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9 수업 후기 3조 신은섭 > 일요 감이당 대중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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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9 수업 후기 3조 신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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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니은 작성일23-02-20 21:02 조회274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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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수업 장자

 전국시대에는 유세가가 많았다고 한다. 말하자면 자신을 정치권에 좀더 높은 값에 팔려는 사람들인데 유세라는 단어가 여기서부터 쓰였나 신기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장자는 하급관리로 살면서 유세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특히 내 관심을 끈 것은 그가 무릉도원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진흙탕 속에 살면서도 세속적이지 않게 살기를 추구했다는 것, 그것이 멋있었다.

 공자는 불가능을 알고도 추구하는 쪽이라면 장자는 세상이 인의가 없어서 어지러운 것이 아니라 안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오히려 세상이 어지럽히는 것이라는 생각, 이것이 장자의 사유.

 장자의 化而爲鳥, 장자의 핵심사상으로 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을 지칭한다. 이는 기철학과도 연관되는데 여기서 물고기가 새가 되는 때는 바다 기운이 일변할 때, 붕은 드디어 날개를 활짝 펴고 남쪽 나라로 날아갔다는 것이다. 준비를 하면서 때를 기다려 이런 장자의 기운에 동참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無用之用, ‘쓸모라는 입장에서 보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이 많다. 그럼 그것이 정말 쓸모없기만 한 것인가... 장자는 쓸모없는 것을 다르게 생각하라고 말하고 있다. 다른 용처로 쓰거나 사고의 주체를 바꾸면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됨을 말하고 있다. 쓸모의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생각해볼 거리와 이반 일리치의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 시간이었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장자는 세속적인 통념에서 벗어나 있었다는 점을 말하면서 푸코와 니체의 생각도 같이 다루어주셔서 좋았다.

 無何有之鄕, 아무것도 없는 고향, 그러나 여기서의 은 태어난 곳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는 , 인간세와는 다른 곳에서 노니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그곳에서 나왔고 그곳으로 돌아갈 곳, 형이상학적이고 존재론적 고향을 말한다.

 문탁 선생님의 말씀 중, 김영민의 공부란 돌이킬 수 없는 변화다라는 문구를 전해주셨는데 마음에 계속 남아있다. 보통 돌이킬 수 없는은 부정적으로 많이 쓰는 수식어인데 여기서는 아니어서 더욱 자욱이 깊다. 역시 장자 수업에 걸맞는 구절이구나 싶었다. 그런 변화를 만나고 싶으면서도 두렵기도 하다.

 

후딱 점심 먹고,

 바람이 훨훨 부는 남산길을 큰소리로 얘기하며 헤헤 낄낄 껄껄 웃으며 3조 샘들과 걷고,

 낭송 장자를 낮은 목소리로 합창하듯 낭송하고,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를 같이 공부했다. ‘인생 혹은 팔자’ ‘존재의 축, 일간’ ‘팔자, 생극의 동그라미파트였는데 모두들 너무 잘 아실 것 같아 요약은 생략함.

, 사주팔자를 아직 멀리 두고 지켜만 보고 있는 상태인데 나의 일간이 내 성격과 많이 비슷해서 괴이하군!’ 하고 있는 상태임.

댓글목록

고요한걷기님의 댓글

고요한걷기 작성일

'특히 내 관심을 끈 것은 그가 무릉도원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진흙탕 속에 살면서도 세속적이지 않게 살기를 추구했다는 것, 그것이 멋있었다.' 이부분이 인상적이네요. 아울러 세속의 삶이란 비루하다고 하신 문탁샘의 말씀도 떠오르고요.ㅎㅎ
후기 감사합니다~^^

엇박님의 댓글

엇박 작성일

세번째 후기, 문탁샘은 장자를 정리하고 은섭샘은 문탹샘을 정리하였군요. 아주 깔끔하게. 김영민 선생의 글귀를 인용할 때 전 사사키 아타루가 쓴 "책을 읽었다기보다 읽고 말았습니다."라는 표현이 떠오르더군요. 둘 다 경험하기 쉽지 않은 수준이긴 하지만... 세상에 그다지 자주 볼 수 없는 '섭'자가 이름에 들어 있는 분, 반갑습니다. 근데 왜 필명은 니은일까요? 이름 속에 니은이 2개나 있어서일까요? 저도 제 이름에 받침이 너무 많아서 항상 무겁게 느껴졌는데, 샘도 모두 받침이 있네요. 후기 중 가장 재미있었던 곳은 산책 길에 '헤헤 낄낄 껄껄' 웃었다는 부분과, 본인의 일간에 대해 '괴이하군!'이라고 느낌을 표현한 부분이었습니다.  앞으로의 글이 기다려집니다.

니은님의 댓글

니은 댓글의 댓글 작성일

'니은'은 그냥 '은'자가 들어가고 어감이 여리여리하고 부드러워서 지어보았어요. 말씀하시다시피 은섭이라는 이름이 무겁고 남자같잖아요. 별명으로라도 한을 풀어보려고...^^ 그리고 김영민 선생 말씀(돌이킬수없는)의 진의가 혹시 부정어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어요.^^ 변화란 원래 그 이전으로 못돌아가는 거잖아요. 다른 세상을 보아버렸기 때문에... 그 이전의 세상이 훨씬 안락하고 편하고 생각을 깊이 안해도 되는 세계는 아니였을까 하는...@#$% 자기 수준만큼 남을 끌어다붙인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