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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마, 몸에서 길을 발견하다 - 박장금
 글쓴이 : 감이당 | 작성일 : 13-09-18 10:37
조회 : 6,132  
인문의역학의 멘토
몸에서 길을 발견하다
 
박장금(감이당 대중지성)

이제마(李濟馬, 1837~1900)는 사상의학(四象醫學)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사상의학이란 네 가지 유형에 따라 인간의 체질을 구분하고, 이로써 성격, 관계방식, 병증, 치료법을 설명하는 의학을 말한다. 사상의학은 한의학에서도 매우 독창적인 의학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는 이제마를 명의로 기억하지만 그는 정작 무사였다. 무사인 그가 어떻게 새로운 의학의 창시자가 된 것일까?
 
내 몸을 알라.jpg
네 몸을 알라!
 

당시 조선은 대내적으로는 세도정치, 대외적으로는 제국 열강의 침입으로 인한 혼란의 현장이었다.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서양과의 통상수교를 거부한 신미양요(1871)도 이 시대에 일어난 일로 유학의 나라 조선은 엄청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었다. 이런 격동의 시대가 이제마가 태어난 시공간이다. 이제마는 혼란의 시대에 절망하지 않고 위기를 돌파할 해법을 고민한다. 그 결과 유학과 의학을 결합한 독창적인 사유 사상의학이 탄생한다. 성인의 말씀은 몇 천 년 동안 ‘인간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답해 왔다. 물론 그 말씀이 힘을 발휘하는 시절도 있었지만 당시 성인의 말씀은 무력했고, 삶에 작동할 수 있는 사유가 필요했다.

이제마는 유학과 의학을 오랫동안 탐구 끝에 ‘삶과 몸이 하나’임을 간파한 후 몸을 앞세워 변화를 촉구하기에 이른다.  “너 자신은 속일 수 있어도 네 몸은 속일 수 없다!” 를 내걸고 삶의 태도가 몸에 그대로 드러남을 증명하기 시작한다. 몸이 오장육부의 소통을 통해 생명이 유지되듯, 삶도 관계가 불통하면 병들어 죽게 된다는 것. 이제 ‘소통하는 삶’은 선택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가 된다. 그는 파격적인 주장을 하기에 이른다. 성인이 되거나 병들어 죽거나! 이제마에게 성인이란 몸의 소통이 원활한 자였고, 오장육부만 있으면 누구나 성인이 될 수 있다는 것. 즉, 몸의 원리를 따르면 성인이 되고, 그때 비로소 건강도 확보된다. 하여 그의 철학은 일상(몸)에서 출발하지만 어느 순간 고귀한 삶(성인)으로 가는 ‘지도(地圖)’였다.
 

의사의 마음을 가진 무사

이제마는 함흥 출신으로, 딱히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가문 출신이었다. 하지만 그의 출생은 드라마틱하다. 조부는 제주도에서 물을 건너 온 말이 집으로 들어오는 꿈을 꿨는데 그 다음 날 한 처자가 아이를 둘러업고 등장한다. 그 속사정은 이렇다. 아들이 주막에서 술을 먹고 사고를 쳤는데 주막집 딸이 아이를 낳아 데려 온 것이다. 자신의 꿈을 길몽으로 여긴 조부는 아이를 적자로 삼는다.‘제마(濟馬)’란 이름도 제주도에서 물을 건너온 말로 조부의 예지몽에서 비롯되었다. 이제마는 서자였지만 적자로 삼는 등 조부의 애정은 계속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지 않아 조부와 부친을 일찍 여의고 의지할 데가 없던 이제마는 10대 후반부터 20년간을 정처 없이 떠돌게 된다. 이 시기 그의 행적을 알 수 있는 기록은 없지만, 단편적으로 남아 있는 글로 추측하건대, 서구 열강이 조선을 침략하는 현실과 민중의 곤궁한 삶을 목도한 듯하다. 
 
