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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게릴라! 첫 <쿵푸-캠핑 데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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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이당 작성일19-03-27 21:24 조회5,236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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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석영입니다!^^

지난 주말, 토요일과 일요일 1박 2일간에 걸쳐

연구실에서는 새로운 실험-프로그램이 열렸습니다!

이름하야 1박 2일 쿵푸-캠핑 데이!






연구실에 있다 보면, "도대체 여기 뭐하는 곳인가요?" 궁금해하는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전화로 물어오실 때도 있고, 때론 구경차 연구실을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고요.

하지만 전화로 설명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고,

찾아오신다고 해도 그때마다 저희의 공부와 생활에 대해 모두 말씀드릴 수도 없고,

할 수 있는 건 진행되고있는 세미나 소개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아예 한 달에 한 번, 1박 2일동안 연구실을 오픈해서

궁금해하는 분들과 생활-공부를 함께 해보자! 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열리게 된 쿵푸-캠핑 데이에서는,

정말 연구실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세미나도 들어가고, 운동도 하고, 밥도 하고, 청소도 하고, 책도 읽고!

1박 2일동안 연구실 생활 밀착 체험! 을 함께 했습니다. ㅎㅎ






1. 캠프를 통해 만나다!



토요일 오전 11시,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3층 공간플러스에 모인 쿵푸-캠프 팀!


그리고 1박 2일간 우리가 함께 할 일정표!




첫 만남은 역시나, 조금 서먹했습니다.


1박 2일 쿵푸 캠프는 처음이라...ㅋㅋㅋㅋ

처음에 저는 사실 어떤 말로 어떻게 캠프를 열어야 할지 몰라 버벅버벅했습니다.

어.. 생각한대로라면 일단 내 소개를 하고, 캠프 소개를 하고..

장금샘 소개를 하고, 자기소개를 들으면 되나?...

하는데, 왠지 말이 잘 안 나왔습니다.


어찌어찌 버벅대며 캠프까지 소개하고, 장금샘께 자기소개를 부탁드렸더니

장금샘께서는

"그 전에 먼저 여기 오신 분들이 어떤 상황이고, 어떤 마음으로 뭘 기대하며 이 캠프에 오셨는지,

찐하게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덧붙여 '1박 2일이라는 시간이 짧다고도 할 수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정말 진하게 만날 수 있다. 우리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시간으로 만날 수도 있다'고 해주셨습니다.


아! 그제서야 저는 제가 캠프를 준비하면서

우리가 캠프라는 장, 캠프라는 사건으로 만나 함께 시공간을 만들어간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나(와 장금샘)이 캠프를 만들고, 거기에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먼저 이 캠프가 어떤 걸 할 것인지만 말하려 했고,

자기소개 시간은 형식상 하며 넘어갈 뻔 했습니다.

그렇게 했다면 참으로 밍숭맹숭한 캠프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든든한 조력자 장금샘!+_ +)


신기하게도 장금샘의 말 한 마디로 분위기가 화악- 풀렸습니다.

캠프에 오신 샘들께서도 긴장했던 표정이 한 결 풀리고, 그 말이 반갑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아주 즐겁게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자기소개시간만 해도 엄청나게 풍부한 이야기들로 넘쳐났지요.

'캠프 진행자'라고 생각하며 있을 땐 긴장만 됐는데,

'함께 시간을 만들어간다'고 생각하며 샘들의 소개를 들으 공플에 12명 사람들의 에너지가 마구 넘쳐나는 것 같았습니다.








2. 이크 에크, 택견!



오티가 끝나고, 식사 후 이어진 시간은

요즘 깨봉에서 HOT하다는, 수박희에서부터 발전한 한국의 전통 무술, 택견!! 시간이었습니다.ㅋㅋ

저희의 택견 싸부!인 지형샘이 캠프를 위해 특별 초빙되었고요, 택견반 반장인 근아도 함께했습니다.



