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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 - 2학기 에세이 발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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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춘삼이 작성일22-07-13 17:43 조회4,258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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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발표 후기

(작은 인간의 작은 세상을 탐구했던 고골)

 

 

   러시아 문학 수업의 두 번째 만남은 니콜라이 고골이었습니다. 지난 1학기의 푸쉬킨에 이어 길진숙선생님께서 고골의 드라마틱한 인생으로부터 시작해 작품에 대한 세밀한 분석까지 저희를 재미와 감동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작은 인간의 작은 세상에 대한 탐구를 치밀하게 파고 들었던 고골의 작품을 읽으면서 저희는 19C 러시아와 21C 현실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에 다시 한 번 놀라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엄격하고 불평등한 사회 환경 속에서 작은 인간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우리 자신에게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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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도 식후경이라고 선생님들의 따뜻한 배려로 잔칫날 같이 흥겨운 에세이 발표시간을 가졌습니다. 건강한 떡을 선물해 주신 언형샘, 맛있는 커피를 내려주신 동원샘 그리고 집에서 손수 만든 음식을 가져오신 복희샘,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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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에세이 발표시간입니다. 발표시간과 순서를 정하면서 점심은 떡으로 대신하고 에세이를 얼른 마치고 뒤풀이를 가자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습니다만 길진숙선생님께서 오늘은 시간 여유가 많다고 말씀하시면서 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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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1조 발표입니다. 신해선, 박복희샘, 장다나샘 순서입니다. 제가 맨 먼저 발표네요. 맨 처음이 가장 안 좋다는 속설을 이번에는 피해갈 수 있을까요?^^;; 저는 <외투>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길샘은 글을 쓸 때는 욕심을 부리지 말고 중요한 것 하나를 선택해서 주제로 잡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름으로 상징되는 운명과 개인의 욕망 2가지 주제가 조화롭지 못하게 혼용되어 사용됨으로써 주제의식이 산만해졌다고 하셨습니다. 문제는 역시 욕심인가 봅니다.ㅜㅜ

   박복희샘은 <초상화> 작품을 선택해서 속물성과 예술혼에 대한 주제로 글을 썼습니다. 길샘은 고골이 말한 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 출발해서 나에게 화가란 무엇인가로 해답을 찾아가면 답을 찾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복희샘 스스로가 화가가 아니라는 자의식이 강한 건 아닌지, 미대에 나오지 않아도 그림이 좋아서 그림을 그리면 이미 화가가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조언하셨습니다.

   장다나샘은 <외투> 작품을 통해 육체로부터 벗어남에 대해 집착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에세이로 발표했습니다. 명랑하면서도 사회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진 다나샘의 고백은 조금 충격적이기도 했습니다. 길샘도 글에서 느껴지는 암울함에 대해 걱정하셨는지 이런 글은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나 세상에서 도피하는 사람이 쓰는 글이라며 세상을 하찮게 여기고 분리될 수 있으니 현실로 내려와야 한다고 조언하셨습니다. 다나샘의 밝음을 알고 있는 저희는 걱정하지는 않습니다만 이번 생이 숙제가 아닌 구도의 길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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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2조 발표입니다. 한미택샘, 박지은샘, 강명희샘 순서입니다

  한미택샘은 <죽은 혼> 작품을 통해 치치코프의 악마성과 구원에 관한 주제로 에세이의 주제를 잡았습니다. 길샘은 미택샘의 글이 너무 도덕적이라고 하시면서 미택샘의 반듯함이 깨지고 좌충우돌해야만 그 곳에서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찾을 수 있으니 반듯함을 깨라는 숙제를 내 주셨습니다. 미택샘~ 아무래도 치치코프를 시베리아 유형에 보냈어야 했나 봐요. ^^

