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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성 -부산에서 소식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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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이당 작성일19-11-14 12:17 조회4,613회 댓글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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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부산 해성 회원 강고은입니다.


지난 7월 감이당을 방문해서

찐하게 느끼고 갔던 ^^


오늘 정미샘 대신 제가 후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쓰는 해성 후기라 살짝 설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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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시 낭송시간은 백유경을 읽었습니다.

    

 

백유경이 흰 백, 우유 유를 쓴다는 정미샘의 안내멘트에 따라

새로운 경전을 읽기 시작, 우유처럼 하얗게 밝혀주는 이야기란 어떤것일까?


   

KakaoTalk_20191114_110701228_08.jpg

 

정미샘왈~

 

앞서 읽었던 서문에도 잘 소개되어 있었듯이 백유경은 재밌게도 흰 우유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인지 첫장에부터 우유 이야기가 바로 나오네요. 우유를 모으는 사람 이야기. ” 하하

 

정미샘의 능청스러운 농담에

 흰우유만큼이나 순수한 우리 해성 멤버들은

한 치의 의심도 품지 않고 그대로 흡수! 할 뻔 했는데


KakaoTalk_20191114_110701228_10.jpg


옆짝이었던 금순샘 왈,

 

저는 백유경이라고 해서 백가지 비유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네요.”

바로 옆에 앉은 제가 듣기에도 흰 우유보다는 더 일리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요,

 

낭송 시작 하기전에 유머 한번 하고 가려는 것을,

저번에 서문도 감동적으로 읽었으니^^

모두다 농담인지 아시겠지 라고 생각했다는 정미샘은

자신의 농담을 너무 진지하게 들어주는 해성샘들의 반응을 보시고 

 재밌다는듯 깔깔깔 하고 웃었습니다.

  


  

우리들도 정미샘의 존재감과 진지함에 모두 묻히고 말았지요.

뻥이었단 말에 모두들 크게 웃으며 화기애애하게 백유경 낭송을 시작했습니다.

뭐든 비판의식과 의심의 눈초리로 봐야 사고가 확장되고

내용파악도 더 잘 된다는 걸 몸소 배웠답니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백유경은 뭐랄까...

인도(?!) 특유의 코드와 이야기 전개방식을 갖고 있어

우리나라 정서로는 바로 공감이 안 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깊고

다양하게 이해되는 측면들이 있어 여기에도 실어봅니다.

 

2-5 반푼의 빚:

한 상인이 반 푼의 돈을 갚으려다

도리어 네 냥의 돈을 뱃삵으로 쓰고 말았다는 이야기.

이 사연을 들은 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 상인의 어리석음을 비웃었다는데...

어떤 종류의 어리석음일까? 빚 갚고자 하는 순수한 의도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는가?

 

누군가에게 진 빚을 갚는 방법은 한 가지라 아니라 다양할 수 있다는

현답을 춘이샘과 금순샘, 현미샘이 주셨습니다.

돈을 꿔준 사람은 빌려줬다기 보다 보시의 개념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

베푼 은혜는 고맙게 받고 상황에 맞게,

형편이 될 때 필요한 이웃에게 되갚음으로서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말에 크게 공감이 되었어요.

저도 둘째를 임신하고 몸이 많이 힘들 때

경미언니에게 의지를 많이 했었는데,

언니가 셋째를 가지지 않는 이상 똑같은 방식으로

고마움을 갚을 길은 없는 것이었어요

대신 가현이반 친구 엄마가 임신중인 분이 있었는데

엄청 신경써서 챙겨줬답니다. 이것도 선순환이겠지요?

 

2-10 왕의 수염 깎기를 택한 신하:

전쟁터에서 왕의 목숨을 구한 신하가 소원을 말해보라고 하니,

왕의 수염 깎기가 되겠다고 한 일화.

이 신하의 이야기를 들은 세상 사람들은

굳이 천한 업을 구한 그를 비웃었다는데...

정말 천한 직업일까? 신하는 어떤 마음으로 수염 깎기가 되려 했을까?