택견시간은 인사로 시작!

지형샘이 지도해주는 씨원~~~한 스트레칭 후에,





진지하게 긁기-제치기 등 택견의 기본 동작들도 배워보구요.

택견의 하이라이트인 '품밟기 게임'으로 실컷 웃고, 몸을 확실히 풀었습니다. ㅎㅎ

함께 몸을 쓰며 웃다보니 어색함도 스르르~ 풀렸습니다! ㅎㅎ










3. 독서하는 신체 되기


쿵푸-캠핑 데이는 매 달, '이 달의 책'을 정해 함께 읽기로 했는데요,

캠핑 데이의 첫 책은 곰샘의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였습니다. ㅎㅎ

네. 택견 후 이어진 시간은 바로....!

진정한 연구실 체험, 책과 진하게 만나는, '독서!' 시간이었습니다.


공플에 모여 앉아 책을 읽는 캠프팀!


왜 독서 시간을 진정한 연구실 체험이라 했느냐~ 하면!

몇몇 샘들은 독서를 평소에도 좋아하셔서 괜찮았지만,

많은 샘들이 이 시간을 힘들어하셨기 때문입니다. ㅎㅎ



ㅋㅋ 떠들다 포착된 윤식샘과 수경샘!!




이 날 밥당번 앞뒤로 2시간씩, 네 시간 책을 읽었는데요.

(바쁜 연구실 청년들에게 주어졌다면 다들 행복해했을 네 시간..ㅋㅋ)

그 시간들이 너무 길게 느껴진다는 샘들...ㅋㅋ

새로운 배치에 들어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닌가 봅니다! ㅜㅜ

낯선 '진득하게 책 읽기', 그러니 이 때가 아니면 언제 이렇게 책과 진하게 만나겠습니까!

책과 잘 접속해야 이따 세미나 시간에 같이 새로운 이야기도 많이 나누겠죠?!


집중해서 책을 읽으시는 순화샘



다른 책에선 그런 기분을 못 느껴봤는데,

곰샘 책을 읽으면 20대때 소록도에서 살던 때가 생각난다던 영숙샘!^^



평소 책읽기를 너무 좋아하는데, 이제는 사람들과 함께 읽어야겠다던 준수샘과,

요즘 자립과, '화폐'외에 다른 가치들에 대해 많이 생각을 하던 차에 쿵푸-캠프와 곰샘의 책을 동시에 만났다는 형주샘!



샘들의 책 읽는 모습, 너무 아름다워요 +_+!







4. 사실은 지食 공동체


네. 독서에게 '진정한 연구실 체험'이라는 타이틀을 섣불리 붙인 거 같아요.

사실 진정한 연구실 체험은 밥당번이 아니겠습니까. ㅋㅋ

1박2일의 짧은 시간이지만, 밥당번은 빼놓을 수가 없죠!


10명이 넘는 인원이 주방에 다 들어갈 수는 없으니,

쿵푸-주방팀은 캠프팀이 오는 날에 맞추어 미리 손질 거리를 준비 해두었습니다.



바로 손질이 어려워 흔히 먹을 수 없는 냉이와(봄인데! 봄인데!)

역시나 다듬는 데 시간이 걸리는 시금치,

또 역시나 손질이 오래 걸려 점심에만 쓰고 저녁엔 잘 못쓰는 (밥당번 시간이 30분 차이가 나요.) 감자가 그 주인공! ㅎㅎ

열 분 샘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충분히 준비했습니다!ㅋㅋ

캠프팀 덕분에 특별 반찬들을 맛볼 수 있게 되겠군요+_+

주방을 춤추게 하는 캠프팀~!!



책 읽을 때도 다들 다양한 반응들을 보여주셨듯이,

주방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시금치, 감자 손질도 낯선 반면

당연히 어떤 분들은 냉이 손질도 능숙합니다. ㅎㅎ

그래서 요리가 익숙하신 샘들께 다들 냉이 손질법을 배웠답니다.





