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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화성 2학기 에세이 발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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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aru 작성일19-07-12 12:16 조회4,6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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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화성 2학기 에세이 발표 현장 스케치를 맡은 오정아입니다.^^

지난주부터 대중지성 2학기 에세이 발표가 시작되어, 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는데요~
저희 화성도 지난주 낭송 대회로 몸을 풀고, 이번 주 드디어 에세이 발표 시간을 가졌습니다.

2학기에는 '리뷰' 형식으로 글을 풀어내야 했는데요,
작품을 통해 자기 문제를 정확히 찾아내고, 그걸 작품과 연결시켜 풀어내야 하는 과제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리뷰'라는 글의 형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죠. 이번 에세이 발표를 통해,
길샘의 세심한 코멘트와 상세한 설명을 통해, 다시 한번 배웠습니다.
이제 배운 걸 적용해서 잘~ 쓰는 일만 남았네요.ㅎㅎ;


그럼 화성의 2학기 에세이 발표 현장을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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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즈음, 화성의 학인들이 하나둘 도착하고, 길샘도 일찍 나오신 가운데,
담임이신 장금샘이 오늘의 발표 순서를 적기 시작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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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준비가 완료된 후, 드디어 첫 번째 조가 발표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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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학기에는 나쓰메 소세키의 세 작품, <마음>, <행인>, <우미인초> 중 하나를 골라 
'자신의 병증'과 연결시켜 리뷰를 쓰는게 과제였는데요,
처음으로 발표하신 천은정샘은 <마음>, 최희진샘도 <마음>, 신상미샘은 <행인>, 이은옥샘도 <행인>으로 
리뷰를 쓰셨습니다.

길샘 코멘트를 간략하게 정리해볼게요.

은정샘 <앞으로 나아가는 관계>
문장과 흐름이 좋고, 책에 대한 정리는 잘 되었으나, 샘의 문제는 살짝살짝 건드리기만 했다.
왜 문제가 되었는지, 불안의 정체가 뭔지, 더 깊이 들어가야 해답이 나온다. 문제가 확실하지 않고
원인을 철두철미하게 해부하지 않아서 문제제기 이후가 막연하게 흘러갔다.

희진샘 <인간을 이해하는 일>
처음, 중간, 끝이 다 다르다. 샘이 주제로 잡은 자살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든가, 자기 문제를 쓰든가 해야 했다.
글을 회피하며 썼다. 자기 문제를 쓰려면 내가 어떤 점에서 마음을 못 여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안 그러면 계속 이미지만 있다. 산만하게 머릿속에서 이미지로 있던 게 정리되는 게 글쓰기다.

상미샘 <정답이라고 믿었던 것들을 의심하라>
제목과 내용이 불일치하고, 앞에서 너무 다 말해버렸다. 이치로의 얘기와 샘의 얘기가 길을 잘 찾아 흘러가게 한 후에 
마무리를 지어주면 재밌는 글이 될 것 같다. 주제가 명확하고, 잘 잡아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 있는 글이다. 
내가 나 자신을 위해 찾아낸 것들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얘기해주면 좋을까,
이걸 머릿속에서 생각하면서 글을 쓰면 좋겠다.

은옥샘 <자기본위의 삶>
'자기본위의 삶'이라고 하면 너무 막연하다. 자신이 추구하는 자기본위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현대인에게 행복이라는 건 뭔가, 거기에 도달하지 못할 때 나한테 일어나는 건 뭔가, 이런 걸
찬찬히 구체적으로 따져줘야 그 다음에 샘이 말하는 내적 충만감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 그 내적 충만감이 
어디에서 오는지 잘 생각해야 이 글이 나를 위한 글이 된다. 표피적으로 살짝 건드리는 게 아니라, 내 불안의 원인을 깊이 파고들어가야 한다.


첫 번째 조가 끝나고, 점심을 먹고 온 저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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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간식이었던, 흑임자 송편과 김에 싸먹는 가래떡,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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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과일들을 먹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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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향해 포즈도 취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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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나누면서 긴장을 푼 후,

다시 진지하게 발표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두 번째로 발표하신 샘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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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주샘이 <우미인초>, 최혜정샘이 <마음>으로, 정혜윤샘이 <행인>으로, 안유진샘이 <마음>으로 리뷰를 쓰셨습니다

길샘 코멘트는요,

영주샘 <나만의 속도 찾기>
내가 어디서 불편한지 더 진솔하게 보고 정확히 찾아내야 한다. 그 문제를 안 쓴 건 아닌데 잘 드러나지 않았다.
그냥 외부조건에 따른다고 하면 너무 막연하고 큰 말이다. 그리고 나의 속도를 갖는 것이라고만 보면 문제의 초점이 흐려
질 수 있다. 오노의 행동 패턴을 잘 분석해야 한다. 무네치카와 비교는 했지만, 무네치카처럼 될 수 없는 오노에 대한
분석은 안 되었다. 그 지점에서 분석이 정확해야 내 문제도 정확히 드러날 거 같다.

