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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당 일성 4주차 후기 (김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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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하 작성일23-11-11 22:32 조회95회 댓글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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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그래도 후기를 올리려고 합니다. 

 

4주차는 정말이지 개인적으로는 졸음이 특히나 많이 쏟아지는 때였다. 여느 때처럼 일성은 오전 10시에 시작했다. 12시까지 계속되는 오전 강의는 정화스님이 <외 깨달음은 늘 한박지 늦을까> 라는 책을 가지고, 그 책에 대한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강의를 하셨다. 처음 질문은 내가 기억하기로는 아마도 수행자들은 맛이 없다고 느껴지는 밥도 그 맞없다고 느껴지는 마음을 다스리며 먹느냐는 (요약하자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밥을 먹느냐는) 질문이었는데, 스님의 대답은 이것이었다. 스행자들은 무엇인가 생각이 들거나 마음이 일어났을때, 그 마음을 다스리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그 마음을 잠시 머물러 가게 하며 관찰한다고 한다. 밥이 맛이 없다고 생각하는 마음도 관찰하며 휘둘리지 않도록 노력하며 밥을 먹는 것이 수행자가 밥을 먹는 마음가짐이라는 것이 결론이었다. 

 아, 그러나 나는 그때, 태산과도 같은 잠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그때 떠오른 생각이 그것이었다. 엄마는 정화스님 강의를 내가 듣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자, 나한테 한가지 경고를 했다. 정화스님은 목소리가 너무 단조로워서 잠이 매우 빠르게 온다는 것이었다. 그 말은 처음에 정화스님 강의를 들을때부터 그날까지 정말로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체감했다. 나는 그냥 골아떨어졌고, 간간히 목소리만 들릴 정도로 깊은 잠에 빠졌다. 강의가 끝날때 쯤에서야 일어날 수 있었고, 그 이후로는 밥을 먹고 1시 30분 까지 다음 낭송시간을 준비했다. 그런데, 외우고 까먹어버렸다. 그래서 큰일이 났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나는 발제였고 그래서 안 외워도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암송이 끝나고 드디어 3교시로 넘어왔다. 3교시는 불교 명상 입문으로, 주된 부분은 실생활 명상 들이 있었다. 참으로 다양한 것들을 실생활에서 명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내용이 워낙 방대해서 못 알아들은 것이 많았지만, 하나의 교훈은 얻었다. 이는 내가 만든 행동 패턴, 즉 정신의 반복적인 흐름을 끊어야 우리가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냥 내가 생각했던 대로 살고 행동한다. 유익함은 뒷전으로 두고 말이다. 그럼으로 피를 보는 것이 참으로 많은 것 같다. 그렇게 감이당이 오후 4시에 끝나고 나는 수업이 있어서 가봐야 했지만 이 후기라는 놈의 숙제가 또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수업 내용을 잘 들을 걸 하고 말이다. 만약 내가 그때 졸지 않았더라면 조금 더 후가기 풍성해지고 얻어갈 것이 많지 않았을까? 그리고 누군가 고통을 끝내는데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음에는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며 듣기로 결심하면서 이 후기를 마치겠다.

댓글목록

김경아님의 댓글

김경아 작성일

저는 졸지 않았는데도 자비샘 후기를 보니 새롭게 다가옵니다.. 내가 만든 행동패턴 즉,정신적인 흐름을 끊어야 한다는건 강력하게 자극이 되었던것 같아요. 살아온 세월이 길어서리..ㅎㅎ 그래도 들어 배우게 되니 의식하게 되고 진짜 끊어내야 하는것 앞에서 힘을 내게 됩니다. 다음시간엔 졸리면 제게 얼른 신호를 보내주세요. 제 가방엔 잠을 잠시 미룰수 있는  달달한 간식이 늘 있으니까요.^^

수민님의 댓글

수민 작성일

태산과도 같은 잠 속에 수행자의 마음가짐도 건져 올리고, 타인을 배려한 결심까지 했으니 자비샘에게 충분히 훌륭한 하루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
저는 자비샘의 솔직함을 배워갑니다~ ^^

점배기님의 댓글

점배기 작성일

오전내내 졸고있던 자비샘에게 후기를 맡겨서 살짝 미안했습니다. 그런데 그와중에도 스님말씀 하나 건져내 복기해 줘서 고마워요. 후기쓰는게 정말 힘들죠 ㅎㅎㅎ 아, 그리고 제 기억에 지난주가 5주차 수업이었던것 같아요.

구름22님의 댓글

구름22 작성일

자비샘!
스님 강의 들으며 곰숙샘도 졸릴 때가 많았다고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스님이 목소리도 그러시지만 기운이 편안하셔서 긴장이 풀리면서 졸릴 수도 있어요. 자비샘은 또 한참 잠이 많을 때이기도 하구요. 솔직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솔하님의 댓글

솔하 작성일

자비샘 ^^ 후기 쓰느라 고생했어요. 늘 하는 행동패턴을 바꿔야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네요. 세상에 정말 참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졸음이지요 ㅋㅋ 너무 이해되어요 ㅎㅎ
진솔한 후기.. 재밌었고 잘 읽었어요.^^