냉이 손질을 가르쳐주시는 영숙샘





다함께 배운대로 손질중!




이렇게 손질을 하고, 원래는 손질만 하려고 했으나!

주방 인력이 부족해서 다들 주방에 투입되어

세팅, 양념 만들기, 냉이 무치기, 설거지 등을 하며 급 밥당번으로 변신했답니다!ㅎㅎ




직접 한 밥을 맛있게 먹고나서는, 밥당번인 소담과 (이)연주에게 주방을 맡기고,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이 날따라 미세먼지도 없고, 날씨가 쾌청했던~

샘들은 남산의 매력에 푹 빠지셨습니다. +_+하하



돌아와서는 마무리! 흔적을 남기지 말자!

청소를 해야겠죠!


쓱싹쓱싹






사람이 많으니 정말 금방 끝나버립니다!ㅋㅋ







5. 심야 세미나


청소가 끝난 후에는, 다시 (특별히 필사+메모에 집중하며) 두 시간 독서 시간을 갖고,

밤 9시에는 심야 세미나를 했습니다.

열심히 책을 읽었으니 수다를 떨어줘야겠죠! ㅋㅋ

다음 날 오후에도 세미나가 있을테니, 이 날은 정말 가볍게 이 얘기 저 얘기 해보기로 했습니다.



연암의 강물과 언덕 '사이'의 '길'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모두가 가지고 싶어하는 '유머'!!'에 대해서(사실 정말 우리 모두가 원하는 건 돈보다 유머가 아닐까요!?),

스마트폰으로 시작해서 '기술'에 관한 갑론을박까지.



이렇게 책을 읽으며 생각한 것들에 대해 한 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누다가,

여자들은 베어하우스로, 남자들은 상방으로 이동했습니다.

한 시간 세미나를 한 덕분에 다들 입이 풀렸는지,

잠들기 전까지 엄청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네요!^^ㅎㅎ 




이렇게 1박 2일 캠프의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6. 몸과 운명에 대한 탐구, 의역학!



다음 날은 청소와 아침 식사로 하루를 시작한 후,

잠깐 책을 읽고나서

'몸과 운명에 대한 탐구'!

일성의 도담샘 의역학 강의에 침투!! 해 보았습니다.

(아쉽게도 사진을 못찍었네요 ㅠㅠ)


ㅎㅎ 몸과 감정, '타자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강의였는데,

샘들께서 이 강의를 듣고 감이당이 어떤 공부를 하는 곳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고 해주셨습니다. 

몸이 바뀌고 감정이 바뀌어야 행동이 바뀐다.

감정은 의지로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몸을 바꿔야 하는 것이고 훈련을 해야 한다,

감정으로 생긴 선-악의 판단을 절대적인 것으로 믿으면 소통을 할 수 없다 등의 내용은

오후 세미나에서 이 얘기가 많이 언급되기도 했지요.










7. 낭랑하게 낭송하고, 세미나로 서로에게 개입하기





캠프의 마무리는 낭랑한 낭송과 밀도있는 세미나! 였습니다.





요렇게, 베어하우스에 옹기종기 모여서 세미나를 했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짧게라도 열심히 외운 암송!과 함께,

자신이 왜 이 부분을 암송했는지 이야기하며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미형샘께서는 책에 인용된 연암의 글을 읽고

나는 누군가와 나눌만한 것을 보고 있고, 누군가와 나눌만한 것을 듣고 있고,

누군가와 나눌만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를 질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도 연구실에서 공부를 하며 종종 하게 되는 생각인데요.

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사심을 덜어내고

보다 근본적인 것을 질문하고, 보다 인간에게 보편적인 것을 추구해나가야 하는 것 같아요!






윤식샘께서는 늘 남편, 집안일, .. 등등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나는 이런 존재인가?'하는 생각이 들며

다른 언어, 익숙하지 않은 교류들을 찾아왔는데

1박 2일동안 편하지만은 않았지만, 그런 낯섦을 느꼈다고 하셨습니다.

