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성 6월 1주차 후기​ 손혜경 > 일요 감이당 대중지성

일요 감이당 대중지성

홈 > Tg스쿨 > 일요 감이당 대중지성

서브배너_일성.png

일성 6월 1주차 후기​ 손혜경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구름22 작성일23-06-06 21:30 조회309회 댓글6건

본문

여름이 성큼 다가온 듯한 유월의 첫 일요일!

 

언제나처럼 정승연 샘의 유머 넘치는 강의로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학생시절 그저 암흑시대라고 암기하고 넘어갔던 중세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었고, 이름만 알고 지낸 중세 철학자들의 면모와 사상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수사학 교사로 출발하여 뒤늦게 기독교에 귀의하였으며 "어떻게 하면 도덕적 삶을 살 수 있을까?"를 끝없이 고민한 자로써 철학의 체계가 없다는 평을 듣고 있지만, 그의 명상록은 이천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다. 그가 말하는 「내성」의 개념은 시간을 두고 깊이 생각해 볼 만한 주제이다. 결정적 순간에 결국 의지처를 찾는 인간의 모습에서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는 주장이나 신은 인식의 대상이 아니고 믿음의 대상이란 말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그의 명상록은 언젠가 펼쳐보게 될 것 같다.

 

그 후 거의 구백년이 흐른 뒤 전염병과 전쟁이 창궐하는 중세 말기의 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다 죽어가는 중세 철학에 인공호흡기를 달아주었다는 평을 듣는다. 아우구스티누스와는 대조적으로 중세 철학을 체계적으로 집대성 하였으며 실재론과 유명론을 절묘하게 절충하였다. 신을 믿지 않아도 좋은 삶이 가능하다는 주장 또한 그 면모를 재확인시켜주었으며 기독교가 세계적인 종교로 확장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교도도 소수자도 포용하는 기독교의 강점이 마련된 것이다.

 

루터 또한 새로운 지평을 세운 자로서 정승연샘이 강조하는 읽기의 달인이었다. 성경을 죽어라 읽었더니 신과 직접 대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내성을 통해 신과 연결된다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말과 맥을 같이 한다. 철학 자체로는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는 중세 철학을 시선을 달리하여 바라보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와 연결이 되고,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소수의 성찰을 통해 계몽주의가 등장한다.

 

우리도 열심히 읽고 고민하다보면 성인 현자들과 대화가 가능할까? 감이당에 와서 전혀 예기치 못한 공부의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흉내라도 내다보면 내 삶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의식이 확장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해본다.

 

오후의 주역 수업 역시 열기가 대단하다. 샘들의 발제에 이어 담임샘의 시초점 시연을 바라보는 샘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눈빛으로 공부에 진심임을 보여준다. 동전점도 흥미롭게 의문을 던지고 답을 구한다. 다음 시간 열두분들의 주역점 해설을 기다리는 마음이 설레인다.

 

시지프스 신화 같은 일상에 지치고, 자본주의 시대 반지성주의에 휩쓸려 많은 이들이 생각 같은 걸 하지 않고 살아가는 요즈음, 감이당의 문을 두드린 선생님들은 모두 귀한 분들이다.

 

다음 수업이 너무 기다려지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일요대중지성!

 

 

오늘도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댓글목록

점배기님의 댓글

점배기 작성일

오늘도 참으로 즐거웠습니다......하루하루를 참으로 즐겁게 보내는 힘을 키우고 싶습니다.

찐달래님의 댓글

찐달래 작성일

항상 일요일마다 쌤들 만나는 재미에 매주 출석하는 저.. 열공하겠다고 일요일마다 다짐하고 월요일마다 풀어지는 것을 반복하는데 쌤의 후기를 읽고 더욱 반성하게 됩니다! 아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앎이라고 배웠으니 2학기도 끝까지 화이팅해요~!

엇박님의 댓글

엇박 작성일

별반 친하지 않았던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를 지나가다가 갑자기 루터가 등장하여 중세를 마무리하는 과정이 새로웠습니다. 루터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게 가능할 것 같네요. 혹시 책 읽기에 관심 많으신 분이라면, 사사키 아타루의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을 추천한 수업 내용을 환기시키고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효험님의 댓글

효험 작성일

혜경샘 후기 잘 읽었습니다
이번주는 수업중 샘의 추임새가 없어 너무 조용하다 생각했는데
후기땜에 집중하시느라 그런거였군요 ㅎ
늘 재밌게 공부하시는 샘 보며 저도 많이 배워요
행복한 죽음을 준비하는 맘으로 일요대중지성을
또 기다려 봅니다

윤혜민님의 댓글

윤혜민 작성일

수업의 핵심내용을 탁탁 짚어주시네요~~우리 모두의 생각이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은
같은 마음으로 연결되어있다는 뜻이겠죠;; ^^
일성 도반님들과 매주 수업받는 시간이 정말 귀하고 감사하기만 합니다~!

솔하님의 댓글

솔하 작성일

혜경샘의 철학수업의 관심과열정이 많이 느껴지는 후기네요. '중세'를 잘 정리해 주셔서 복습효과 최고 입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