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목요 감이당 대중지성) 공주(공부하는 주부) 열공가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홈 > 자유게시판 > 자유게시판

목성(목요 감이당 대중지성) 공주(공부하는 주부) 열공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초록머리 작성일13-07-13 06:44 조회3,796회 댓글0건

본문

목성 공주* 열공가
 
                       안정미
 
업장소멸 인생역전
과대광고 현혹되어
무건배낭 등에지고
필동길을 올라가네
공부복도 없는 년이
빌어먹을 인성대운
내발등을 찍었고나
그누구를 탓하리오
 
읽을 책은 산더미요
책에 깔려 나죽겠네
암송시험 독서 필사
깜짝할 새 또 목요일
공부하랴 살림하랴
친구 점점 연락두절
머리 점점 짧아지고
얼굴 점점 쌩얼되네
 
1학기도 허걱허걱
2학기는 더 빡세네
근대인지 아욱인지
된장국이나 끓여먹지
나비와 전사 책읽다가
내가 먼저 전사할판
이형식은 재수없고
박영채는 짜증나나
문리스샘 강의에는
아줌마들 하트뿅뿅
 
소세낀지 말세낀지
선생님의 마음읽다
내맘까지 신경쇠약
그레고르 벌레되고
우리집엔 벌레 많고*
재미없는 홍루몽은
등장인물 왜케많아
좋은 일을 끝이 있고
끝이 있음 좋은거래
그말씀이 딱맞구나
다읽으니 책도 주네
 
두달 후딱 흘러가구
아니 벌써 에세이래
에세이만 생각하면
소화불량 심계항진
이래써도 혼이 나고
저래써도 욕을 먹네
인생역전 이거구나
칭찬듣던 인생들이
욕만 먹는 인생으로!
혼이나서 고개숙인
도반들의 글을 보니
어찌 그리 똑같은가
내 모습이 거기 있네.
 
우리 곰샘 고질체력
제자들은 저질체력
열두시가 넘어가니
뇌는 이미 혼수상태
자의식에 벌레되기
귀에 못이 박히겠네.
정신차려 눈떠보니
아니벌써 동이 텄네.
술안먹고 공부하다
날밤새긴 난생처음
몸은 지쳐 피곤한데
이건뭥미 은근 뿌듯
 
목성 공부 두학기에
얻은 것이 무엇인가
몸과 맘이 다르잖고
삶과 글이 다르잖네
글잘쓰려 하지 말고
삶잘사려 애쓰라네
아직 공부 아득하나
한걸음씩 가다보면
이내 삶도 구원이요
그대 삶도 행복이라
 
빨리빨리 그만두라
곰샘말씀 하시지만
안면 몰수 버티기는
아줌마들 금메달감
나힘들면 너 힘주고
너지치면 내가 있고
어떠신가 도반님들
우리함께 버텨보세
 
 
 
 
각주>
 * 목성 공주 :  목성은 목요 감이당 대중 지성을 뜻하며, 공주란 '공부하는 주부'들의 약어엄.
                    물론 목성에 세분의 남자 학인들이 계시지만, 이분들도 '공주'들과 정서적으로
                    큰 차별성이 없는 관계루다가...
 
* 벌레 : 카프카의 <변신> 주인공 그레고르는 어느날 갑자기 벌레가 됨. 은유가 아닌 진짜로.
           우리집에 있는 중딩 고딩 두놈도 몸만 사람이지, 먹고 자고 뒹구는 신체적 특징이
           이미 벌레와 같아섬. 은유적 표현.
 
 
 
2학기가 끝났네요.
모두 모두 수고하셨어요.
수고한 우리 모두를 응원하면서 웃고 즐기자고 쓴 글이에요. 잼있으셨지요?
덕분에 3학기책이 모두 마련되었답니다.~~~
긴~~ 방학 모두 즐겁게 보내세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양력 2024.4.20 토요일
(음력 2024.3.12)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