  박지은샘은 <외투> 작품으로 지은샘만의 독특한 시선과 예리한 분석을 통해 학우들의 감탄을 자아내었습니다. 길샘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깊은 분석이 매우 좋다고 칭찬해 주셨습니다. 다만 소제목의 주제가 각각 하나의 논문이 될 수 있는 커다란 것이기 때문에 하나를 선택해서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하시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도 설명을 잘 하지 못하면 빛을 잃고 소모될 수 있으니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의 힘을 기르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강명희샘은 <초상화>를 통해 진정한 나를 찾고자 하는 아름다운 욕망에 대해 글을 썼습니다. 길샘은 문장력이 좋고 글을 차분하게 잘 정리했다고 칭찬해 주셨습니다. 다만, 활기 있는 글이 되기 위해서는 너무 당위적인 것은 배재하는 것이 좋으며, 글의 마지막 부분에 삶이 예술이 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덧붙이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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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조는 이희정샘, 김민서샘, 한동원샘 순서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이희정샘은 <죽은 혼> 작품속의 마닐로프를 통해 자신을 성찰해 보고자 했습니다. 착한 사람에 대한 정의는 무엇일까요? 희정샘은 착하다는 말이 듣기 싫기만 한편 집착하기도 한답니다. 길샘은 실수하지 않으면서 안전하게 살려는 욕망은 아닌지, 관계에서 주도적이지 못하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는 건 아닌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그리고 안정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고 조언하셨습니다. 희정샘, 나쁜 여자!의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

   김민서샘은 <초상화> 작품을 통해 감이당에서 20개월이나 공부했는데 왜 얼굴에 광채가 나지 않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치장도 하면서 공부하고도 싶다는 욕망은 사실 우리 모두의 고민이 아닐까요? 민서샘은 이번에도 지혜의 콜라겐’, ‘강도 8.5의 강한 반발’, ‘프시케라는 착각등 새로운 유행어를 창조해 냈습니다. 길샘은 자신을 솔직히 잘 드러내고 표현도 재미있는 글이라면서 진짜 예술은 무엇일까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한동원샘은 <외투>라는 작품을 통해 9급관료인 아까끼가 불행한 이유에 대해 고찰했습니다. 9급관료 아까끼와 농노출신 수리공을 비교하면서 수리공이 더 행복한 이유는 아까끼가 자신의 욕망을 분출하지 못하고 억압만 했던 것이 불행의 원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길샘은 문제의식이 재미있고 신선하다고 하시면서 비교하는 것은 글을 분석하는 좋은 방법이나 겉으로 들어나는 것을 비교하는 것에서 좀 더 깊이 있게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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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조는 송승미샘, 정명선샘입니다

   송승미샘은 <죽은 혼> 작품을 통해 평범함이란 말 속에 담긴 탐욕과 평범함 속의 위대함에 대해 집중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평범함이 평범함이 아니군요.^^;; 길샘은 주제의식이 재미있고 좋다고 하시면서 다만 2개의 주제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많은 것을 글에 넣고 싶은 욕심을 자재하라고 하시네요 ^^;

   정명선샘은 <죽은 혼> 작품에서 마닐로프의 나태함과 무미건조함, 무심과 무관심을 통해 마닐로프가 권태에 빠진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길샘은 솔직하고 소박하게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글의 미덕이며 이 글은 매우 솔직한 글이라고 칭찬하셨습니다. 마닐로프의 무지는 어디에서 오는 지 그 어리석음의 실체를 들어야 볼 필요가 있으며 오늘날의 우리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깊이 분석해 보라고도 조언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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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길진숙선생님은 저희 수성샘들이 주제의식과 아이디어를 잡는 능력이 좋다고 칭찬해 주시면서 앞으로는 글을 구성하고 설명하는 훈련을 키우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욕심을 내다보니 핵심이 흐려지고 있다며 욕심을 버리라는 말씀은 우리의 삶과도 통하는 말씀이신 듯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에세이 장원은 문장력이 좋고 글에 대한 설명을 차분하게 잘 했다고 칭찬받았던 강명희선생님이 뽑히셨습니다. 강명희선생님,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한 학기 동안 고골의 문학세계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주신 길진숙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수성을 이끌어 주신 김희진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공부하며 웃으며 같이 밥을 먹었던 우리 수성선생님들께 함께해서 좋았다고 감사했다고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선생님들 사랑합니다~~~

 

댓글목록

도연명님의 댓글

도연명 작성일

세심하고 배려심 많은 해선샘의 평소의 모습처럼, 한 사람 한사람 애정을 듬쭉 담아 정성껏 후기를 써주심에 감동입니다.
학기 마감의 기쁨과 에세이 발표의 어려움이 공존하는 그날!  이 글을 보면 오래 오래 기억될 듯합니다. 미소가 절로 나는 후기 감사합니다.

강강님의 댓글

강강 작성일

'작은 인간의 작은 세상에 대한 탐구'!!! 고골 작품을 요약한 핵심이네요
지난 고골강의와 에세이 발표가 새록새록 다시 기억이 납니다.
길샘께서 각자에게 던져주신 질문들은 사실 모두에게 향한 것임을 느꼈습니다.
정성스럽게 써주셔서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