혜정샘 <죽어야 나를 찾는다>
작품에 대한 분석은 잘 되어 있으나, 왜 이렇게 분석했는지가 전혀 없다. '선생님'의 행동을 분석한 의미가 뭔가.
그게 샘에게,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자기 시선, 자기 얘기가 필요하다는 게 꼭 자기 병든 얘기를 쓰라는 게 
아니다. 그렇게 안 해도 된다. 이렇게 분석했는데 이게 왜 나한테 의미가 있는지, 이게 내 삶에 왜 중요한지를 쓰면
된다. <마음>을 읽어내는 샘의 언어, 시각, 그 부분을 메꿔야 한다.

혜윤샘 <움직이는 마음, 행동하는 사람>
'행인'이라고 하는 개념을 잘 분석하고 정리했다. 가족이라는 관계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어머니의 마음, 아버지의 마음,
동생의 마음, 형의 마음이 어떻게 어떻게 얽혀있는지 잘 분석했고, 그 속에서 자신의 모습도 잘 봤다.
자기 언어도 있는 글이다.

유진샘 <생명이 깃든 관계>
글이 재밌다. 자기 식으로 잘 분석해서 흐름에 따라 담박하게 어려운 말 안 쓰면서 잘 풀어냈다. 그런데 샘이 말하는
'생명력'이 뭔지 조금 더 드러나면 좋은 글이 될 것 같다. 자기 언어로 표현한다, 라는 것을 혜윤샘과 유진샘의 글이 잘
보여주었다. 자기 나름의 길을 찾아가는 글, 주제도 비껴가지 않으면서 산만하지 않게 집중해서 쓴 글 두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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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조는 박정복샘이 <마음>, 제가 <행인>, 이진아샘이 <행인>, 정지원샘도 <행인>으로 리뷰를 쓰셨어요.

길샘 코멘트는,

정복샘< 근대 가정, 사랑의 덫>
뭔가 시도를 했지만, 그 시도가 작품의 내용과 잘 안 섞여서 따로따로 얘기가 되고 있다. 하나하나 다 분석이 되어야 하고,
확실한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글을 쓸 줄 알게 되는 순간, 언어가 앞서거나 지식이 앞서 작품과 안 맞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걸 또 넘어야 한다. 그럴 때는 작품을 소박하게 다뤄줄 필요가 있다.

정아샘 <자기 삶의 주인 되기>
전체적인 흐름도 좋고 나름 분석도 자기 식으로 잘 했다. 그런데 너무 연구실에서 넘쳐나는 언어들로 써버려서
그 언어들 때문에 샘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변화, 삶의 변화가 우리에게 팍 공명이 안 온다. H를 공명하는 그 만큼으로
샘의 이야기를 샘의 언어로 풀어주면 좋겠다.

진아샘 <가족과 에고의 담장을 넘어 - 우리 모두가 행인>
샘의 지식이 '지로'를 압도한다. 언어가 너무 과잉이다. 샘의 경험이 지로에게 투사되어 소세키가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 오독은 나쁘지 않지만, 자기 식으로 왜곡하면 문제가 된다. 문제의식을 바꿔서, <행인>에서 가족이란
어떤 존재인가, 나에게 가족이란, 우리 시대에 가족이란 무엇인가, 이런 문제를 좀 더 들어가 보면 좋을 것 같다.

지원샘 <마음의 불안은 '결핍'에서 온다>
소세키 언어의 매력을 소박하게 잘 드러낸 글이다. 물론 결점도 있고, 이 글은 50프로만 쓴 거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해석의 영역으로 들어가야 마무리가 된다. 하지만 유머러스하고 적확하고 새로운 소세키의 언어를 현재에 맞게 재활용한
점이 샘의 글에는 보인다. 나한테 감동을 줬던 말들을 절단 채취하기. 이런 작업이 정말 필요한데, 그 좋은 예가 샘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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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조는 강보순샘이 <행인>, 권현숙샘이 <행인>, 강내영샘이 <행인>, 신미승샘이 <마음>으로 리뷰를 쓰셨습니다.

길샘 코멘트는요,

보순샘 <불안과의 정면대결>
전체적인 흐름은 재밌다. 그런데 해석에 있어서 치밀함이 필요할 거 같다. 이치로가 원하는 게 '미치광이'라고 했는데,
좀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작품 안에서 이치로를 얘기해줘야 한다. 소세키가 이치로를 통해 우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글을 쓸 때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이런 인물을 그렸을까를 반드시 생각해봐야 한다. 

