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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희제의 열하 연행록!!> 4~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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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해완 작성일19-08-27 00:15 조회8,6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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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북구장성을 떠나 저희는 마침내 북경으로 돌아왔습니다.

북경에서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북경 오리였습니다.


북.경.오.리.



ㅎㅎㅎ

여느 때와 같이 차 속에서 깊은 잠에서 깨어난 저희들은

소문으로만 듣던 '베이징덬'을 맛보러 신나게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북경에만 있는 체인점이라고 하더니, 규모도 아주 크고 음식도 전례없이 신속하게 나왔습니다.

저희가 볶음밥과 여러 요리들을 맛보고 있는 사이에 요리사 아저씨가 방 밖에서 오리를 잘라주셨습니다.





쭌언니는 저희 모두 두 다리로 직접 고북구장성도 올랐으니 밥이 맛 없을 수가 없다고 웃으며 말씀하셨는데요.

정말로 저희는 게 눈 감추듯이 음식을 해치웠습니다.

여행을 통 틀어서 식사 시간이 가장 짧았던 때가 아닌가 합니다.

맥주도 가볍게 한 잔씩 마셨는데요.

피곤해서 그랬는지, 장금쌤은 맥주 한 잔에 사알짝 취기가 도셨어요.





사실은 장금쌤처럼 저희들 모두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습니다.

장성 위에서 바라본 새파란 하늘의 여운이 가시고 나자, 피로가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북경 오리로 배도 채우고 맥주로 목도 축이고 나니,

남은 것은 침대에 풀썩 누워서 수면의 세계로 떠나는 것 뿐!


그렇지만 애석하게도 저희는 쉴 수 없었습니다.

아직도 일정이 하나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제가 하는 <의학 기초 강의>의 마지막 회였습니다. 

이번 여름에 한국에 돌아와서 저는 의역학 청스팀(문명, 문빈)과 

창희쌤, 장금쌤, 정복쌤과 함께 서양 의학 기초를 6회에 걸쳐 공부했습니다.

그 마지막 회를 이번 열하 여행에서 소화를 해야 했던 거죠.






졸지에 앞서 다섯 번의 강의를 듣지 못한 지형이와 혜숙쌤까지도 함께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호텔방에 다 함께 둘러 앉아서, 핸드폰과 타블렛으로 강의안을 보며 (테크놀로지 시대에 걸맞은 학습 풍경^^)

신경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 할 수 있는 변연계와 자율신경계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열하 여행팀에게 물어보세욥!


서양 의학 기초 강의가 끝나자 청년들은 자유로워졌지만

중년들은 주역 시험을 봐야한다며 계속 방에 남아계셨습니다.

이 밤이 지나면 드뎌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아오겠네요.

쩝쩝, 아쉬워하며 저희는 흩어지고 꿈나라로 향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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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을 든든히 먹고 짐까지 싼 저희들은 호텔을 나섰습니다.

오늘의 일정은 공자의 묘인 공묘와 북경의 대표적인 사찰인 옹화궁을 둘러보는 것입니다.

그 후에는 쇼핑을 하고 서울로 고고!

(아쉽...)


공묘에 들어서자 공자가 저희를 먼저 맞이합니다.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볼 법한 키 작은 중국 아저씨의 모습입니다.

보자마자 의문이 듭니다.

공자님은 키가 분명 9척(2미터 10센터)라고 했는데, 왜 이분은 이렇게 아담하지?

실제 공자님은 이렇게 생기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저희는 또 공묘 앞에서 찰칵, 사진을 찍었습니다.

"만세사표"(만세에 남을 스승의 표본)라고 쓰인 건물로 들어가자

청나라의 황제들이 친히 친필로 공자에 대해 써 내린 간판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여천지삼, 도흡대동...





황제들의 친필이라서 그런지 뭔가 풍겨나오는 기운이 다르지 않나요~?


공자묘를 다 둘러본 저희들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국자감으로 향했습니다.

국가의 교육기관으로, 현재로 치면 국립대학교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합격해서 입학하면 황제가 직접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를 설파했다고 하니,

그 옛날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윗 사진은 국자감 내에서 빨간 유니폼을 입고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국 꿈나무들입니다.