 
올해 정월에 화룡선 세척이 무기와 병마를 싣고 남쪽으로 갔다고 하는데 그 배에 러시아,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흑구국, 대법국 사람들이 타고 서로 통상을 하였다. 그러나 모두 바다 건너의 추잡한 것들이라 한갓 재물과 여자만을 좋아할 뿐, 의리를 몰라 아침에 친했다가 저녁에는 적이 되니, 합치고 흩어지는 것에 항상 됨이 없다. 조선에서 도망 온 백성 중에는 간교한 말에 속아 악한 일에 빠졌다가, 다시 조선으로 돌아가려 해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원한을 품다 죽어간 사람들이 많았다
 
─ 동무유고, 유적
 
 
화룡선(火龍船)은 거대하고 넓어서 그것과 비교할 만한 배가 없다. 배를 운행하는 방법은 연통을 노로삼고 연통 밑에 석탄을 쌓은 다음 석탄에 불을 붙여 연통으로 연기가 나오게 해서 하루에 천여 리를 갈 수 있다.
 
─ 동무유고
 
 
이 기록을 보면, 그가 제국 열강을 마주했을 때의 놀라움과 두려움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조선의 유생이 대포, 전신, 화룡선을 처음 보았을 것을 상상해 보라. 한방이면 다 죽게 된다는 두려움! 제국의 살육경쟁을 목도하면서 선진국이란 허울뿐이고 그 뒷면에는 상상할 수 없는 탐욕이 도사리고 있음을 이제마는 직감했다!(이제마는 태양인으로 태양인은 직관력이 발달했다) 또한 살육의 기운이 조선을 감염시키고 있음도. 이제마는 제국의 논리를 믿지 않았다. “보수니 개화니 하는 소리는 나라를 망하게 만드는 말”이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현실 인식에 어두운 사람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일본인이 이제마에게 날린 멘트를 한 번 들어보자.
 
 
그러나 지금은 외교를 시작하면서 공자와 맹자가 남긴 가르침에만 편벽하게 집착하는 까닭에 항상 모멸과 수치를 당하고 있으니, 나라의 위신이 어떻게 진작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시세에 따라 착오 없이 대처하는 것이 옳을 뿐입니다. 현재의 세계는 공덕 세계가 아니라 속임수와 폭력이 힘을 쓰는 세계입니다.
 
─ 동무유고, 신사오월원산항문답
 

일본인도 공맹의 가르침을 인정하지만 지금은 속임수와 폭력이 판을 치는 세상이라 공맹이 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마는 절대 굽히지 않는다. 공맹의 마음만이 나와 사회를 구원할 수 있다는 믿음을. 하지만 대중은 공맹이란 말만 나와도 구태의연하고 무력한 것으로 취급한다. 새롭게 공맹을 만나는 것이 급선무였다.
 
위태로운 조선의 현실을 목격한 이제마는 마침내 긴 방황을 접고 39세에 무관이 되기로 결심한다. “나의 성은 이씨고 동국의 무과 출신이므로 스스로 호를 동무(東武)라 하였다.” 스스로 ‘동무’로 자처하며 ‘세상을 지키는 자’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그가 44세에 책을 집필한 것도 몸과 마음을 이기심에서 지키려는 의지였다. 이제마의 공맹의 마음을 전하는 구체적 실천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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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정치적으로 혼란했지만 백성의 삶을 가장 괴롭힌 건 ‘기근과 전염병’이었다. 기근이 어찌나 극심했는지 사람을 잡아먹는 일이 일어날 정도였다. 백성의 삶은 점점 어려워졌고, 국가 수취체제에 대한 저항으로 민란이 곳곳에서 일어난다. 무관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민란 진압이었다. 이제마는 실제로 1886년 최문환의 난에 공을 세우는 등 무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그는 민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민란도 민란이지만 백성들을 더 괴롭히는 또 다른 환란, 전염병과 마주한다. 전쟁을 한 번 치르면 보통 30~50만 명이 죽는데 전염병은 그와 맞먹는 규모로 인명을 앗아갔다. 그런 현실 속에서 그는 민란 진압뿐 아니라 아픈 민중들에게‘이성구고환(二聖救苦丸)’이란 약을 손수 처방하는 한편, 병인과 발병 조건, 치료법을 알기 위해 그들을 관찰하고 기록한다.  