 

샘들의 의견들중에는 이 신하는 사실 왕의 최측근이 되려고

수염 깎기가 된 것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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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의견을 들은 정미샘의  

비선실세 대신 수염실세발언이 기억에 남네요^^


왕의 얼굴에 매일 아침 면도칼을 들이 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려고 한 것을 보면

 어리석다기 보다 권력에 붙어

그 덕을 보려 하는 비겁함이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내 친구가, 내 친척이, 내 아들이 잘나가는데~~”

하는 주변 자랑이 불편했다는 춘이샘의 말에

모두 비슷한 경험이 있는지 고개를 끄덕끄덕~

누구 덕을 보려하지 말고 스스로 그 원하는 변화가 되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교시는 축의시대이며 6장 공감의 발견을 함께 읽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공자로 시작하여 공자로 끝이 났답니다.

작년 남산강학원 문성환샘의 특강 "닌하오 공자, 짜이찌엔 논어" 가 생각나기도 했구요.

중동과 그리스, 인도 축의 시대보다도 훨씬 친숙하고

문장 하나하나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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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님의 말씀에 전부 까맣게 밑줄을 쳤다는 수정샘^^

저도 덕지덕지 포스트 잇이 장난 아니랍니다~~

    

그래서 몇 구절 가져와 봅니다.


P354 태도와 양보

효는 그 이상의 어떤 것이다. 이 모호한 어떤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태도. 공자는 그렇게 결론을 내린다.

어떤 전례를 거행하는 정신은 모든 동작과 표정에서 나타난다.

만일 경멸이나 짜증으로 한다면 그 전례는 모욕이 될 수 있다....

그는 전례를 오랫동안 연구한 끝에 그

것은 양보의 정신으로 진지하게 거행할 때에만 의미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태도에 관한 글을 읽으며 춘이샘이 마음을 다하여 하는 의식, 자기에게 정성을 들이는 일, 자기를 비우는 일을 실천하고 있다면 나누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나의 하루를 돌아보게 되는 의미있는 화두였어요. 춘이샘께서는 금강경 해설읽기로 하루를 시작하며 마음 비우는 연습을 하신다고 했습니다. 수정샘께서는 매일 아들을 주물러 주신다고 했습니다. 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어떤 일에 마음을 다하여 정성을 들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먼저는 아이들을 재워놓고 쓰는 플백 공감일기가 떠올랐고, 두 번 째로는 매일 밤 수면의식처럼 거행하는 당신은 존재 자체로 소중한 사람입니다.” 라는 속삭임이었습니다. 첫째 아이가 갓난 아기일 때부터 자기 전에 속삭여 준 말인데 요즘은 그 말이 큐피트의 화살처럼 제게 돌아오고 있어요.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다섯 살 배기 큰 딸은 매일 밤 잊지않고 귀에다 속삭입니다.

엄마, 엄마는 존재 자체로 소중한 사람이야. 항상 기억해. 사랑해.”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잊고 있었던 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떠올리게 됩니다.

 ‘그렇지, 나도 있는 그대로 소중하지하면서요.

 

P355 공감

전례는 공감이라는 훈련된 습관을 가르쳤다.

따라서 전례는 올바른 정신으로 거행하면,

사람들이 자기 중심주의의 한계를 넘어서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정신교육이 될 수 있었다.

 

공감도 훈련이라는 말,

타고나는 것이 아님을 확인시켜 주는 이 말이

저는 참으로 위로가 되었습니다.

훈련하면 누구나 공감자가 될 수 있고,

군자가 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

공감이 키워드인 이 시대에 더 와닿는 구절이 아닐 수 없습니다.



P356 공자는 어떤 사람? (증자 왈)

스승님의 도는 남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과 배려() 뿐이다.”


도란 다른 사람의 덕을 양성하는 헌신적이고 끊임없는 노력일 뿐이다.

 그러면 다른 사람은 나에게 내재한 덕을 끄집어낸다.

 

P356 자공의 물음: 한마디 말로서 매일 종일토록 그대로 실천해야 할 것은?


아마 배려()일 것이다.

남이 너에게 하기를 원치 않는 일을 남에게 하지 마라. “

 서는 사실 자기 자신에게 견줌이라고 번역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황금률이라고 불렀다.

 

P357

서는 매일 종일토록우리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곳을 발견하고,

무슨일이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게 그런 고통을 주는 일을 삼갈것을 요구한다.

자신을 특별한 별도의 범주에 놓지 말고,

늘 자신의 경험을 타인의 경험과 연결시킬 것을 요구한다.

공자는 황금률을 처음 공표한 사람이다.

