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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차 의역학&글쓰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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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순이 작성일15-07-12 19:04 조회3,07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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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 의역학 수업

이날 수업은 1조에서 준비해온 간식과 함께 했다. 떢볶이, 순대, 주먹밥, 자두와 방울토마토 등 정말 진수성찬이었다. 고봉으로 쌓아올린 간식 두 접시를 정신없이 해치우고 나서 문득 떠올랐다. 내가 후기라는 것을;;

 

오늘은 도담샘의 2학년 마지막 수업이었다. 잡병편에서의 내상內傷에 대해 알려주셨다.

 

동의보감에서 다루고 있는 내상은 칠정’, ‘방사과도’, ‘음식’, ‘노권’(과로) 이 네 가지이다. 이들을 내경편과 잡병편에서 맡고 있는데 내적 에너지 대사와 관련이 깊은 칠정방사과도를 내경편에서 다루고 있고, 잡병편에서는 외부와의 소통과 관련한 병인 음식노권을 맡고 있다고 도담샘은 설명해주셨다. 물론 노권상에 세부원인 안에 칠정과 과도한 방사가 포함되기는 한다. 하지만 칠정과 방사가 양생적 이론으로 내경편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까닭에 잡병편의 노권에는 피로에 한정되었다고 설명해주셨다.

 

음식으로 인한 내상

()과 음식에 대한 차이를 설명해주셨다. 침은 기를 바꾼다. 직접적으로 반응하지만 지반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약과 음식은 지반을 바꿀 수 있다. 느리지만 육과 혈을 바꿔서 몸의 근본을 바꿀 수 있다고.

 

잠깐 질문

순찬샘: 모기 물렸을 때 침을 놓으면 간지럼이 사라진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도담샘: 가려움을 담당하는 신경회로와 통증을 담당하는 회로가 같다. 통증과 가려움을 동시에 처리하기 힘들다. 통증을 느끼게 함으로써 가려움을 줄일 수 있다.

순찬샘: 부은 것도 사라진다고 하던데?

도담샘: 침이 기혈을 빠르게 돌리기 때문에 부기가 빠지는 것이다. 기혈을 순환시킨다는 측면에서 화상환자에게도 침을 놓으면 좋다. 피부에 몰린 열을 기혈을 순환시키는데 사용하도록 하여 회복을 도울 수 있다.

 

음식상과 노권상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다.

 

음식상은 대개 과식으로 생긴다. 음식을 지나치게 먹으면 기가 소모된다. 소식(小食)과 소도(消導, 약을 먹음, 주로 평위산平胃散)를 통해 치료한다. 비위를 보하는데 심경약(心經藥, 심장과 관련된 경맥 수소음심경과 관련된 약)을 쓰기도 한다. 화를 뜻하는 심장의 기운이 토를 뜻하는 비위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노권상은 대개 과로(過勞)로 인해 생기는데 힘을 많이 쓰는 노력(勞力), 마음을 많이 쓰는 노심(勞心)으로 인하 기혈이 상하거나 과도한 성생활로 신장이 상하는 방로(房勞)가 있다. 어떤 마음을 많이 써서 병이 걸렸나를 분별하는 오로(五勞)도 있다. 마음을 지나치게 써서 혈이 손상된 심로, 지나친 모려(일을 꾀함)로 신()이 손상된 간로, 헛생각이 지나쳐 소화력이 손상된 비로, 앞일을 너무 근심하여 기가 손상된 폐로, 지조와 절개를 지나치게 고집하여 정이 손상된 신로가 있다. 처방은 각 병에 따라 다르다.

 

여러 임상사례를 가지고 식상과 노권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알려주셨다.

 

 

밴드글쓰기를 앞두고 도담샘은 각 조의 주제를 물어보셨다. 그리고 글을 보면 몸의 진단을 할 수 있다며 잠깐 예시를 들려주셨다.

 

개념소화가 되지 않은 개념어를 나열하다가 손설이 일어난 글 소화불량(消化不良)

웅얼웅얼 대는(나언懶言) 힘없는 글 기허(氣虛)

오락가락 널뛰기 하면서 망동하는 글 - 심열(心熱)

기반이 없는 글,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는 글 신음허(腎陰虛)

힘이 달려서 쓰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글 - 신양허(腎陽虛)

 

수업을 마무리 하시면서 일상의 진단과 처방을 말씀하셨다. 의학의 핵심은 진단이다.

 

몸이 아프다에서 멈추지 마라. 어디가 아픈가 질문해라.

 

어디가 아프다에서 멈추지 마라.

 왜 거기가 아픈지 질문해라.           

 삶의 처방을 내라

      

도담샘은 이날 수업이 2학년 마지막 수업이셨다.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셨다. 다행히도 회식을 약조하셨으니 기회가 되면 조촐한 자리를 마련해보았으면 한다.

