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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과 기억> 3월 20일 수업 후기-3조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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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정희 작성일22-03-22 08:55 조회1,517회 댓글1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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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과 기억 p.56~65까지 강독 수업을 했다. 지난주 수업에서는 실재론과 관념론 모두 한 쪽의 입장에서 다른 쪽 입장을 포괄할 수 없으며 두 입장 모두 ‘기계로부터의 신’을 소환해야 하는, 즉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지점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늘 수업에서는 두 입장의 공통된 가정을 문제 삼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지각은 전적으로 사변적 관심을 갖는다. 그것은 순수 인식이다’라는 문장이 그것이다.
  단세포 동물의 경우 외부의 자극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이지만 고등 척추동물의 경우 신경세포들이 다양화되고 체계를 이루어 외적 자극에 더욱 다양한 운동들로 반응하며, 다양한 운동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즉각적 반응이 아니라 반응을 유보하는 모습을 보인다. 베르그손은 뇌의 기능들과 척수 체계의 반사 활동 사이에는 본성의 차이가 아니라 단지 복잡성의 차이만 있다는 주장을 하며, 뇌의 작용 안에서 표상이 만들어진다는 가설을 비판하고 무용한 것이라 말한다. 베르그손의 표현에 따르면 뇌는 중앙전화국과 같은 역할을 하는 존재로, 운동을 전달하고 분할하는 데 한정된 기능만을 하며 뇌는 자신이 받은 것에 어떤 것도 덧붙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신경계가 표상을 만들어 내는 기구가 아니며 자극을 받아들이고, 주어진 자극에 대한 다양한 운동기제를 제시할 뿐이며, 따라서 신경계가 복잡해질수록 행동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베르그손은 ‘지각 자체의 점증하는 풍부함이란 비결정성의 몫의 증가를 상징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의식적 지각이 산출되어야만 하고, 지각이 어떻게 출현하는지를 이해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기억들로 배어 있지 않은 지각은 없다’는 말에서처럼 ‘기억’과 ‘지각’은 실제로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렵지만 베르그손은 이 두가지가 섞여 있는 상태에서는 지각의 첫 과정에서 표상이 만들어진다는 오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지각의 매커니즘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기억’을 배제하고 권리적으로 존재하는 ‘지각’에 대해서만 논의하겠다고 말한다. 우리가 실제로 느끼는 ‘지각’의 과정과 권리적으로 존재하는 ‘지각’에 대한 논의 과정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잘 와닿지 않지만 베르그손의 논의를 따라가다보면 책의 뒷부분에서 의문이 해소되리라 생각하기로 한다.
  오늘 수업한 부분을 포함한 1장의 앞 부분에서 베르그손의 이야기는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 같다는 선생님들의 의견이 있었다. 이는 베르그손의 글쓰기 기법으로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나선형으로 심화되며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논의를 더욱 구체화하고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물질과 기억은 여전히 어렵지만 처음 책을 폈을 때 까막눈이 된 것 같은 느낌에서는 조금 벗어난 것 같다. 오독을 하고 있을지라도 책을 손에서 놓지는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후기 끝!
댓글목록

강적님의 댓글

강적 작성일

정말 두 시간의 강의가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저는 수업 따라가기도 바쁘지만 선생님들의 질문이 강의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강독 수업의 또 다른 재미 같아요^^

제라드8님의 댓글

제라드8 작성일

후기가 아니라 정리문 수준 아닌가요^^  제가 쓴 정리문과 엄청 비교하며 일게 되네요. 멋진 후기 였습니다 ^^/

고소미님의 댓글

고소미 작성일

책만 잡으면 망망대해서 허우적거리는 것 같은데, 정희샘의 후기를 보니 핵심 정리가 되네요  애쓰셨고 고맙습니다~^^

박운섭님의 댓글

박운섭 작성일

놀랍습니다. 옳은 소리만 딱.딱. 짚어서 쌈박 그 자체네요. 하지만 저 작은 글씨로 저렇게 긴 글을 줄바꿈 한 번 안하고 끝까지 가버리다니... 일필휘지. 노트북 속으로 몸이 점점 빨려들어갔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권영필님의 댓글

권영필 작성일

후기를 읽어보니 지난 시간 강동 내용이 까끔하게 정리됩니다. 감사합니다.

지현님의 댓글

지현 작성일

맞습니다. 까막눈에서 조금은 벗어난 느낌! 점점 나선형으로 심화되는 듯 합니다.
후기  감사합니다.☺️

남궁진님의 댓글

남궁진 작성일

와~  정말 깔끔해요~~ 선명해요~~~ 정확해요❤️❤️

목인님의 댓글

목인 작성일

오...정말 깔끔하게 정리하셨네요. 머리속에서 벌이 돌아다니듯 붕붕거리던 소음이 어느 정도 가라앉는 느낌입니다. 휘발되는 기억 때문에 항상 내용을 복기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저에게 왜 후기가 필요한지 알려주시는 글이네요^^

이형은님의 댓글

이형은 작성일

핵심만 쏙쏙 뽑은, 정희샘다운 아주 깔끔한 정리네요^^ 오독을 하더라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겠다는 샘의 다짐을 저도 같이 해 보렵니다. 얇지만 얕볼 수 없는 [물질과 기억]을 우리 끝까지 잘 파 보아요~

목도리님의 댓글

목도리 작성일

이정희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책을 손에서 놓지는 말아야 겠다는 다짐을 하며"는 책과 손을 묶어서라도 분리시키지 않겠다는 건가요? 제가 오독을 한거죠? 책과 사이좋게 지내고 교감을 넖희 겠다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