한편 부인의 병사는 그의 의학적 사고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된다. 열병을 앓는 부인에게 의원이 관행적으로 열을 내리는 치료를 했는데, 부인은 결국 병이 악화되어 사망하고 만다. 이제마는 이 사건으로, 사람의 병증은 체질에 따라 다르므로 그 치료법 역시 체질에 따라 달라야 한다는 자신의 가설을 확신하게 된다. 일찍부터 내면화된 성리학적 사유에 무관으로서 민중의 병을 관찰한 임상 경험, 그리고 자신의 병과 부인의 병사 경험이 더해져 완성된 텍스트가 13년 동안 걸쳐 쓴 역작 격치고』와 이어서 쓴 『동의수세보원』이다.
 

배움, 그것이 인간의 본성일지니!
 
 
대개 옛날 의사들이 애오소욕과 희로애락이 편착하여 병이 되는 줄은 모르고, 단지 음식물로 말미암아
비위가 상하거나 풍한거습의 침범으로 병이 생기는 줄만 알았다고 하여 희로애락의 성정이 병의 주원인이 된다고 하였다.
 
─ 동의수세보원
 

한의학에서 병인 대부분은 감정 조절을 못해서 온다. 즉 마음이 병을 만드는 것이다. 의학 고전 『황제내경』 에서도 근치를 위해 마음 다스림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마는 사람마다 희로애락의 감정 또한 다르게 일어나므로 좀 더 섬세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여기에 답을 준 것은 『주역』이었다.

『주역』은 천지자연을 음양이라는 발산과 수렴 운동의 소산으로 보면서 세상을 변화의 산물로 파악한다. 음양은 사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 태양, 소음, 소양, 태음으로 표현된다. 사상은 8개 16개로 계속 무한 미분이 가능하지만 4개만으로도 체질의 차이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 나와 상대가 다름만 알아도 얼마든지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서로 다름을 간과한 채 자신의 성향을 척도로 삼으면 상대방은 외계인이 될 뿐이다. 불통이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나와 너의 차이를 인정하는데서 소통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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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원리를 그린 『주역』


예컨대 비대신소한 소양인은 일을 잘 벌이고 행동과 대처가 빠르지만 일의 마무리를 제대로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간대폐소한 태음인은 일을 벌이지는 않지만 맡은 일을 책임 있게 완수해 낸다. 이처럼 모든 체질은 각각의 단점이 있다. 때문에 모든 사람은 다른 체질을 가진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의 병을 파악하고 치료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곧 마음수양이고, 이를 통해 모든 체질의 장점을 두루 갖춘 성인이 될 수 있다.

병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생기고, 따라서 관계를 통해서만 고칠 수 있다는 것이 사상의학의 핵심이다. 모든 병은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본 이제마는 약을 처방할 때도 약재, 음식과 함께 마음수양법을 자세히 적어주었다. 다음은 독립운동가 33인중 최린에게 이제마가 직접 써준 처방전이다.
 