동그란 두상이 너무 너무 귀엽습니다.

저희 청년들은 비록 이 꿈나무들처럼 귀엽지는 않지만,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국자감 앞에서 배포 있는 포즈를 취해보기로 합니다.





"아뵤~~"






지형이가 양팔 벌려 소개하는 이곳은 국자감에서 실제로 황제가 앉았던 자리입니다.

이곳에서 황제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면, 광장 곳곳에 서 있는 사람들이 뒤로 계속 전해주었다고 합니다.

아직 마이크라는 게 없었던 시절, 이것이 사람들이 공부하는 방법이었군요^^


저희는 천천히 걸어서 공묘를 빠져나왔습니다.

짧은 산책길이 또 운치 있었습니다.

공자님 덕분에 북경에서 멋진 곳을 왔다가네요~






그 다음 저희는 강희제가 옹희제에게 하사했다는 궁전인 옹화궁으로 향했습니다.

훗날 옹희제가 이 궁전을 사찰로 바꾸면서 옹화궁은 북경 최대의 라마 사찰이 됩니다.

그렇지만 황제가 살았던 궁인만큼 이곳은 거의 황궁 대우를 받습니다.

황제만 쓸 수 있다는 황금색으로 지붕을 칠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이 사찰에는 높이가 무려 26m나 되는 목상이 있습니다.

열하에서 보았던 천수보살보다 3m 더 높은 거죠!

그렇지만 이 목상의 8m는 지하에 놓여있다고 해서, 실제로 저희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높이는 18m입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는 천수보살상이 더 인상 깊었습니다.

높이 때문이 아니라 조각의 정교함 때문이어요!

천수보살상은 등 뒤에 팔이 여러 개 나와 있었거든요. ㅎㅎ





부처님을 뵙고, 저희들은 밖에 나와서 한참 쉬었습니다.

날씨는 아주 좋고~~

기분은 더욱 좋고~~

몇 시간 남지 않은 마지막 열하 여행을 여유롭게 즐겼습니다.

새파란 하늘은 초가을이 코 앞까지 다가왔다는 것을 알려주더라구요.

이 아름다운 날씨를 뒤로 하고... 다시 덥고 습한 쿠바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잠시 심난했지만...

지금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즐기기로 마음을 고쳐먹고 여유를 만끽했습니다.




이번 여행은 저희가 가히 '황제 여행'이라고 부를만큼

잘 먹고, 잘 쉬고, 잘 잤던 여행이었습니다.

돌아와서 보니 제가 한국에서도 찌지 않았던 살이 쪄 있더라고요 ㅋㅋ.

이렇게 황공한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건 모두가 함께 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쭌언니의 내공 덕분에 걱정 없는 여행을,

창희쌤의 여유 덕분에 느긋한 여행을,

혜숙쌤의 배려 덕분에 편안한 여행을,

장금쌤의 센스 덕분에 웃음 넘치는 여행을,

지형이의 체력 덕분에 힘찬 여행을,

문문 듀오의 노고 덕분에 문제 없는 여행을 했습니다.


쿠바에 돌아가기 전에 이렇게 좋은 선물을 받고 가네요.

모두 모두 감사드려요!

나중에 또 함께 길을 떠날 기회가 있기를...^^








[특별편1. 왜 여행 제목이 '창희제의 연행록'인가?]


저희가 모두 돌아가면서 창희쌤에게 든든한 팔뚝을 빌려드렸는데,

마치 그 모습이 창희쌤을 '연행해가는 것' 같다 하여 그렇게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특별편2. 왜 막내는 바쁜가?]


지형이는 이번 여행의 막내였으나, 

사실 체력적으로나 체격적으로나 모두를 월등히 앞섰습니다.

덕분에 그 쓰임새도 많았지요.

인간 셀카봉도 되어야 하고, 창희쌤의 전용 엘레베이터도 되어야 하고,

웃긴 사진 찍기 좋아하는 누나에게도 협조해야 하고, 인간 그늘막도 되어주어야 하고.....

장하다, 막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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