줄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정기를 굳게 보양하고 술이나 성생활을 지나치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여름에는 정을 소모하는 것을 잘 조절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설레는 2교시가 다가왔다.

드디어 장자를 함께 배우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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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씨앗문장이 적힌 필사노트를 꺼내며 돌아가면서 발표하였다.

나는 요즘 수성에서 루쉰을 읽고 있는데, 장자를 읽으면서 혹시? 구경꾼을 말하나? 혹시? 자기해체 ? 하는 부분들이 있기도 하다.

, 열하일기() 일야구도하기에서의 연암의 마음을 장자에서 발견?하기도 했다.

물론, 내 생각이지만^^;;;;;;

사물을 깊이 보고, 어울리고, 그가 되고, 나를 비우고 하는 이야기에서는 축의시대 에서 카렌이 말한 케노시스, ‘자기 버리기가 생각이 나기도 했다. ‘비움이 있어야 바람이 들어가 소리를 내는 것, 바람은 소리가 없지만, 다른 사물과 마주쳤을 때 여러 가지 소리를 내는 것, 이런 저런 생각들이 나를 장자 속에 더 빠져들게 했다  


해성샘들도 다 자기만의 장자가 있었다.

제일 먼저 발표한 경미샘은 죽음과 삶에 대한 생각과 일상에서의 무엇이 옳고 그르냐에 대해 발표하였다. 특히 장자를 읽으며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극중 배우의 대사(먹고 싸고)를 가져와 이야기 했다. 드라마를 보면서 장자를 떠올렸다는 것,

짝짝짝^^ 우리도 틀림없이 공부하고 있고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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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숙샘은 먼저 장자를 읽고 오강남샘의 풀이(장자, 오강남풀이 현암사)를 읽었다고 한다. 장자가 제목을 세글자로 표현한 것도 재미있었다 하시면서, 재전(才全)을 온전하게 하는 것에 대해 말하였다. 해성에 늦게 합류했기에 기존 회원들과 어울리지 못할까 걱정을 했지만, 매 시간 만나면서 다들 저마다의 사연으로 공부하는 회원들과 또 자신을 보면서 재전(才全)을 닦을 수 있는 공부를 함께해 나가며 다름을 알아가고 격려하고 돕기도 하면서 가는 길벗을 만나게 되어 해성의 시간들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하였다. (저도 미투!)


태수샘은 천주교신자이신데, 요즘 나다움을 찾기 위해 기도를 많이 한다고 했다. 장자를 읽으면서 진정한 나다움으로 살아가고 싶다 라고 했다. 그리고 나비의 꿈 편에서 물화(物化)에 대한 사유와 종이에서 구름을 볼 수 있는 것, 모든 것은 유기적이고 연결되어 있고, 모든 것은 통한다 라는 생각, 사물을 고정한 무엇으로 보기보다 자유롭게 내가 너가 되는 그런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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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샘은 제4편 사람 사는 세상 22절에서 너무 지나치게 다그치면, 상대방은 반드시 좋지 못한 마음으로 이에 반응하게 됩니다.“ 라는 구절에서 아들에 대한 자신의 행동을 반성했다고 한다. 그리고 내기 활부분에서 욕심을 부리거나 잘하고 싶은 욕망을 따르다 보면 내 생각과 달리 다른 결과가 나와서 마음을 내려 놔야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문정샘은 쓸모없는 나무, 쓸모없기에 그 나무가 천수를 누린다는 것? 쓸모 있기와 쓸모 없기가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 라고 하며 류시화의 옹이라는 시를 통해 편견,기준,시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였다. 세상에 버려야 할 것, 쓸데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 와 어느 한쪽으로도 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고.


고은샘은 바람그리고 목숨에 대해 말하며,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나? 라고 생각했더니 한숨을 쉬고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4살 난 딸아이 때문에 밤잠을 설쳤고 화를 내었고 잠이 오지 않아 그 덕에 장자를 읽었다고 한다. 힘든 육아는 가끔 엄마라는 역할을 잃게 하는 고충이 느껴졌다


  

이렇듯 장자는 우리의 일상속에서 자유자재로 붕새를 타고 날아다니고 있다.

그런 장자를 6월에도 만날 예정이다.

그리고 7월엔 자유로움과 에로스의 달인조르바를 만날 것이다.

조르바와 함께 바람과 같은 춤을 추고 싶다. ~

    

댓글목록

해숙님의 댓글

해숙 작성일

장자가 너무 좋아 연장해서 읽기로 하셨다는 소식!
정미씨에게 전해 들었습니다(자랑 반! 즐거움 반!)
1년 반 전에 부산에서 뵈었던 분들이 사진으로 등장하시니 더욱 방갑습니당!
앞으로도 쭉 공부하다 어느날 문득 또 조우하기로 해요!

청경님의 댓글

청경 작성일

정말이지 그냥 흘러지나가버릴 수도 있는 우리의 만남과 생각을 한페이지에 담아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정미샘 덕분에 또 다음 만남도 기대가 됩니다. 설레네요 못다한 장자이야기도 조르바도^^

무심이님의 댓글

무심이 작성일

해성 선생님들,
후기 속에서, 또 사진으로
그리고...
이렇게 댓글로도 만나니
더욱 반갑습니다~~~

문정님의 댓글

문정 작성일

정미쌤^^ 후기 넘 멋지게 쓰셨네요~ 늘 서울서 오신다고 수고많으세요!
감사합니다~

다갈님의 댓글

다갈 작성일

정미샘~ 먼길에도 불구하고 우리 해성을 이끌어주시고 이렇게 멋진 후기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공푸님의 댓글

공푸 댓글의 댓글 작성일

"다갈"이 그 '닭알' 인 거죠? ㅎㅎㅎ

다갈님의 댓글

다갈 댓글의 댓글 작성일

네~~ 선생님^^얼굴에 닭알이 두개 있다고 신랑이 연애할 때 지어준 애칭이에요*^^*

오우님의 댓글

오우 작성일

곳곳에  배움이 넘치고 친구들이 모이는 모습!! 참 보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