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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사전 3강-정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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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스 작성일22-11-02 07:32 조회356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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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말()과 행동(), 그게 바로 ''

 

   우리는 흔히 나는 원래..”로 시작하는 말을 많이 한다. 나도 그렇다. 그러니까 이런 식이다. "나는 원래 착한 사람이야, 그런데 나쁜 행동을 했어." "나는 원래 그렇지 않은데, 너에게 말을 험하게 했어." 나도 내가 잘못했을 때, 여러 번 이렇게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것은 마치 나의 내면이 따로 있고, 외부로 하는 양식(언행)이 따로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럴까? 내면과 관계없는 말과 행동을 계속해서 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지속적으로 할 수도 없고, 그것은 자신을 소외시켜서 사람을 변태로 만든다.

   그렇다면, 문득 나의 말과 행동, 그게 바로 ''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말과 행동은 '나의 모든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나의 언행의 중요성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계사전 8장은 말()과 행동()에 관한 내용이다. 말과 행동. 그것은 우리의 삶의 방식이다. 우리가 외부로 드러나는 모습이다. 한편, 그것은 내면의 반영이기도 하다.

   2500여년 전 계사전은 이것에 관해 무어라 말하고 있을까? 그 내용이 바로 8장에 나와 있다. 계사전의 저자는 우리의 말과 행동이 어떻게 해야 할지 주역의 여러 괘의 효사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그 중에서 나는 믿음()을 통한 감응을 그 시작으로 보았고, 노겸(勞謙)을 그 정점으로 생각해보았다.

 

믿음이 시작되는 지점, 유부(有孚)

   믿음을 뜻하는 ()자는 참으로 매력적인 글자이다. 글자에 이미 형상이 있듯이, 새가 그 다리를 바꿔가며 알을 품는 형상이다. 왜 알을 품을까? 새끼를 기대하는 절대적인 믿음을 갖기 때문이다. 믿음은 무언가에 대상이 있다. 알에서 태어날 새로운 생명에 대한 믿음이다.

   계사전은 풍택중부(風澤中孚)괘의 구이효로 부()의 마음을 이렇게 말한다. 鳴鶴在陰 其子和之 (명학재음 기자화지), 어미 학이 그늘 속에서 노래하니, 그 새끼가 화답()한다는 뜻이다. 정말 아름다운 싯구이다. 그것은 느낌으로 통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천지가 감응한다는 뜻이리라. 가슴에 진실함이 있어 다른 것을 감동시킨다는 뜻이다. 이것은 진정한 믿음은 어떻게 구축되고,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는가(말과 행동으로)를 명쾌하게 말해준다.

   그런데 풍택중부괘의 괘상이 특이하다. 가운데가 비어 있다. 그것은 믿음을 가지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는 말일까? 도올 선생님은 그것은 우리의 중심()을 비워야() 한다는 말이라고 한다. 바로 어떤 욕심이나 목적을 버리고 자신을 비우는 것이다. 어떤 욕심이나 보상심리를 버리고 자신을 비울 때 진짜 믿음. 그 믿음이 우리의 말과 행동의 시작이 되어야 함을 계사전은 가르쳐 주고 있는 듯하다.

 

노겸(勞謙), 군자의 행동양식의 정점

   이 말은 지난학기에 공부한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공성이불거(功成而弗居)’를 연상시킨다. 노자의 핵심 행동양식이다. 공에 머무르지 말라는 것이다 공을 세웠으면 뒤돌아보지 말고 그 자리를 떠야 한다. 그 말은 여러 번 강조되고 있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공을 누리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정말 굴뚝같기 때문이다.

   계사전에 우리가 지향해야 할 말과 행동의 정점을 표현하는 글이 있다. 지산겸괘(地山謙卦)의 셋째 효()노겸(勞謙), 군자유종(君子有終), (). 온 힘을 다하면서도 겸허하니, 군자는 끝맺음이 있어 길하다. '노이불벌(勞而不伐)' 즉 공이 있더라도 스스로 자랑하지 말고 오만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공자는 덧붙이기를 "공을 의식하지 않으면 크게 길하고 이롭다"고 했다.

 

   큰 공로가 있으면서도 내세우지 않는 것을 말한다. 공로가 없어도 내세우고 싶어 하는 것이 나의 마음이다. 요즈음은 분명 자기 PR 시대이다. 자기를 내세우지 않으면 남이 알아주지 않고, 자기는 고생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시대이다. 실제로 작은 것도 크게 부풀려서 자신을 알려야만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보다 큰 사람들은 '노겸'으로 자신을 가다듬는다. 노력하지만(),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것(). 사실 나도 어렵다. 그러나 노력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 노력의 노()자는 (불 화)2개와 (힘 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힘을 많이 써야 하는 의미이다. 저절로 되는 일은 아니다. ()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에너지)이 드는 일이다. 우리가 같이 계사전을 공부하는 이유이다. 내가 계사전을 읽는 이유다.

 

댓글목록

청암2님의 댓글

청암2 작성일

鳴鶴在陰 其子和之  그 옛날 역을 이렇게 아름다운 시로 노래하다니!
8장의 핵심을  쉽게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