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기 3주차 글쓰기 수업후기-소설 <산시로> > 일요 감이당 대중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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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기 3주차 글쓰기 수업후기-소설 <산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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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량 작성일15-08-17 00:49 조회3,0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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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기가 시작한 지 벌써 3주..
루쉰을 지나 나츠메 소세키를 만납니다.
작년에도 나츠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었는데요..
이번에는 3부작 시리즈 중 <산시로>와 <그후> 두작품을 만납니다.


나츠메 소세키는 일본 근대의 대표 작가로 우리나라로 치면 이광수 격입니다.
소세키가 살던 시기는 일본이 메이지유신을 겪던 격동기입니다.
일본이 서구열강의 개방요구에 쇄국정책으로 맞서다가
중국의 아편전쟁을 지켜본 뒤 자발적으로 개방을 결정하고 서구 열강과 적극적으로 통상을 해 갑니다.
이 때 청일전쟁, 러일전쟁을 겪고, 조선 침략 등 일본의 군국주의가 형성됩니다.


이 시기를 통과한 소세키 개인의 역사도 다이나믹합니다.
집안이 가난하여 어린시절 고물상에게 양자로 입양되었다가 돌아오는가하면
33세에 영국으로 2년간 유학을 다녀옵니다.
이것이 지독한 열등의식을 갖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기본위'와 '개인주의'라는 문예론을 다지는 토양이 됩니다.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이 서구유럽과 같은 문명세계, 선진국으로 도약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를 지켜본 소세키는 서구 문명을 무분별하고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것에 문제 의식을 갖습니다.
소세키는 근대성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 너머를 사유하고자 '자기본위'와 '개인주의'사상을 제시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소설 <산시로>는 근대 너머를 사유하려는 청년들의 방황과 나름의 고민을 담은 작품입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히로타, 노노미야, 하라쿠치는 메이지유신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이고
요지로, 산시로, 미네코, 요시코 등은 메이지 유신 15년 이후의 세대입니다.


이 메이지 유신 15년 이후 세대가 이전세대를 보면서
지극히 개인적인 삶, 세계와 무관한 삶, 자기 방식대로 사는 삶을 살아갑니다.
일본 군국주의가 득세하던 분위기로 보면 이 세대는 신인류입니다.


도쿄로 유학 온 산시로 개인도 3가지의 세계를 경험하고 있는데요.
1세계는 자신의 고향이고 어머니가 계신 규슈입니다. 이것은 메이지유신의 공간입니다. 이곳은 화택(지옥)의 세계로 설명됩니다.
2세계는 도쿄의 히로타, 히라쿠치, 노노미야가 있는 세계입니다. 여기는 일본군국주의가 없는 세계, 화택(지옥)이 없는 세계이며 다른 사람이 가지 않는 공간입니다. 이 인물들은 독신이며, 돈을 벌지 않고, 책임의식 없으며, 자기가 하고픈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산시로 세대는 1세계도, 2세계도 안주하지 않고 방황합니다. 그래서 불안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3세계를 꿈꿉니다. 그 세계는 찬란한 봄날이고 여성의 세계이며, 자유연애와 결혼을 하는 세계이지만 그곳으로도 못가고 방황합니다.


소설 <산시로>는 청춘연애소설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산시로와 미네코의 연애가 많은 독자에게 반향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둘은 모밀잣밤나무가 있는 연못가에서 첫 만남을 가졌는데요,
이것은 둘이 맺어질 수 없음을 알리는 복선입니다. (모밀잣밤나무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라네요.)
이때 산시로와 미네코는 서로를 힐끗 봤는데요.
산시로의 머릿 속에는 '당신은 참 배짱이 없는 분이로군요'라는 기차에서 만난 여자가 한 말이 동시에 떠오릅니다.


이것이 산시로 세대가 보여주는 삶의 태도입니다.
대상과 거리를 두고 주저하며 태평하고 게으릅니다. 뭔가 되고 싶은 것도 없고 무기력해 보입니다.
당시 일본 사회의 분위기를 보면 이들은 쓸모없는 존재로 보여지나 문명의 속도가 아닌 자기만의 속도로 가겠다는 의지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자기본위로 철저히 사는 인물들, 사회 일에 전혀 관심없는 인물들, 소세키는 이런 인물들이라말로 정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인물들이 근대를 너머가는 존재들입니다.


청춘을 이렇게 통과한 인물들의 중년은 어떨까요?
그후의 삶이 궁금하시다면 소설 <그후>를 꼼꼼히 읽어보면 됩니다.^^


고로 담주에는 소설 <그후>를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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