 

P358

서는 남을 대할 때 자신의 감정을 지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P359

인이란 내가 지위와 자리를 바란다면

 남이 지위와 자리를 얻도록 돕는 것이다.

 자신의 장점을 이용하고 싶으면

남이 장점을 이용하도록 돕는 것이다.

사실상 자신의 감정을 안내자로 삼는 능력이다.

이것이 인의 방향에 놓여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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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와 제자의 대화를 다시 읽으며

 서양인의 눈으로 보고 이해한 동양철학의 깊이에

다시 한 번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말씀의 핵심이 자기 자신에 있음을 많이 느꼈습니다.

특히, 황금률이라고도 불리는 용서할 서()’ 자가 저의 인생한자로 등극했답니다.

예전에는 참을 인()’이었는데 뭔가 많이 발전했다는 자찬을 해봅니다^^

 자기 자신에 견주어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고,

상대를 대할 때 자신의 감정을 먼저 바라보고

지침으로 활용하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나 자신이 자극을 받는 지점이 어딘지 정확하게 알고

스스로에게 자기공감이 된 자만이 진정한 공감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먼 옛날 공자님께서도 그러하다고 귓전에 속삭여 주는 것만 같습니다.



이렇게 짧은 해성의 수업은 끝났습니다.

축의 시대를 처음 만났을 때는

두껍기도 하고 뭔가 어려워 보였는데

지금은 이 책을 만난 것이 행운인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달에 만나요.^^



댓글목록

유승님의 댓글

유승 작성일

“엄마는 존재자체로 소중한 사람이야”라는 말을 매일밤 딸에게서 듣는 기분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부럽습니다.
이렇게 수업내용을 글로 다시 읽으니 기억이 새록새록 좋네요.^^

덕분입니다님의 댓글

덕분입니다 작성일

공부를 즐겁고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백유경> 아!  공부를 이날 처럼만 할 수 있다면 ...

자주 들어서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큰 착각이었음을 깨닫는다. '공자님' '맹자님' '부처님'
제대로 공부해야 할 것 같다. 한정미 선생님이 '축의 시대'를 노래 부른(?) 이유를 알 것 같다. 더욱 기대가 된다.
공자님이'자신을 특별한 별도의 범주에 넣지 말고, 늘 자신의 경험을 타인의 경험과 연결시킬 것을 요구'한 것처럼
나의 틀에 갇힌 책읽기를 벗어나고자 찾은 '해성'  제대로 찾아온 곳임을 날로 느낀다.

배움과 실천을 이어가는 고은샘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함니다._()_

봄빛님의 댓글

봄빛 작성일

백유경을 읽으며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나눈 시간이 생각나네요 ㅎ
힘든 육아의 시간을 자아성찰과 공부로 이어가는 고은샘을 응원합니다.
`공감`이란 두 글자-  살면서 두고 두고 떠올려보려구요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서 찐한? 어떤 느낌이 올 때까지~ㅋㅋ

猫冊님의 댓글

猫冊 작성일

축의 시대는 정말 엄청나게 훌륭한 저작인 거 같아요.

굳이 옥의 티를 찾자면, 동양의 음양오행을 미신처럼 생각한다는 점이 좀 아쉽긴 했지만,
그건 현대 한국인들도 많이 하는 생각이니 탓하긴 어렵겠네요

축의 시대는 두고두고 다시 여러 번, 읽어봐야 될 거 같아요
여기서 보는 문장들도 또 새록새록 새롭습니다!
하아~ 저는 축의 시대 보고는 완젼 카렌 암스트롱의 팬이 되어버렸어요

문수정님의 댓글

문수정 작성일

그 두껍기만 한 축의시대도 반은 넘어갔네요 ^.^
무슨 복인지 해성과의 첫 만남에 읽기 시작한 '축의 시대'는 참 많은 영감과 생각의 확장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고은샘의 후기를 보니 공자님 말씀을 한번 더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그리고 아이와 나누는 존재의 소중함에 대한 주문같은 말을 나누는 장면이 상상되면서, 느~무 맘이 충만해지는듯 했어요.
고은샘 아이들과 온종일 지내느라 체력이 딸릴텐데 좋은 글 고맙고, 수고하셨습니더~~

한정미님의 댓글

한정미 작성일

고은샘~ 백유경의 유머가 ㅋㅋㅋ
샘들의 얼굴표정이  다시 생각나서 웃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