1박 2일동안 만난 사람들, 시간들, 책이 샘께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면 좋겠네요!




성주샘께서 '엄마'의 입장에서 아들을 바라보며 했던 생각과 질문들에 대해,

형주샘께서 본인이 '아들'로써 그런 질문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해주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서로의 다양한 생각들에 대해,

그냥 공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오늘 헤어지기가 너무 아쉽다는 듯이!ㅎㅎ

서로 이렇다 저렇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게 좋지 않을까 등등 말도 많이 해주었습니다. 

1박 2일간 함께 지내다보니 정말 몸과 마음이 열렸는지 많은 이야기들을 하게 되더라고요!!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샘들의 모습









이렇게 찐한 세미나를 마지막으로,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1박 2일 쿵푸-캠핑 데이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

저도 기대치 않게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던 1박 2일이네요.

1박 2일 쿵푸-캠핑 데이는 다음 달에도 계속 됩니다!^^

다음 달에는 어떤 분들과, 어떤 시간을 만들게 될지 기대하며! 

캠프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안녕~~^^!

댓글목록

위풍당당님의 댓글

위풍당당 작성일

쿵푸-캠핑 데이 2기 찜! 벌써 설레며 기대됩니다.

나야님의 댓글

나야 작성일

캠프 후기가 올라와 있어 반가웠습니다.
장금샘, 석영샘, 쿵푸1기 학인들 덕분에 쿵푸-캠핑데이 행복하게 다녀왔습니다.
참가 동기는 타자를 위해서였지만, 캠핑 진행동안 중심이 내가 되어가더군요.
캠핑 후 제겐 변화가 있었습니다.
첫째날인 월요일엔 눕지않고 앉아서 책을 읽었죠.
이틀째인 화요일엔 빚진 책을 도서관에 반납했죠. 날짜 연체땜에 다시 빌릴 수 없어서 안타까웠지만 시원했습니다.
사흘째인 수요일엔 백팔배를 시도했습니다. 택껸에서 알게된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쉬는 호흡을 하면서.
나흘째인 오늘 목요일엔 길을 나섰습니다. 출근길을 걸어서.
한시간 걸리더군요. 카이스트 건너편에서 롯데백화점(대전엔 한군데 뿐이니) 건너까집니다.
오는 길에 을지대병원를 지나며 나이트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들의 피곤한 얼굴을 봤구요.
더 지나 승용차 조수석에서 내려 출근하는 봄옷 입은 여인을 봤구요. 길 건너에서 연산홍을 보며 좋아 팔짝팔짝 뛰어가는
유치원가는 아이와 엄마를 봤습니다. 초등학교 근처를 지나니 여러 모습의 아이들이 보였죠.
친구랑 놀면서 가는 아이들, 졸음 안깨 걷긴하는데 눈이 안깬 아이, 머리 쫑긋 묶고 두손 맞잡으며 가는 아이들을요,
길에선 보이는게 많습디다.
미세먼지 많은 날이었어요. 오늘.
그래도 걸으니 좋더군요.
걷다가 제가 계수, 남편도 계수, 둘이 한마음으로 아이를 몰아쳤으니 아이에겐 홍수였겠다 많이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훅 올라오니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쿵푸-캠핑은 제게 많은걸 줬습니다.
가장 큰게 나를 이해하는 방법을 알게됐단겁니다.
석영샘, 장금샘 1기가 어떻게 운영될지 걱정많으셨죠?
쿵푸-캠핑에서 느끼고 가는게 사람마다 다 다를겁니다.
좋은 점이 많으므로 계속되야한다 생각합니다.
베어하우스에서 수건개는법 배워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게릴라 공부 때 옆에 아파서살았다 저자 오창희샘 계셨는데 그땐 몰라봐서 안타깝네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