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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3주차 일요수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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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미경 작성일12-05-23 00:17 조회3,096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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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처음 소세끼를 만난건 강상중의 '고민하는 힘'에서 였습니다.  십여년 전 막 일어를 공부할 때였는데  우연히 NHK '내마음의 고향을 찾아서'라는 프로에서 강상중교수를 보았습니다. 무슨 소린지 알아들을 수있으면 좋으련만 ...  오로지 가끔 나오는 자막에 의존한 채  푹 빠져서 끝까지 보았습니다. 청춘시절 자기정체성의 고민에서 지식인의 길로 끌어준 은사에 대한 추억?이  내용아닐까 추측하며 이 사람을 알고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궁금증만 가진 채로 잊고 있었습니다. 몇년전  '고민하는 힘'이라는 책을 내었다기에 궁금했던 개인적인 호기심을 풀어볼 양으로 읽었는데  책은 온통 나츠메 소세끼에 대한 경애로 가득했습니다. 소세끼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강교수가 자신의 고민을 진정성 있는 지성의 문제의식으로  밀고 나간 것은 소세끼에게서 고민하는 힘을 보았던 것 같았습니다.


  작년 2학기 문리스샘을 통해 소세끼에 대한 강의를 듣고 '고양이'를 읽었지만 에세이 발표때 학인들이 자기본위를 이야기하고 자연에 대해 말했을 땐 '나에게 소세끼는 아직 먼곳에 있구나 ,언젠가 공부할 기회가 있겠지'하며 아쉬웁지만  접었습니다. 그러던 중 동네도서관 문학강의에 소세끼가 포함되어 있어 들어야지 했는데 그게 운좋게도 오선민샘의 강의여서 또 다른 해석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저는 소세끼를 알고싶지만 몰랐습니다. 그러다 지난 일요일 김연숙샘을 통해 나츠메 소세끼를 다시 만났습니다.


  일단은 '도련님'이라는 작품자체가 제가 읽은 몇개 안되는 소세끼의 다른 작품과는 좀 달라서 더 자신이 없었습니다. 근대 지식인의 모습이 아닌 돌아이같은 캐릭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 돌아이라는 말을 떠올린 것 자체가 규범적인 사고와 행동을 정상적인 상태로 보는 근대성이 저한테 있는 거라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게 두려웠습니다. 한편으로는 도련님에게서 자신의 뱃보대로 살아가는 인간, 자신이 기준이 되는 인간의 건강함과 유쾌함을 느꼈으며 잔머리와 눈치와 통념과 자기이해에 매여 살면서 도련님을 애송이로 보는 인간들과 대비되면서  돌아이기질이 예뻐보였습니다. 제가 헷갈린것처럼  저의 조의 다를 분들도 각자 자기식으로 근대인과 연결시켜  다양한 견해를 내놓았습니다. 김연숙샘은 이런 분분한 견해를 일거에 정리했습니다. "도련님은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부딪치는 그 자체가 세계를 유쾌하게 드러내 보이는 방식이다. 근대적인 문제를 근대적인 인간이 근대적인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도련님은 근대언어 밖에 있다"고(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워낙 제 마음대로 받아들이니까요). 그러면서 두가지 생각꺼리를 숙제로 내주셨습니다. 휴일에 까지 나와 공부하면서 자신은 자신의 시대와 자신의 삶에 어떤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가 ?그리고 아무 이유없이 하고 있는 것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첫번째  숙제는 소세끼의 작가의식을, 두번째 숙제는 도련님이 던져주는 문제의식을 자신속에서 찾아보라는 주문같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집가는 방향이 같은 자의식 삼인방은 바로 집으로 가지못하고 집근처길가 벤치에서 자신을 좀더 들여다보다가 가족의 호출에 불려 들어갔습니다.


 자의식의 과잉에서 유연한 주인의식으로 달라지고 싶은 저에게 다가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완전히 타인본위여서 근본이 없는 부평초처럼 표류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자력으로 만드는 방법 이외에는 나를 구할 길이 없다"던 소세끼의 말입니다. 강상중교수가 소세끼에게서 발견했던 것들을 저도 찾아봐야겠습니다.

댓글목록

파랑님의 댓글

파랑 작성일

<p>호호~ 집근처 길가 벤치에서...계속된 탐구라~ &nbsp;^^ 그림이 팍팍 그려지는데요.&nbsp;</p><p>자세한 후기를 보니, 저또한 &lt;유연한 주인의식&gt;을 계속 생각해보아야겠습니다. 감사~&nbs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