 

 

7/4 글쓰기 수업

두 조가 프로포잘을 다시 발표했다. 약간의 진통이 있었다. 예측불가능성에 대해 준비한 1조는 다른 주제를 제안 받았고 대멸종에 대해 쓰기로 했다. 4조는 중복성과 모호성에 대한 주제를 효율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는 지적이 있어서 주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프로포잘 이후, 근영샘은 <삼중나선> 나머지 부분을 설명해주셨다.

 

2장 생명체와 환경

생명체와 환경이 따로 분리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을 말씀하셨다. 환경은 문제를 만들고 생명체는 아무렇게나 답을 낸다는 생각. 적응이란 말 자체도 이미 존재하는 요구에 대상이 적합해져 가는 과정이다. “생명체의 환경은 생명체와는 상관이 없으며 환경의 변화는 자율적이고 종 자체의 변화와도 별개라는 주장도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고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환경이란 주변을 둘러싸거나 에워싸고 있는 무엇이지만, 단순히 둘러싸는 게 아니라, 반드시 중심에 무언가를 놓고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생명체의 환경은 그것과 관련된 외부 조건의 반영이다.” 책의 언급을 선생님께서는 강조하셨다.

 

3장 부분과 전체, 원인과 결과

생물학에 대해 초기조건과 법칙을 알면 결과를 알 수 있다는 과학 예측에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설명해주셨다. 메뚜기 모레바에 대한 연구는 초기 조건의 미세한 영향에 따라 똑같은 종이라도 인과의 선분이 하나의 공식에 대입할 수 없을 만큼 큰 차이를 보였다. 우리가 생물에 대해 예측 가능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인과의 선분을 빈약하게 만들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근영샘은 현존하는 모든 종들은 생명의 기운에서 시작한 고유한 역사적 과정의 산물이며, 이 과정이란 실제로 일어난 하나 이상의 많은 경로들을 거쳤음을 말한다.”고 하는 책의 부분을 잘 읽어보라고 하셨다.

 

유전자, 생명체 그리고 환경의 관계는 세 요소 모두가 함께 원인과 결과가 되는 호혜적인 관계이다.” 근영샘은 이것이 책 <삼중나선>이 뜻하는 바라고 설명하셨다. “유전자와 환경은 모두 생명체의 원인이 되고, 다음에는 생명체가 환경의 원인이 되면서, 유전자는 생명체의 중계에 의해 환경의 원인이 된다.” 요즘 일원론과 이원론에 대한 다른 사유방식으로 삼원론이 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이해하는 데도 삼원론이 도움이 된다며 삼원론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을 다른 사유에도 적용해보라고 말씀하셨다.

 

4장 생물학 연구의 방향

굴드가 언급한 침묵유전자에 대한 르원틴의 이야기를 추가로 설명해주셨다. 자연선택에 영향을 받는 표현형 유전자는 많이 걸러져서 수가 줄어들고 고정되어 있다. 반면 자연선택에 영향을 받지 않는 침묵유전자는 변이가 활발히 진행되고 그 수도 점점 많아진다. 침묵유전자의 변이는 요소들로 환원되지 않는 변이를 일으킨다고 한다. 그런 것이 생리와 대사 작용에 다른 순환시스템을 작용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하곤 할 수 있다고. 신인류는 다른 방식으로 에너지를 소모하는 종이 될 거라는 예측 가설을 근영샘은 소개해주셨다.

 

수성에서 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2학년 수업이 더 잘되었는데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좋은 글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결과는 이미 기대예측에 반하는 상황으로 나와 버렸답니다;;)

 

근영샘&진화와 함께 지낸 8주였다. 200년도 되지 않은 역사를 가진 진화. 아직도 논쟁이 활발한 이론, 인간의 생명으로 가늠이 안 되는 시간과 변화에 대한 사유를 우리 삶과 접목시켜본다는 것이 참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진화와 자유, 진화와 우연, 진화와 완벽성 등등 참 좋은 말을 들었지만 그것을 내 것으로 소화하는데 부족함이 많았다.

 

그리고 굴드, 올해 두 번째 읽는 굴드는 경이로움의 연속이었다. 글을 쓸 때 막막해지는 것만은 똑같았지만. 내가 가장 꽂혔던 부분은 연속적으로 글을 썼다는 것. 자기는 딜레탕트나 허식가가 아니지만 시시콜콜한 사실에 대해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1000편의 에세이(돈 조반니가 에스파냐에서 만난 여자의 수)를 더 쓰고 싶다고 말하는 것. 그것을 아직 집념으로밖에 해석 못했지만 나중에 그를 또 만날 기회가 있다면 깊이 이해해보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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