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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 <매일경제>[허연의 책과 지성] 루쉰 (1881~1936)
 글쓴이 : 감이당 | 작성일 : 17-04-22 22:25
조회 : 541  

[허연의 책과 지성] 루쉰 (1881~1936)

삶은 살아가는 것이 아닌 살아내는 것…가장 독보적이며 지적인 게릴라 `루쉰`


'중국혼(魂)'이라고 불리는 남자가 있다.

그는 죽어서는 추앙을 받았지만 살아서는 외로웠다. 반봉건 혁명에 동의했지만 마르크시스트도 아니었고 국민당과도 거리를 유지했다. 어느 군벌과도 손을 잡지 않았으며 항일투쟁에 앞장섰지만 고루한 민족주의자들과는 뜻을 같이하지 않았다.

그는 사방이 적이었고, 늘 수배 중이었다. 그에게는 어떤 조직도 없었고 따라야 할 지침도 없었다. 그에게는 그 자신밖에 없었다. 스스로가 조직이었으며 스스로가 지침이었다.

그는 루쉰(魯迅)이다. 루쉰을 떠올리면 늘 따라다니는 의문들이 있다. 그는 왜 세속의 손을 잡지 않았을까? 손을 잡지 않았으면서 왜 세속을 떠나지는 않았을까? 최근 이 의문이 풀리는 경험을 했다. 루쉰에 관심을 가진 연구자들이 모여서 쓴 책 '루쉰, 길 없는 대지'를 읽으면서였다. 책에서 고미숙은 루쉰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그는 게릴라였다. 가장 고독하고 집요한, 그래서 가장 독보적인 게릴라!"

그렇다. 루쉰은 '게릴라'였던 것이다. 펜을 든 게릴라. 그는 세속 근처에 머물다가 야음을 틈타 세속에 치명타를 날리는 태생적인 게릴라였던 것이다. 1936년 폐병으로 숨지면서 그가 남긴 유언은 아름다울 정도로 비타협적이다.

"나에 대해서는 빨리 잊어버리고 당신들이나 열심히 살아라. 그리고 나는 적이 많다. (적들이여) 원망하려거든 얼마든지 원망하라. 나 역시 당신들 한 사람도 용서하지 않겠다."

루쉰은 1881년 저장성의 몰락한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다. 난징에 있는 해군학교와 철도학교를 다니면서 신학문을 배운 그는 1902년 국비유학생으로 일본 유학을 떠난다. 센다이 의학전문학교를 다니던 루쉰은 수업 중 중국인이 일본인들에 의해 처형당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고 분노해 학교를 자퇴해 버린다. 외국 문학을 번역하는 일로 소일하다 중국으로 돌아온 그는 몇 차례 교사로 임용됐지만 번번이 고위층과의 갈등으로 사직한다. 청나라는 무너졌지만 열강의 먹잇감이 된 중국의 운명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이 전개되고 있었다. 이때부터 그는 반봉건 반외세 투쟁과 더불어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한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1918년 루쉰은 중국 최초의 백화문(白話文·일반 대중이 즐겨 쓰던 구어체 글자) 소설 '광인일기'를 발표한다. 한 미치광이를 등장시켜 수천 년 동안 자행되어온 식인풍습을 비판한 소설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그는 낡은 전통과 암울한 중국의 현실을 고발하는 소설을 폭발적으로 쏟아낸다. 1921년 출간된 '아Q정전'은 그 절정기에 나온 작품이다. 모욕을 당해도 저항할 줄 모르는 '아Q'라는 인물을 통해 중국인의 국민성을 비판한 이 작품은 가장 위대한 계몽소설로 기록됐다.

루쉰은 회의주의자이기도 했다. 그는 인간을 선하고 합리적인 존재로 보지 않았다. 그에게 삶이란 원하지 않았지만 주어졌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었다. 루쉰의 삶이 우리에게 묵직하게 다가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희망이란 것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길 같은 것이다. 원래 땅 위에 길은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으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비관주의자 루쉰. 그는 스스로 길을 만들면서 걸어간 고독한 게릴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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