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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Q 글소식] 월경의 힘과 지혜 (2)
 글쓴이 : 감이당 | 작성일 : 18-03-07 15:50
조회 : 396  



월경의 힘과 지혜 (2) 
                                             

  

                                                                        최소임

                                                                        


새로운 삶을 창조하라


 
 이제는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내 안의 자연성을 어떻게 삶의 원동력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얘기해보자. 이것과 관련해서 산부인과 의사이자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의 저자인 크리스티안 노스럽은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말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남편에게 내가 다달이 침체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내가 먼저 내 몸이 겪고 있는 과정을 존중하면, 남편 또한 그것을 존중하게 되고, 그러고 나면 내 몸은 편안해지고 고마워한다. 나  자신과 내 인생, 내 글쓰기 등에 관한 가장 의미 있는 통찰이 월경을 시작하기 하루나 이틀 전에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 나는 월경주기를 다르게 경험하기 시작했다.
                                           - 크리스티안 노스럽,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132쪽

  대부분의 여성들은 매달 피 흘리고 기분이 가라앉는 자신의 몸에 대해 당당하지 못하다.  무엇보다 월경과 관련해서 자신의 몸에 대해 잘 모른다.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부정적 시선이 뿌리 깊게 박혀있다. 이는 여성들이 오랫동안 남성 중심의 사회에 살면서 남성의 시선을 그대로 받아들여 내면화했기 때문이다. 남성의 몸이 기준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성은 자신의 몸을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월경은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라 여긴다. 며칠 전에 딸아이가 목욕탕 세면대 옆에 생리대를 놓아둔 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툭 튀어나왔다. “아니 이런 것은 안 보이는 곳에 넣어두어야지.” ‘월경의 힘과 지혜’라는 주제로 고민을 하고 글을 쓰고 있지만, 이런 생각이 얼마나 나의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지를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 월경주기에 따른 몸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월경 주기의 전기를 정상으로, 배란기를 가장 좋은 단계라고 여긴다. 그러니 그 반대인 월경 주기의 후기는 비정상이 되는 것이다. 많은 여성들이 월경 전에 자신의 몸과 마음이 다운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자꾸만 처지니까 우울해지거나 짜증이 나고 혹시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불안해한다. 월경전증후군의 근원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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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직업적, 사회적 삶이 늘어나면서 이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효율성과 생산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여성들은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남성처럼’ 만들려고 애쓰게 되었다. 돌이켜보니 나의 직장 생활도 그랬다. 80년대 중반, 그 당시만 해도 여성의 진출이 드문 전자 업계에 취업을 했었다. 여성 불모지를 개척한다는 자부심과 ‘여성은 남성에게 뒤떨어진다’는 편견을 깨야한다는 책임감으로 똘똘 뭉쳐 밤낮없이 일을 했었다. 외부의 인정을 향해 달려가는 나에게 몸이 보낸 경고는 월경통과 불임이었다. 직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나 스스로가 여성이기를 거부한 것이다.   


  여성의 몸과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을 남성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연성으로, 말 그대로 자연스러운 것으로 사유하는 것이다. 그 자연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그것과 조화를 이룰 때, 그것에 담긴 힘과 지혜를 찾을 수 있다. 노스럽이 월경주기를 경험하는 방식은 자연지로서의 창조성을 어떻게 발현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준다.  


  여성은 생명을 창조하는 존재이며, 그런 존재로 살아갈 때 생명력이 충만해진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지금은 저 출산의 시대이다. 여기에는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그러니 여성이 자신의 자연성이 발현되는 길을 출산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 그리고 여성의 창조력은 아이를 낳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천지 만물을 낳는 대지와 연결되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여성의 창조성이 궁극적으로는 끊임없이 새로운 자신을 낳아야한다. 계속해서 새로운 삶을 창조함으로서 새로운 내가 되는 것이다. 이는 외부의 고정된 가치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자신만의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 새로운 삶을 창조하는 것. 이것은 그냥 뱉으면 너무나 멋진 말이지만 엄청난 고통이 따르는 지난한 과정이다. 달빛이 사라지고 사방이 어둠속에 묻히는 시간을 지나가야 한다. 새로운 것이 생성되려면 기존의 것이 해체되어야 하니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며 꽉 움켜지고 있는 것을 내려놓는 일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힘들거나 고통스러운 것, 해소되지 않은 감정 등 부정적이고 어려운 측면은 기존의 전제들을 돌아보라는 신호이다. 이 신호가 무엇을 말하는지, 내 삶에서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고민하고 성찰해야 한다. 그동안 굳건히 발 딛고 있던 지반을 흔드는 일은 혼란스럽고 고통스럽지만 이 지반이 나를 가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떠날 수 있다. 월경 전의 시간성, 즉 음이 가장 깊어지고 기분이 가라앉는 것은 자신의 내면 깊숙이 내려가 성찰을 하기 위한 것이다. 이 시간을 올곧이 통과함으로써 새로운 나로 거듭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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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알다시피 근대 문명은 빛을 향해 달려간다. 음의 시간은 비생산적이고 불필요한 시간으로 치부된다. 그래서 재충전의 시간, 성찰의 시간, 정신이 충만해지는 시간을 갖는 것이 참으로 힘든 시대이다. 반자연적이고 반생명적인 시대이다. 자연과 더 강렬하게 만나는 몸을 가진 여성에게 이런 상황은 더욱 치명적이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몸도 마음도 아픈가보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우리 안의 자연은 끊임없이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여성 안의 자연성이 침묵할 때, 창조성이 억압될 때, 새로운 삶을 창조하지 못할 때 월경통과 월경전증후군을 겪게 된다. 계속 이렇게 살면 안 된다, 라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약으로 월경전증후군을 치료하려는 여성들도 많은데, 월경전증후군이 우리 몸에 광범위하게 자리 잡고 있는 불균형의 일부라는 점을 모르고 이런 약을 사용한다면, 월경전증후군으로부터 진실한 무언가를 배우고 또 그것을 기회로 건강을 회복하는데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을” (크리스티안 노스럽,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151쪽) 것입니다. 월경통과 월경전증후군은 여성 삶의 걸림돌이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이끌어주는 안내자이다. 


  남성의 시선을 쫓아 자신의 몸을 결핍된 것으로 인식하고 남성중심 사회의 주류적 가치를 향해 달려갈 것인가? 자연으로서의 자신의 몸을 긍정하고 소통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삶을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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