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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환이정> 코로나 시대 슬기로운 여름휴가
 글쓴이 : 환이정 | 작성일 : 20-08-13 23:17
조회 : 1,811  


모두 건강하신가요?

입추가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뜨거운 여름입니다.

유난히 긴 장마와 홍수 소식에 마음이 무거워지는 요즘입니다.


제주의 8월은 휴식을 위해 제주를 찾은 이들로 1년 중 가장 바쁜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7월 곰샘이 서귀포에 왔다 가신 후 <환이정> 세미나 멤버들은 글은 읽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써야 한다는 깊은 깨달음을 얻고 하반기 함께 글쓰기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코로나 시대 비행기를 타고 시공간을 초월한 여행은 힘들기에

환이정 멤버들은 함께 책을 읽으며 열하로 여행을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8월의 책은 곰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이었습니다.

연암 박지원의 생생한 글에 함께 웃고 사랑보다 위대한 우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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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p/CDyjDpkDJmt/?utm_source=ig_web_copy_link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8월이 끝나기 전 각자의 글을 써보기로 약속하고

오늘 환이정의 세미나 멤버 박진아 선생님의 글을 함께 읽어보았습니다.

담담하고 솔직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해주셨기에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열하일기 독후 글쓰기 도전 박진아>


연암을 통해 지난 여행들을 추억해 본다. 그리고 내가 흘린 가장 뜨거운 눈물에 대해서도. 공교롭게도 그 눈물들은 모두 공항, 혹은 비행기 안, 여행지였다는 점이 새삼 신기하다.


대학 마지막 학기 운이 좋게도 입시전문 사이트 '이투스'에 일찍 취업을 했다. 더 운이 좋았던 건 수습 3개월을 마치고 이투스가 당시 싸이월드로 승승장구 하던(지금은 망한;;) SK커뮤니케이션즈라는 회사에 인수합병이 되었다는 것. 이게 무슨 횡재인가. 지방대 출신으로 대기업 사원증을 너무도 쉽게 목에 걸어 버렸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첫 사회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어리고 순수했던 사회초년생에겐 감당하기 힘든 무게였다. 1년을 채우고 퇴사를 결정, 호주 어학연수를 떠나기로 한다. 어느날 퇴근길 지하철 창가에 비친 내 모습 내 표정이 너무 어둡고 불행해 보였다. 부모님, 친구들, 특히 당시 취준생이었던 남자친구 그 누구도 나의 결정을 100% 공감, 지지해 주지 못했었던 점을 지금은 이해한다.


호주 생활은 대만족이었다.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 교류하는 것이 그야말로 신선했고 우리나라에는 없는 호주의 대자연, 에버리진과의 얼룩진 역사 등 다른 나라 사람들이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또다른 모습을 엿볼수 있어 흥미로웠다. 밖에서 바라다 본 우리나라의 모습도 그동안은 느껴보지도 인지해 보지도 못한 점들이었다. 결과적으로 명분은 영어 공부였지만 시야를 넓히고 가치관을 확장시킬수 있었던 더 큰 인생공부의 시간이었음이 틀림없다.


하나 더, 아웃백으로 떠난 내 인생 첫 진짜 여행.
아직도 생생하게 그려지는 순간이 있다. 어학원에서 만난 '요시코'라는 작지만 당찬 일본 아이가 그 여행의 파트너였다. 그녀는 초콜릿과 섹스를 좋아한다고 했고, 마지막 남자친구는 직장동료 유부남이었다. 나와는 결이 좀(?) 달랐지만 다른 일본애들과는 다르게 상당히 쿨하고 소통이 잘되었다. 그녀와 서부(퍼스)에서 북부(다윈)로 그리고 대망의 울룰루와 카타츄타, 킹스케니언까지. 아웃백에서의 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우리는 다시 떠나기로 계획을 바꾸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게 여행의 끝이었지만 동부 도시들(브리즈번-시드니-멜번)까지 가보기로 한 것이다. 항공사에 전화해 안되는 영어로 비행기 여정을 바꾸고선 꺅- 소리를 질렀던 그 쾌감과 성취감이란. 지금 돌이켜보니 마냥 귀엽다.


아웃백을 떠나는 날, 배낭을 정리하고 백팩커스를 체크아웃 한 뒤, 시간이 남아 앨리스스프링스 시내를 조금 둘러 보았다. 그리고 노천 카페에 앉아 버스 시간을 기다렸다.(아직도 생생하게 그려진다는 순간은 바로 지금 부터다) 차 한모금을 들이켜니 앞에서 한 남성이 기타를 치며 마이크도 없이 노래를 시작했다. 수염이 덥수룩하고 푸근한 인상과 체격의 남자. 외모는 그닥 눈에 띌건 없었지만 목소리는 들을만 했다. 낯선 도시에서 또 어딘가로 떠나기 직전 배경음악으로 손색이 없었으니.(내인생의 BGM 'Have I told you lately that I love you.)


고개를 옆으로 돌리니 작은 일본소녀가 부모님께 엽서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내게 이야기 했다. 자기가 지금 아빠 엄마한테 뭐라고 썼는지 아냐고. 뭐라고 썼냐고 되물으니. 같이 여행하는 코리안친구가 자기를 아주 잘 케어 해주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썼단다. 그녀는 이어서 엽서를 써 내려갔고 나는 가슴 속 어딘가 뜨거운 감정이 목을 타고 올라오는 걸 느꼈다. 코끝이 찡해지고 결국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주루룩 흘렀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눈물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그냥 뭐랄까 너무나 복합적인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오며 지금, 여기, 나 정말 행복하다. 라고나 할까.


모든 여행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퍼스로 다시 돌아와 남은 시간을 잘 마무리 했다. 그리고 호주를 떠나는 날 요시코는 공항까지 동행해 주었다. 그녀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마치고 이제 한국행 비행기를 탄다고 엄마와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나니 드디어 실감이 났다. 진짜 끝이라는 게. 이제 정말 호주를 떠난다는게. 그리고 눈에서 홍수가 난 듯이 주체할수 없는 눈물이 그야말로 쏟아졌다. 살면서 이런 적이 없었는데. 서둘러 화장실로 달려가 한참을 꺼이꺼이 울고 또 울었다. 이 눈물 또한 복합적인 감정의 결정체였으리라. 작별의 아쉬움, 타국땅에서 잘 살고 돌아간다는 성취감, 성장의 기쁨, 무엇보다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었음을 확신하는 눈물, 그리고 또 무언가.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운이 좋게도 전 직장으로 복귀하게 되었다. 단, 지긋지긋했던 입시사업팀이 아닌 신규사업팀으로의 복직이었고, 전화영어 교육서비스 '스피쿠스' 사업팀에서 즐겁게 일하며 성장해 나갔다. 그러니까 당시 퇴사의 결정이 사람들의 우려와는 결과가 달랐다는거다. 달라진 건 오히려 더 풍부한 경험을 했고 더 단단해진 자아를 갖추게 되었다는 것. 20대 중반 어린 내가 길 위에서 배우고 찾은 삶의 비전은 '자신을 믿고 따르라'는 거다. 그래야만 내가 나로서 가장 행복해 질수 있으니 말이다.


&


매월 셋쨰주 토요일 <환이정>은 친환경 농부님들과 함께 파머스 마켓을 진행합니다.


2020년 8월 15일 토요일 오후 4-8시 제주에 계신분들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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