향부자팔물탕, 향부자, 당귀, 백작약, 백출, 백하수오, 천궁, 진피, 자감초, 생강, 대추, 과도히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마음과 돼지고기, 밀가루음식, 날것과 차가운 성질의 음식을 금하라. 기러기와 꿩, 개고기, 꿀과 엿, 단 것과 더운 성질의 음식을 즐기라, 세상에서 마음을 기쁘게 할 수 있는 것은 마음속으로 원하던 일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순리에 맞게 원하던 것이면 그 일은 아름다운 것이고 순리에 맞지 않으면 그 일은 아름답지 않겠지만, 이를 막론하고 원하는 마음이 지나치면 병이 된다. 이루어지면 마음이 기쁘겠으나 이루어지지 못하면 끝내 기뻐하지 못할 것이니, 기뻐하고 기뻐하지 않기를 반복하면 양기(陽氣)가 이로 인해 소모된다. 거듭 말하노니 세상일은 십중팔구 내 뜻대로 되지 않으니 세상의 어떤 일이 매일같이 사람들을 기뻐하게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매일같이 기쁜 마음을 갖기 원하기 때문에 그 기쁨을 얻지 못했을 때에 자연히 궁하고 아쉬워 즐겁지 못하므로 병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당장에 반드시 이루어질 것처럼 보이는 일일지라도 항상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생각한다면 오장(五臟)은 손상되지 않고 일도 또한 쉽게 이루어질 것이다. 일에는 이루어지는 것과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있으니 매번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면 지나지게 기뻐하게 된다. 그러므로 기뻐하는 마음에 몸이 상하게 되므로 반드시 기뻐하는 마음을 경계하도록 하라.
 
─ 이제마의 최린 처방전
 

원하는 마음이 지나치면 병이 된다는 것. 세상일은 십중팔구 뜻대로 되지 않으니 어떤 것도 원하는 대로 기대하지 말고 흘러가게 하라는 것. 소유와 집착이 생길 때 결국 몸의 기운 소모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즉, 원활한 오장육부 기능은 감정조절 여부에 달려 있다. 또한 최린의 체질은 소음인으로 즐거움을 위해 집중하는 성향이 있다. 집중력은 잘못하면 중독으로 흐를 수 있으므로 치우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이제마의 처방전에는 환자의 일상과 습관과 태도, 섭생 등 모든 정보가 드러나 있다. 현대의 드라이한 처방전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환자를 대상화했다면 이런 감동적인 처방전은 불가능했으리라. 의사란 환자의 삶을 꿰뚫는 존재여야 한다. 이제마는 한 발 더 나아가 누구나 자신의 의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보다 더 자신을 잘 아는 존재가 없지 않은가.
 

나와 세상을 밝히는 등촉
 
일월이 천하를 밝게 비추고 등촉은 방 하나를 밝게 비추고 반딧불은 작은 틈을 비출 뿐이다. ‘독행편’은 등촉이나 반딧불과도 같은 것이겠으나 간사함을 막고 진실을 돌이키고자 함이니 캄캄한 밤과 같은 시속(時俗)에 도움이 되는 바가 없지 않을 것이다.
 
─ 격치고, 독행편 
 

혼란하고 어떤 희망도 없는 시대에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절망이란 희망을 전제할 때 생긴다. 아무리 지옥 같은 세상일지라도 그 또한 우주적 활동의 결과다. 하늘을 보라. 아무리 사회가 혼란해도 일월은 한시도 쉬지 않고 천하를 비추고 있지 않은가. 천지는 모두 제 할 일을 하고 있다. 이제마는 어떤 상황에서도 핑계 대지 말라고 한다. 나는 등촉이고 반딧불이다. 아무리 미미한 빛일지라도 태양이 천하를 비추듯 내 소명을 다해야 한다.
 