현숙샘 <자유를 원하는 마음의 실체>
나의 상태보다는 일단 작품에 더 빠져들고 공감해보는 게 필요하다. 나로부터 시작하지 말고 작품으로부터 출발하자. 
자신을 다 내려놓고 작품과 만나면 글이 확 달라진다. 자기를 들여다보는 방식으로만 가면 세계가 너무 좁아진다. 자기
안으로 수렴되는 방식이 아닌, 인생의 이치와 삶의 원칙들을 성찰하게 해 줄 수 있는 글로 서술 방식이 바뀌면
샘이 확 바뀔 것 같다.

내영샘 <관계를 위한 태도>
글에 이치로는 없고 샘만 있다. 이치로를 통해서 내가 뭘, 어떻게 불편하게 느끼고, 고민하게 되고, 질문을 던지게 
되었는가, 이런 게 별로 안 나온다. 자기가 먼저고 작품은 뒤로 밀려 있다. 자기를 위한 변명에 작품이 이용되고 있다.
작품과 어떻게 섞이느냐, 그래서 어떤 변이가 일어나느냐, 리뷰가 그걸 하는 게 아닐까.

미승샘 <나를 밟고 태어나길!>
니체 수업에서 배운 것으로 선생님과 K의 이야기를 잘 풀어냈다. 그런데 시작이 줄거리로 가버리면 지루해져서 글의 진가가
사라진다. 내 주제와 분석을 잘 드러내려면 어떻게 시작하고 마무리지을지, 고민하며 글을 쓰면 좋겠다.
그래야 줄거리를 말하지만 줄거리를 뛰어넘는 글쓰기가 된다. 책에 지나치게 빠져서 줄거리만 써도 안 되고, 나한테
빠져도 안된다. 양자를 뛰어넘는 글쓰기가 필요하다.

*

그 외에 저희 모두에게 해당되는 코멘트를 따로 정리해봅니다.

* 리뷰는 두 가지에 주목해서 써야한다. 왜 이 책을 읽는가, 어떤 면에 주목해서 읽으면 좋겠는가.
오로지 현재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쓰는 게 리뷰다. 내가 어떤 면에서 몰랐던 걸 알게 되었는가, 어떻게 막연했던 걸 
확실하게 깨우쳤는가. 주인공을 대변하기 위해 써주는 게 아니다. 그건 작가가 이미 다 했다. 
작가가 그걸 왜 대변하는지를 찾아내는 게, 우리가 책을 읽고 나서 해야 할 일이다.

* 줄거리 위주에서 끝나지 말고, 나와 어떻게 섞였는지를 써라. 이 작품을 읽고 나의 삶, 세상의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 하나의 큰 흐름을 잡고, 차서를 꼭 지키면서, 문제로 던져놓은 걸 놓치지 말고 집요하게 파고 들어야 한다.
내가 잡은 줄을 믿고 그걸 계속 따라가야지, 왔다갔다하면 안 된다.

*책을 읽고 또 읽으면서 따지고 또 따져봐야 한다. 딴 데서 찾으면 답이 안 나온다. 책에서 찾아야 한다. 
철저히 해체하고, 해부하고, 분석하고, 종합하는 것. 이것이 책을 가지고 해야 할 일이다.

* 이 글은 누구를 위한 글이 아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다. 나를 위한 글이다. 내가 이해한 것이
다른 사람과 소통이 되는지, 공명이 되는지 확인하는 글이다. 글에 대해 너무 숙제처럼 여기면, 딴 사람을 위해
써주는 것처럼 하면 안 된다. 이 점을 명심하자. 절대 글은 나를 위한 거다. 딴 사람들은 그걸 공감하는 것.
이렇게 생각하면 글쓰기가 가벼워질 것 같다. 마치 튜터들을 위해 써주는 것처럼 그러면 안 된다.
그럴 때 문제를 회피하거나 하는 일이 생긴다.


*자기가 있는 상황에서 자기가 공부한 그 만큼으로 한 스텝을 넘어가보는 것. 조금씩 조금씩.
그게 느리더라도 괜찮다. 그걸 하려는 흔적이 글에서 보여야 한다. 그런 성의와 정성이 보이는 글을 가지고 얘기해야
우리가 공감하고 감동하고 그러지 않을까. 내가 어디에 감동할까만 생각하지 말고, 내가 공부한 걸 가지고 어떻게
감응할 것인가, 이걸 고민하며 글을 써보면 어떨까.

*

정말 오랜 시간 꼼꼼하고 정성스럽게 저희 글을 읽고 코멘트해주신 길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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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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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학기 동안 저희 글을 봐주시느라 수고하신 튜터 장금샘, 주란샘, 
튜터와 학인을 오가며 수고해주신 정복샘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또 하나의 산을 넘었네요.^^
화성샘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우리 방학 잘 보내고, 또 힘을 내어 다음 산을 향해 함께 가보아요!


그럼, 이상으로 2학기 에세이 발표 현장 스케치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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