아무리 어두울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온 몸으로 빛을 내야한다. 반딧불이, 등촉이 그러하듯! 그의 등촉은 우리에게 빛으로 말한다. 각자가 천지임을 잊지 말라고. 모두가 병들어 자신이 하늘과 상응하는 존재임을 기억하지 못 할 뿐이니 존재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말라고. 그리고 내가 타고나지 못한 기운을 타인에게 배우라고 말한다. 그때 비로소 이기심이란 병을 극복할 수 있게 된다. 그는 등촉의 소명을 잊지 않았고, 부지런히 배우고 관찰하고 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제마는 사상의학의 미래를 예견할 만큼 예지력이 탁월했다. “내가 죽은 뒤 백 년이 흐르면 사상의학이 온 세상을 풍미할 것이다.” 113년이 지난 지금, 어느 때보다 몸과 마음이 병든 시대가 되었다. 몸과 마음이 불통한 시대에 동무의 사상의학이야말로 나와 세상을 구원할 등촉이 아닐까 싶다. 그는 죽을 때 제자들에게 ‘천유초(闡幽抄)’란 글을 남겼다. 천유초의 뜻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이치를 밝히는 글로 어진 사람이 되고 싶거든 이 글의 뜻을 깨우칠 때까지 읽으라고 당부한다.
 
인간에게는 간사하고 거짓되고 탐욕스러우며, 제멋대로 행동하여 속임수를 쓰며, 시기하고 윗사람을 업신여기고 흉내 내게 되고 오만하며, 미친 작태로 유혹하고 속이며, 방자한 짓을 마음대로 자행하고 음흉한 흉계를 감추며, 속이고 능멸하고 침범하고 빼앗고, 간교한 말재주를 부리는 마음이 있다. 따라서 미친 작태로 유혹하고 속이는 것을 마음이 천박하고 비좁고 가혹하고 교활하다 하고, 간교한 말재주를 부린다는 것을 무지하고 몽매하다 하고, 방자한 짓을 마음대로 자행하는 것을 방벽하고 사치하다 하고, 간사하고 거짓되고 탐욕스럽다 하는 것을 시기 질투한다고 한다. 계획, 권형, 염우, 공능. 기변, 덕기, 행검, 작처. 학식, 위명, 간국, 방략...수령, 대리, 유사, 추장
 
─ 동무유고, 천유초
 
 
인간은 죽을 때까지 간사하고 거짓되며 탐욕스러운...등 죽을 때까지 추잡한 마음이 올라옴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정면 대결하지 못하고 감정의 노예가 되기 십상이다. 나쁜 마음이 올라오거든 내가 관계 맺는 방식을 보아야 한다. 그리고 타인으로부터 배울 때 마지막 부분에 있는 48개의 덕목을 체현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하지만 제자들조차 해독을 못해 읽어내는 이가 없었다고 하니 아마 이 글을 평생(?) 읽으라는 뜻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아주 모르는 주문을 외우라는 것도 아니다. 몇 개는 격치고나 동의수세보원에서 수양을 통해 도달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모두 언급한 것은 아니므로 일단 이해되는 것부터 잘 새긴 후 나머지 글자 하나하나를 터득해가라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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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마가 인간을 네 분면으로 나누었듯이 유언 또한 치밀하다. 스스로 공부를 해야 암호를 풀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다니. 깨우칠 때까지 읽으라는 스승의 유언을 제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죽으면서까지 숙제를 내고 가는 스승의 마음이 느껴진다. 1900년 11월 12일 오(午)시, 그의 나이 64세에 제자 김영관의 집에서 한 치의 잉여 없이 정미롭게 자신의 몸을 태운 촛불처럼 그렇게 그는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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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명도   2013-09-18 11:49:45
 
* 감사합니다~ 여기에 통하면 사상의학, 주역, 황제내경, 음양오행, 오장육부 생사가  다 여기에 있으니 항상 이일입니다.
생각하면 밤낮이 있고 생사가 다 나타나지만~ 이 일은(도) 하나도 나타난 거도 없고 죽은 거도 없으니 말그대로 현묘하다고 합니다. 주약은 64괘 이지만 이 일은 오로지 하나 밖에 없군요. 그래서 손오공이 구름을 타고 도망갔으나 결국 부처 손바닥 위에 있다고 했을 겁니다....도가 뭡니까? - 뜰 앞의 잣나무(정전백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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